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류석우칼럼니스트]

 

반갑습니다. 저는 보험 세일즈를 하고 있는 33살 회사원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저는 돈에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큰 돈을 벌기 위해 매일매일 악착같이 일해 왔습니다.

소위 부자라고 하는 사람들의 강연회나 세미나에 빠짐없이 찾아다니며 노하우를 배우려고 노력도 했습니다. 주위에서 돈 되는 일이라고 하면 늘 귀를 쫑긋하고 부지런히 쫓아다니는 건 당연했지요.

그런데 솔직히 요즘 제 머리가 혼란스럽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제 손에 쥐어지는 건 절대 양에 차지 않는 적은 돈 뿐이고…. 확실히 돈이 돈 버는 세상 같습니다. 큰 돈을 벌려면 그만큼 큰 돈이 필요한데 제게 물려받은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빈손으로 뛰어다니려고 하니 한숨부터 나옵니다.

누구는 발이 부르트도록 하루 종일 돌아다니면서 발품을 팔고 있는데, 누구는 큰 돈 투자해서 더 큰돈을 벌어들이고…. 그런 사람들을 쫓아갈 엄두도 안 납니다. 이렇게 벌어서 언제 부자가 되겠습니까? 정말 로또복권 사는 사람들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이러다가는 세상에 대한 불만만 쌓이고 더 이상 돈 벌 맛도 안 생길 것 같아 편지를 보냅니다. 강사님께서는 돈을 많이 번 사람들도 실제로 많이 만나보셨으니 분명 큰 돈을 벌 수 있는 노하우를 알고 계실 것이라 믿습니다.

어떻게 하면 큰 돈을 가장 빨리 벌 수 있을까요?

<태클넘기　: ‘절대로 돈 벌지 마라’>

먼저 미안하다는 말부터 해야겠네요. 돈에 목이 말라 편지를 주신 분에게 제목부터 ‘절대로 돈 벌지 마라’라고 했으니 말이에요. 분명 ‘지금 장난하자는 건가…….’라고 생각할 것 같은데, 오해는 하지 마세요. 분명한 이유가 있는 제목이니까요.

◆돈은 좇으면 도망간다

제가 당신처럼 성공을 향한 야망을 품은 채 앞만 보고 뛰던 시절, 어느 강연회에서 이러한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여러분 절대 돈을 좇지 마십시오. 돈은 좇으면 도망갑니다. 돈이 쫓아오게 하십시오!”

당시 젊은 혈기로 충만했던 저는 하루빨리 돈을 벌고 싶었고, 성공한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주먹을 불끈 쥐며 큰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수없이 했었죠. 그러다보니 당연히 그런 이야기가 제 귀에 들어올 리 만무했어요.

심지어 성공한 사람들이 으레 폼 잡으려고 하는 이야기일 뿐이라며 슬쩍 비웃기까지 했죠. ‘웃기고 있네! 당신은 부자니까 여유롭게 하는 이야기일 테지만 돈 없는 사람들은 하루하루가 급하거든?’ 이렇게 생각하며 말이죠.

그러나 세월이 흐른 지금, 저는 강연회에서 성공을 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외칩니다. “여러분 절대 돈을 좇지 마십시오. 돈은 좇으면 도망갑니다. 돈이 쫓아오게 하십시오!”

물론 제 강의를 들으면서 예전의 저 같은 생각을 가지는 사람도 있을 거라는 걸 알아요. 그런데 당신은 어떤가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말이에요. 당신도 혹시 성공한 사람들이 여유부리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세요? 아니면 그 의미를 이해하고 있나요? 그냥 머리로 이해하는 것 말고 가슴으로 절실히 느끼고 있느냐는 말이에요.

당신이 만약 이 의미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면, 또 실제로 그렇게 믿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돈을 벌어들일 준비가 된 것이나 다름없어요. 하지만 아직 이 말을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면 당신에게 돈이 들어오기엔 조금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을 거예요. ‘돈’이라는 녀석은 정말 좇으면 도망가거든요.

◆돈을 좇는 사람들

진짜 부자는 ‘돈의 프로’고 ,엉터리 부자는 ‘돈의 아마추어’다. 진짜 부자는 돈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 자신이 추구하는 업무들(사업, 스포츠, 전문직, 저술 등)을 성실히 한 결과 돈이 생겼다고 이야기한다. 그들은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성취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이를 지속적으로 달성한 결과로 돈이 생긴 것이다.

그들은 돈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들은 돈에 미치지도 않았다. 그들은 돈을 숭배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돈을 멸시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돈을 돈 그대로 본다. 작년에 비해 올해 1억원을 더 벌었다는 것은 자신이 작년에 비해 1억원만큼 더 값어치 있는 일을 했다는 것이다. 진짜 부자는 이것을 체득하고 있다. - 부자학개론 중에서 -

이 세상에서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능하면 빨리, 쉽게, 많이, 지속적으로 돈을 벌고 싶어 하죠. 물론 저도 일과 사랑에 빠지기 전, 그러니까 주위사람들에게 제 일에 대한 질투의 말을 듣기 전까지는 ‘돈을 벌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까?’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었어요.

