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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공시가격 인상 쇼크 서울 14.17% 급등…강남 1주택자 재산세·종부세 폭 |토지/경매/정책

2019-03-2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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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공시가격 인상 쇼크 서울 14.17% 급등…강남 1주택자 재산세·종부세 폭탄 ‘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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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거주하는 이 모 씨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을 보이자 그는 최근 1~2년 새 서울 마포구, 경기도 평촌신도시 30평대 아파트를 갭투자해 3채를 보유한 다주택자가 됐다. 하지만 정부가 아파트 공시가격을 올리면서 보유세 부담이 급증한 데다 부동산 경기도 침체돼 이참에 한두 채를 팔아야 할지 걱정이다. 이 씨는 “집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평촌 아파트부터 매도해야 할지,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고 매매가가 더 오르기를 기다려야 할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단독주택, 토지에 이어 아파트 공시가격까지 대폭 올리면서 부동산 시장이 뒤숭숭하다. 당장 아파트 보유자들은 지난해보다 급등한 보유세 고지서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보유세뿐 아니라 건강보험료까지 오르면서 소득 없이 달랑 집 한 채뿐인 은퇴자 충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내놓은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1월 1일 기준으로 아파트(1073만가구)와 연립·다세대주택(266만가구)을 합친 전국 공동주택 1339만가구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평균 5.32% 올랐다.

시도별로는 서울 인상률이 14.17%로 가장 높았다. 2007년(28.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 내에서도 용산구(17.98%), 동작구(17.93%), 마포구(17.35%) 인상률이 높았다. 이들 지역은 재건축, 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집값이 급등한 곳이다. 물론 25개 구 중 20개 구가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해 사실상 서울 전역이 급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방에서는 광주광역시(9.77%), 대구광역시(6.57%)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국 시군구별로 보면 경기 과천시가 23.41%나 올라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분당, 광명도 두 자릿수가 올랐다. 지난해 가격이 많이 오른 고가 아파트일수록 공시가격을 높게 매겼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시세 12억원, 즉 공시가격 9억원 초과 고가 주택의 현실화율을 더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가격대별 상승률을 보면 시세 기준 12억원 초과~15억원 이하 공동주택의 공시가격 상승률이 18.15%로 가장 높았다. 9억원 초과~12억원 이하 17.61%,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15.13%로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3억원 초과 6억원 이하 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5.64% 올랐고 3억원 이하는 오히려 2.45% 떨어졌다.

전국에서 공시가격이 가장 비싼 공동주택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5차다. 전용 273㎡ 공시가격이 68억6400만원에 달했다. 총 18가구(전용 226.35~273.88㎡)인 트라움하우스5차는 모든 가구에 전용 엘리베이터와 전용 주차장이 설치된 고급 연립주택이다. 이어 용산구 한남더힐(전용 244.78㎡, 55억6800만원), 강남구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3차(전용 265.47㎡, 53억9200만원)가 뒤를 이었다.

공시가격이 오르면서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 가구도 대폭 늘었다. 종부세 부과 대상인 9억원 초과 공동주택은 지난해 14만807가구에서 올해 21만9862가구로 56.1% 증가했다. 이 중 대다수(93.1%, 20만4599가구)가 서울에 위치해 있다. 동작구 흑석동 한강센트레빌 전용 114㎡, 성동구 옥수동 옥수래미안리버젠 전용 113㎡ 등은 올해 처음으로 공시가격이 9억원을 넘어 종부세 대상에 포함됐다. 종합부동산세는 매년 6월 1일 기준으로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에게 그해 12월 부과된다.

▶보유세 부담 얼마나 늘어날까

▷반포자이 132㎡ 보유세 45% 뛰어

이번 공시가격 인상으로 아파트 보유세 부담은 얼마나 늘어날까. 보유세는 자산 규모가 클수록 세율이 높아지는 누진구조라 공시가격 인상폭보다 보유세 증가폭이 더 크다.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132㎡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이 19억9200만원으로 지난해(16억원)에 비해 24.5% 올랐다. 이에 따라 보유세는 955만원이 부과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보유세 659만원 대비 45% 오른 수치다. 1주택자면서 60세 미만이라고 가정할 때 세부담 상한, 즉 전년도 세액의 150% 선까지 보유세가 증가하는 셈이다.

