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 닥터아파트 블로그

2007-01-30 11:48

http://blog.drapt.com/oksjlee/81170125292370

원문출처 : http://www.drapt.com/knowNew/index.htm?page_name=column_view&menu_key=8&uid=29848

600년 만에 찾아 왔다는 “황금 돼지해”! 올해 태어난 아이들은 평생 돈 걱정 안해도 되는‘재물복’을 타고난다 하여, ‘황금 돼지해 베이비붐’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떠들썩하다.

뭐,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할 수만 있다면 좋은 복이 있다는 해에 태어날 수 있게 해주는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겠지만, 혹시 20년쯤 후에 “황금 돼지띠, 사상 유례없는 입시 지옥”이라는 신문 헤드라인 기사를 보는 게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어쨌든 근거조차 명확하지 않다는 “황금 돼지해”가 이렇게까지 이슈화되고,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에 예약 문의 전화가 쇄도한다는 요즘, 필자가 진행한 두 건의 대조적인 상담이 황금돼지해의 부모들의 모습을 생각하게 하였다. 자녀가 경제적으로 행복하길 간절히 바라는 “부자아빠”의 모습은 무엇인지?

■ 부자아빠의 추억

작년 11월 30대 초반의 회사원 A씨를 만났다. 직장 4년 차인 김모씨는 적지 않은 급여를 받고 있음에도 돈을 모으지 못했다며, 자조섞인 이야기들을 풀어 내기 시작했다.

A씨는 꽤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듯 했다. 대기업에 근무하셨던 헌신적인 부모님을 둔 덕에 온갖 사교육을 경험하며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소위 엘리트코스를 고스란히 밟았다. 대학진학 후 방학마다 외국연수를 다녀왔고, 부모님의 지원으로 대학원과정까지 외국에서 수료했으니, 부모로부터 받을 수 있는 최상의 지원은 다 받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대학원을 마치고 온 다음에 발생했다.

A씨가 대학을 진학했을 때 A씨의 부모님은 명예퇴직을 하였고, 이후의 A씨의 교육비는 퇴직시 받았던 퇴직금을 쪼개서 쓸 수 밖에 없었다. 대학원까지 진학시키는 동안 퇴직금은 거의 다 소진되었고, 꼭 필요한 생활비만 약간의 연금소득으로 충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까지 가게된 A씨의 부모는 생활비 외의 다른 부대 비용들을 모두 줄여 나갔다.

그렇게 생활하시던 중 A씨가 입사하고 몇 달 지나지 않아, 평소 혈압에 문제가 있던 A씨의 아버지가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 퇴직 전에는 회사에서 지속해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었지만, 퇴직 후에는 ‘돈이 아까워서’, 아들이 대학원을 간 이후엔 ‘돈이 없어서’차일 피일 병원 가는 것을 미루다가 결국 쓰러지고 만 것이다.

그렇게 아버지가 쓰러지고 난 뒤 A씨 가족의 생활비는 전적으로 A씨의 몫이 되어 버렸고, 꾸준히 들어가는 아버지의 병원비와 가족의 생활비는 A씨를 억압하는 삶의 짐이 되었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했던가! 상담 내내 A씨의 말속에서 어렵지 않게 부모에 대한 원망을 읽어 낼 수 있었다.

처음엔 당연한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였던 A씨였지만 오랜 경제적인 어려움은 ‘부모들의 삶’에 대한 원망을 만들고 있었다. 부모님 덕에 온갖 호사스런 교육은 다 누렸지만, A씨는 이미 그것이 본인이 원했던 삶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의 그러한 모습을 자랑스러워 하시던 부모님을 위해 선택했던 삶이라는 것이다.

오랜 시간 삶에 지친 A씨에겐 고가의 유명 메이커 옷을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었던 기억도, 공부 좀 한다던 친구들 사이에서 부러움 받던 유명 선생의 고액과외도 기억나지 않는듯했다. 더 이상 A씨에겐 모든 걸 다 해주던 ‘부자아빠’의 기억은 의미가 없었다. 그냥 병석에 누워있던 ‘가난하고 늙은 아버지’의 현실만이 짐으로 남아 있었다.

■ 가난한 아빠의 현실

작년 12월 중순쯤 20대 후반의 B씨가 상담을 받고자 찾아왔다. 첫인상이 상당히 밝다는 느낌을 받았던 고객이었다. B씨는 직장에 취직한지는 1년 가량이 되었고 결혼도 준비하고 주택도 마련하는 계획을 세우고 싶다는 그 또래의 평범한 재무적 목표를 이야기하며 새로운 출발을 계획하고자 했다.