돈을 많이 벌려면 어떠한 분야에서 일해야 하고,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 매일 같이 연구했으며, 일의 가치를 평가할 때 돈을 많이 벌 수 있는지 없는지를 놓고 평가하는 것이 가장 큰 기준이었죠.

그래도 목표만큼은 멋지게 세우곤 했답니다. 구체적으로 목표를 잡는답시고 기껏 몇 년 후에는 월수입이 얼마나 되고, 몇 년 후에는 얼마를 벌겠다고 다짐하고는 그것을 생각하며 뿌듯해하곤 했죠.

그랬던 저였지만 요즘엔 주위에 ‘돈 되는 일이 어디 없나?’ 하고 눈이 벌개져 찾아 헤매는 젊은이만 보면 정말 머리통을 한대 후려쳐서라도 정신 차리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왜 그런 걸까요?

◆돈은 무척 빠르다

제가 함께 경주해본 바로는 또, 이제껏 함께 레이스를 펼친 수많은 부자들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돈은 무척이나 빠른 발을 가지고 있어요. 자신을 좇는 사람 누구에게도 절대 잡히지 않을 만큼 놀라운 달리기실력을 자랑하죠.

그러니 절대 돈을 뒤쫓아서 잡을 생각은 하지마세요. 돈은 결코 잡히지 않을 겁니다. 아무리 미친 듯이 쫓아가도 말이죠. 그렇다면 빠른 발을 가지고 있는 돈을 잡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할까요?

간단합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돈이 당신을 따라오게 하고 돈이 당신을 좋아하도록 만들면 되는 거예요.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의 유형을 알 필요가 있어요.

◆근시안적 인간

한 철도회사에서 도랑 파는 일을 하는 두 사람이 있었어요. 한 명은 신참이고 한 명은 오래도록 그 일을 하던 나이든 일꾼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신참은 함께 도랑을 파는 그 나이든 일꾼이 그 회사 회장의 리무진에서 내리는 것을 봤어요.

놀란 신참은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죠. 그러자 나이든 일꾼은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습니다. “회장과 나는 오래 전부터 아는 사이라네. 우리는 여기서 같은 날부터 도랑을 함께 파던 동료였거든.”

더욱 놀란 신참이 또 물었죠.

“와! 정말 대단하네요. 도랑을 파다가 회장이 되다니……. 그런데 선배님은요?”

“그 사람은 회사와 자신의 목표를 위해 일하러 왔고, 나는 시간당 1달러를 벌기 위해 이 일을 시작했던 거야.”

근시안적 인간 ― 말 그대로 바로 앞만 보면서 사는 사람들을 말하죠. 바로 돈이 가장 싫어하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근시안적 인간들은 대개 돈이 되느냐 아니냐를 기준으로 일을 택해요. 돈 되는 일은 일단 하고보자는 식이죠.

그래서 어떠한 일을 만나더라도 얕은 수를 쓰는 경우가 많으며, 단타적인 행동과 기회주의적인 행동들을 최고의 무기로 삼곤 해요. 어찌 보면 짧은 생각을 가진 머리에서 짧은 행동들이 나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겠죠.

자기계발을 하지 않고 회사생활에만 안주하는 ‘평범족’들도 여기에 속해요. 바로 위 이야기의 나이든 일꾼처럼 말이죠. 주어진 일만 충실히 수행하는 것으로 삶을 연명해나가는 사람들 ― 이런 사람들은 그저 봉급에만 목을 매고 자신이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될 생각들은 접고 사는 사람들이에요.

부자하고는 절대 먼 친척간이라도 될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절대 돈이 좋아할 리 없죠. 그냥 써서 없어질 정도의 적당한 돈만 측은해서 붙어있는 정도라고나 할까.

그러나 똑같은 회사생활을 하더라도 자신이 주어진 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열정을 쏟고, 새로운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즉, 자신의 미래를 가꾸려는 원시안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죠.

돈은 이런 사람들에게 무척 관심이 많아요. 언제든 기회만 되면 품안으로 폴짝 안기기 위해서 말이에요. 위 이야기의 철도회사 회장이 바로 이러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죠.

물론 애초부터 근시안적 사고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없어요. 한탕주의나 사기꾼 기질이 있다면 모를까. 근시안적 인간들을 분석해보면 대부분 자신이 사랑에 빠질 만한 일을 찾지 못한 사람이거나, 그런 시간들이 오래 지속되어 새로운 비전을 그리기 귀찮아하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아요.