비강남권 중 집값이 많이 오른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도 보유세 부담이 급증할 전망이다. 이들 지역 역시 공시가격 인상보다 보유세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 용산구 한강로2가 용산푸르지오써밋 전용 189㎡는 공시가격이 지난해 14억9000만원에서 올해 19억2000만원으로 29%가량 뛰었다. 이에 따라 보유세는 596만원에서 868만원으로 45%가량 증가한다. 물론 다주택자는 보유세 부담이 더 늘어난다. 2주택자의 경우 세부담 상한이 전년도 납부세액의 200%, 3주택 이상자는 300%까지 늘어나는 만큼 ‘보유세 폭탄’을 맞을 우려가 크다.

국토부는 오는 4월 4일까지 공동주택 소유자 의견을 청취하고 4월 30일 최종 공시가격을 확정, 공시할 예정이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경우 평소에는 의견 청취가 끝난 후 전국·지역별 통계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상치 기준으로 통계를 만들어 한 달 이상 빨리 공개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아파트 공시가격에 대한 관심이 워낙 높아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자는 취지”라는 것이 국토부 입장이지만 그만큼 이의 신청이 쏟아질 우려도 크다.

벌써부터 공시가격 산정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실거래가는 낮은데도 공시가격이 오히려 더 높게 매겨지는 경우가 흔한 탓이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름마을 삼호아파트 전용 84㎡ 실거래가는 7억7000만원으로 바로 옆 단지 두산아파트 84㎡(7억9000만원)보다 2000만원가량 낮았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공시가격을 보면 삼호아파트가 두산아파트보다 높게 책정됐다. 두산아파트 6층 전용 84㎡는 5억2800만원이지만 삼호아파트 6층 같은 평형은 5억8000만원이었다. 심지어 같은 아파트, 같은 동인데도 공시가격 차이가 5000만원 이상 나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 용산구 한가람아파트 11층(212동) 전용 84㎡ 공시가격은 9억5200만원인 데 비해 같은 면적 9층은 8억9600만원이다. 이들 가구 호가는 15억원 안팎으로 비슷한데도 공시가격은 5000만원 이상 차이 나는 셈이다.

공시가격 인상 반발 여론이 거세자 가격 인상폭을 제한하는 개정안도 속속 발의되고 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13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한도를 만드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는 “공시가격은 부동산 세금을 매기는 기준인데도 합리적인 산정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지금처럼 주먹구구식으로 공시가격을 책정하면 지역별로 아파트 보유자 불만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정부가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대폭 올리면서 주택 보유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 1위(23.41%)를 기록한 경기 과천 아파트 단지. <매경DB>
▶공시가격 인상 파장은

▷건보료 껑충, 기초연금 탈락 우려도

아파트 공시가격이 오르면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만 오르는 것은 아니다. 건강보험료 산정뿐 아니라 기초연금 지급, 기초생활수급자 선정 등 여러 행정지표에 영향을 미친다.

올해 공시가격은 연말 부과되는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인 데다 내년 상반기 기초연금 등 각종 복지제도 수급자를 선정하는 데도 활용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공시가격이 30% 오르면 지역가입자가 내는 월평균 건강보험료는 9만385원에서 10만2456원으로 13.4%가량 늘어난다. 일례로 용산푸르지오써밋 전용 189㎡는 공시가격이 14억9000만원에서 19억2000만원으로 뛰면서 이 집을 소유한 지역가입자 건보료가 월 23만3710원에서 월 26만2520원으로 12.3%(2만8810원) 오를 전망이다. 연간으로 따지면 추가 부담액이 34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공시가격이 급등하면 자칫 기초연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기초연금은 소득, 재산이 일정 기준 이하인 만 65세 이상에게 지급하는데 소득은 그대로지만 주택 공시가격이 오르면 기초연금 대상에서 탈락할 수 있다. 이은권 자유한국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기초연금 수급자 탈락 예측 통계’에 따르면 공시가격이 20% 오르면 총 5만6838명이 기초연금 수급 대상에서 탈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30% 오를 경우 무려 9만5161명이 기초연금 수급권을 박탈당한다. 국토부는 “기초연금을 포함해 공시가격 인상이 서민에게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정부가 실거래가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계속 올릴 계획이라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 영향은