상담을 진행 하다 보니 약간의 신용대출이 있음을 알 수 있었고, 미혼들에게는 금액이 크고 작음을 떠나 신용대출 자체가 재무구조에서 커다란 문제가 될 수 있는 경우가 많기에,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신용대출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자 B씨는 ‘대학학자금대출’이라고 너무나 쉽게 대답하였다. 그래서 혹시 ‘집안형편이 어려웠냐?’조심스레 물었더니 그건 아니란다. 초등학교 교감선생님으로 정년 퇴직하신 아버지를 둔 평범한 가정이었다.

그때부터 B씨가 학창시절을 털어놓는데 어렸을 때부터 경제적으로 꽤나 엄격했던 아버지였던지라 흔한 메이커 신발 한 번 제대로 못 신어 봤으며, 사교육이라고는 남들이 다하는 수준에서 한 두 과목 부족한 학원 과정이 다였고, 고등학교 때까지 ‘사용처가 불분명한 지출’은 다음달 용돈에서 차감되는 생활고를 겪으며 살았단다. 그리고 대학입학금까지는 부모의 몫이지만 이후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씀대로 대학부터는 학자금대출을 통해 다녔다고 했다.

너무나 편안히 말하던 B씨에게 “혹시 다른 친구들과 비교해서 억울하지 않았냐?”는 질문을 던졌다. 빙그레 웃던 B씨는

“대학생이 되어서는 습관이 되어서 당연한 거라 생각했는데, 중학교 때 원망했던 적 있어요. 나이키 신발 사달라고 했더니 웬일인지 사러 가자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어디서 들으셨는지 동대문시장에서 짝퉁 나이키를 사주시는 게 아니겠어요. 표시가 덜 나는 걸로 사주셨으면 괜찮았는데, 다음날 학교 갔더니 좀 산다는 애들이 ‘어 이거 짝퉁이네’하는 거에요. 어찌나 창피했던지 집에 가서 투정 부렸다가 아버지한테 되게 맞고 한달 동안 말도 안하고 지낸 적 있어요. 그때 우리 아버지는 왜 이렇게 돈을 못 버나..원망 많이 했어요.”

“지금도 원망하세요?”

“아니요. 원망은요. 저 아직도 새해에 부모님한테 세뱃돈 받아요. 뭐 얼마 안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부모님한테 세뱃돈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요? 두 분다 건강하시고, 제게 경제적인 부담도 안주시고. 그러면 된 거죠. 어머니가 그러던데요. 저 장가갈 때 아버지가 통장 하나 주실거라고. 저 태어나자마자 제 이름으로 아버님이 들어놓으신 적금이 있데요. 퇴직하실 때까지 그거 계속 부으셨다나봐요. 뭐 아버지는 저 하는 거 봐서 주시겠다고 어머니한테 그랬다지만 특별히 밉보인거 없으니까 주시겠죠? 안주셔도 할 수 없지만요. 하하하~”

■ '황금돼지해'의 재물운세를 타고나는 아이들!

‘운세’는 어디까지나 운세일 뿐이다. 노력하거나 개척하지 않으면서 운세만 기대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황금돼지해’의 운세를 태어날 아이에게 주고 싶다면 ‘본인을 위한 연금’을 들거나 ‘아이를 위한 적금’을 들어라. 부모가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자식에겐 커다란 ‘재물운’이다.

자식에게 ‘부자 아빠’의 추억은 ‘가난한 아빠’의 현실을 짊어져야할 충분한 이유가 안 된다. 부모에게 있어 ‘부자아빠’추억은 후회이고, 자식에게 있어 ‘부자 아빠’의 추억은 원망이 될는지도 모른다.

매년 신년초가 되면 다양한 결심들을 한다. 담배를 끊겠다, 술을 줄이겠다, 충동구매는 더 이상 안 하겠다, 올해는 적금을 좀 들어 보겠다.등…

아직 ‘작심 삼일’로 끝내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면, 내일 당장 그 돈들로 본인들을 위해, 자식들을 위해 ‘연금’을 들거나 ‘펀드’를 들거나 ‘적금’을 들어라. 어떤 형태인가 금액이 얼마인가는 차후의 문제이다. 결국 운명을 결정짓는 건 ‘실천’과 ‘노력’에 달린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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