나태함이 익숙해져 버린 인간들이죠. 한편으로 인간을 불건전하게 만드는 취미 ― 음주, 도박, 가무 등 ― 에 과도하게 빠져 건전한 생각들이 차지할 여백이 없는 사람들도 있고요. 혹시 자신이 이러한 부류와 약간이라도 비슷한 구석이 있다면 아예 돈벌 생각을 접는 것이 편할 거예요. 돈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들이니까 말이죠.

◆수단형 인간

다음으로 돈이 싫어하는 부류는 수단형 인간이라 불리는 사람들이에요. 이 수단형 인간은 모든 일을 수단으로 취급해버리는 사람을 말하죠. 예를 들면 일을 하는 것도 돈을 벌기 위한 수단, 직장에 다니는 것도 생계유지의 수단, 사람을 만나는 것도 내 이익을 위한 수단, 심지어는 밥 먹는 것도 살기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에요.

일 자체를 즐길 줄 모르고 자아실현을 위해 내공을 쌓기보다는 이익을 위해서만 행동하고 말하는 잔머리형 인간, 계산적 인간을 말하죠.(이 시점에서 뭔가 느껴지세요? ^^;)

이런 사람들은 무엇을 하더라도 대가를 바라면서 예상되는 결과를 따져 자신의 행동을 제한해버려요. 꼭 그만큼만 하겠다는 것이죠. 그러니 장기적인 투자는 이런 사람들에게는 사치이자 막연한 꿈으로 밖에 간주되지 않아요.

게다가 발전적인 변화를 꾀하더라도 꼭 바라고 있는 목적의식이 있기 때문에, 그 목적의식이 흐려지면 그 변화마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동시에 사라져 버리죠. 예를 들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항상 밝은 미소로 인간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자고요.

그러면 변화를 꾀하려 할 때 내 인생 자체를 위해 밝은 미소를 만들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오직 성공하기 위해서 미소 짓는 사람이 되려 한다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성공과 관련이 있는 사람에게는 밝은 미소를 보이지만 성공과 상관없는 사람에게는 무표정하거나 냉소적인 표정을 짓게 되는 거예요.

이런 사람에게는 돈이 왔다가도 정이 떨어져 도망가 버려요. 그리고 목적달성을 위해 정진할 때에는 돈이 관심을 갖는 듯하지만, 그것이 계산된 행동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돈도 역시 계산적으로 바뀌어 고개를 돌릴 가능성이 큽니다. 돈도 사람과 비슷해서 계산적인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두 부류 인간들의 상호작용

이 두 부류의 사람들은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어요. 즉, 수단형 인간이 곧 근시안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며, 근시안적 사고를 가지면 모든 것이 수단으로 바뀌어 수단형 인간이 된다는 것이죠.

그러나 두 부류를 비교해보면 근시안적 인간보다 수단형 인간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근시안적 인간은 자신이 사랑에 빠질 일들을 찾아서 명확한 비전을 설정할 경우 자연적으로 벗어날 수 있는 유형인 반면, 수단형 인간은 그 비전마저도 계산적인 수치에 의해 설정하기 때문이죠.

즉, 아무리 대단한 것을 이루었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인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거예요. 특히, 이런 사람이 리더의 지위를 가질 경우 그 팀원들은 하나둘 조직을 떠나갈 가능성이 큽니다.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계산적인 사람들을 멀리하고 싶어 하며, 리더가 사심을 가졌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자신도 본전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결국 수단형 인간은 성공과 멀어지는 최후를 맞을 수밖에 없죠. 이것을 우리는 ‘비극의 수단’이라 부릅니다.

◆자아실현에 가치를 둬라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죠. 저도 돈을 좋아해요. 물론 당신도 마찬가지일 것이고요.

그러나 진정으로 돈을 벌고 싶다면 근시안적 사고와 수단적 사고를 멀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멀리 내다보는 원시안적 인간, 사람 냄새나는 인간이 되어야 해요.

또, 당신은 돈에 대한 관념을 좀 바꿀 필요가 있어요.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의지는 좋지만 너무 돈을 좇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일하는 목적도, 세미나에 참가하는 이유도, 부지런을 떠는 목적도 전부 돈을 벌기위한 행동이라면 분명 문제가 있죠.

이제 바로 앞에 돈이 보이면 아예 눈을 감아버리세요. 멀리 내다보고 스스로 설정한 비전에 충실하세요. 돈을 벌기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하는 일에 프로가 되고, 그 분야의 최고가 되는 것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집중의 이유가 당신의 ‘자아실현’을 이루는 데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렇게 해서 목표를 이루면 당신에게 따라오는 돈의 크기는 그렇지 않았을 때와 비교도 되지 않을 거예요.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절대로 돈을 좇지 마세요. 돈이 당신을 쫓아오게 하세요.’

그것이 진짜 돈 버는 비결입니다. ‘멀리보며 살자구요’

류석우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