▷양도세 부담에 다주택자 매도 쉽지 않아

정부가 아파트 공시가격을 대폭 올리면서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도 크다. 가뜩이나 ‘거래절벽’ 상태인 서울 아파트 거래가 더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4만3444건에 그쳤다. 서울은 4552건에 불과해 지난해 2월(1만7685건) 대비 74.3%나 줄었다. 2006년 12월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발표한 이후 2월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거래 건수는 지난 6개월간 15건에 그쳤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아파트 보유세 부담을 높이면서 시세차익을 노리는 갭투자 수요가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셈법도 복잡해졌다. 9억원 이상 고가 주택 보유자나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최근 집값이 하락세인 데다 보유세 부담까지 급등한 만큼 매도 시기를 저울질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전국 평균보다 공시가격이 많이 오른 서울(14.17%), 과천(23.41%) 지역 고가 주택 보유자들은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을 앞두고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종부세와 재산세는 매년 6월 1일을 기준으로 세금 납부자와 납부액이 결정된다. 이 때문에 다주택자가 집을 팔려면 그전에 매도하는 것이 유리하다. 재산세와 종부세 납부 시기는 건물재산세 7월, 토지재산세 9월, 종부세 12월이다. 게다가 정부가 올해부터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 종부세 최고세율을 3.2%로 높인 점도 변수다. “종부세와 재산세는 매년 6월 1일을 기준으로 결정되는 만큼 5월 내 잔금을 납부하는 조건을 단 급매물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얘기다.

다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다주택자가 당장 보유 주택을 매각하는 사례는 많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최근 집값이 주춤하기는 하지만 그동안 매매가가 워낙 많이 오른 데다 보유세보다 양도세 부담이 더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로 양도세율을 최고 62%로 높였다. 2주택 보유자는 기본 세율(6~42%)에 1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포인트가 중과된다.

결국 거액의 양도세를 물면서 집을 파느니 차라리 버티거나 증여 등 절세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집을 부부 공동명의로 돌리거나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날 전망이다. 오는 4월 말까지 증여를 서두르면 지난해 공시가격 기준으로 증여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한태욱 동양미래대학 경영학부 교수는 “고가 주택 보유자의 경우 양도세 부담이 커서 매각하기도, 보유하기도 어려운 진퇴양난 상황에 놓였다. 과도한 양도세를 부담하기보다는 배우자나 독립세대주인 자녀에게 증여해 보유세를 절감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종부세는 가구가 아닌 개인별 과세기 때문에 부부 공동명의로 전환하면 종부세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공시가격이 12억원인 주택을 부부 공동명의로 전환할 경우 50%씩 지분을 나누면 각자 6억원만큼 주택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공시가격 6억원까지는 종부세가 부과되지 않는 만큼 각각 1주택 보유자라면 종부세를 내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시키려면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양도세 중과를 면제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양도세 부담이 커 당장 팔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로 자산가들이 고가 주택을 많이 보유한 만큼 ‘결국 오른다’는 학습효과로 매도보다는 증여를 택하는 다주택자들이 많을 것이다. 이 때문에 다주택자 매물 급증으로 집값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당분간 거래절벽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양지영 R&C연구소장 의견은 눈길을 끈다.

지금 시점에서 부동산 상품에 투자한다면 주택보다는 수익형 부동산이 유리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는 “당분간 주택 경기가 침체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아파트보다는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게 좋다. 다만 시세보다 거품이 많이 빠진 급매물을 고르는 것이 관건이다. 무주택자라면 길게 보고 분양가가 저렴한 서울 도심 아파트 청약을 계속 노크해보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01호 (2019.03.27~2019.04.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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