 |
〈서춘수/ 조흥은행 PB강북센터지점장 (seosoo@chb.co.kr)〉
얼마 전 회사를 명예퇴직하고 지금은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옛 직장 동료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금리는 낮지만 안전한 금융상품 위주로 퇴직금을 투자해오다 혼자만 바보가 되는 것 같아 올초에 주식으로 갈아탔다는 것이다. 그것도 코스닥 주식에 ‘올인’했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필자는 옛 직장동료의 ‘생명수’나 다름없는 퇴직금이 며칠 사이에 반토막이 된 것에 안타까움이 컸다. 그러나 그의 무모함에도 놀랐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다. 나무를 보지 않고 숲을 보는 냉철함을 조금이라도 유지했다면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
대부분의 재테크 전문가들이 올해 주식시장에 대해 상승세를 예상했지만 이미 필자는 경향신문을 통해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 ‘주의경보’를 내린 적이 있다.
필자는 지난 1월9일자 ‘2006년 재테크 포인트－펀드갈아타기’에서 적극적인 환매와 이익 실현의 필요성을 지적하면서 적립식펀드를 3~4개 정도 가입했다면 1개는 놔두고 나머지는 환매하라고 조언했다.
또 환매한 자금을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고금리 단기상품에 넣어두었다가 주가가 조정받을 때 남겨둔 펀드에 다시 넣으면 훨씬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도 했다.
또 1월11일자 ‘2006년 주식시장 전망’에서도 올해 주식시장 전망이 낙관적이지 못한 이유를 열거하며 기존 투자자들에게는 수익실현이 우선이며, 신규 투자는 3·4분기 이후로 미룰 것을 주문했다.
몇몇 독자들은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 “지점장의 조언에 따라 제 때 환매를 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문제는 주식형 상품에 투자했다가 아직까지 환매를 하지 못한 경우이다. 주가가 급락한 현재 시점에서 굳이 환매를 서두를 이유는 없다고 본다.
특히 적립식펀드에 가입했다면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을 당분간 두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속은 쓰리겠지만 주가가 떨어질수록 평균 매입단가가 떨어지는 ‘코스트 에버리징(Cost Averaging)’ 효과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목돈을 한꺼번에 주식에 투자하는 거치식으로 했다면 향후 주가가 오를 때마다 주식투자 비중을 줄여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도 주식시장의 대세 상승기조가 꺾이지 않았다고 말한다. 투자원금이 살아있는 한 돈 벌 기회도 언제든지 찾아오게 마련이다. 다만, 며칠 사이에 사상 초유의 급락장이 펼쳐졌기 때문에 급반등할 가능성도 있겠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좀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댓글
다음글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