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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길 들어선 \'브렉시트\'...영국 운명은 |주식/펀드/경제

2019-03-1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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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길 들어선 '브렉시트'...영국 운명은


21일 EU정상회의 부결시 '노딜 브렉시트'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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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던 영국의 유럽탈출(브렉시트)선언이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다. 일단 이달 29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는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영국 하원이 14일(현지시간) 테레사 메이 총리가 내놓은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시점 연기와 관련한 정부 결의안을 가결시킨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영국의 메이 총리가 제시한 합의안에 계속 반대표를 던지던 하원이 합의 없는 탈퇴를 의미하는 ‘노딜 브렉시트’만큼은 피해보자며 탈퇴 시점을 연기하는데 찬성 412표, 반대 202표로 가결시켰다.


그러나 ‘노딜 브렉시트’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일단 공은 오는 21일 예정된 EU정상회의로 넘어갔다. 영국의 제안을 EU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줘야 기한이 연기된다. 노딜 브렉시트의 파장을 우려해 EU 회원국들이 동의를 해 줄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로서는 우세하다. 당장 눈 앞의 파국은 피했지만 앞으로의 ‘브렉시트’ 시나리오와 영국의 앞날은 오리무중이다.


지난 2017년 3월 29일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에 공식 탈퇴를 신청한 이후 탈퇴까지 정했던 2년의 시한동안 논의를 거듭했지만 여론만 분열시킨 채 제자리걸음만 한 셈이다. 혼란이 장기화하면서 브렉시트가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도 제기되고 있다.


막다른 길 들어선 ‘브렉시트’

메이 총리는 하원에 20일까지 정부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가결해 줄 것을 요구한 상황이다. 이미 두 차례에 걸쳐 부결된 합의문이지만 ‘노딜 브렉시트’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3차 승인투표에 올리는 것이다.


이 합의안이 가결되면 21일 열리는 EU정상회의에서 탈퇴 시점을 3개월 연장한 6월30일까지 연기하는 조항이 투표에 부쳐진다. 3차 승인투표가 또다시 부결될 경우 메이 총리는 탈퇴 연기 시점이 3개월보다 더 길어지며 이 경우 영국은 5월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의 시점이 늦어질수록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야 하고, 브렉시트가 무산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강경파들이 합의안에 동의해 줄 것을 압박하고 있다. 3차 승인투표 결과에 관계없이 EU 정상회의에서 만장일치의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영국은 ‘노딜 브레시트’ 수순을 밟게 된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간 국경 통제에 대한 ‘백스톱(안전장치)’과 관련된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데 있다. 브렉시트가 이루어질 경우 EU에 잔류하는 아일랜드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간에 다시 물리적인 국경(하드보더)이 등장하게 된다. 영국은 섬나라이기 때문에 국경을 접하게 되는 곳은 아일랜드 뿐이다.


피흘리는 분쟁 지역에서 지난 98년 ‘벨파스트 협정’으로 지정학적 문제를 해소하고 EU회원국의 지위로 국경의 제한없이 지냈던 아일랜드는 브렉시트로 다시 엄격한 국경 관리가 시작될 경우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 이를 막기 위해 별도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영국은 EU 관세동맹을 유지하겠다는 안전장치를 마련하려는 것이 EU측의 입장이다.


그러나 영국 강경파는 안전장치는 실질적으로 영국을 관세동맹에 잔류시키는 독소조항이라며 반대하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메이 총리는 ‘안전장치’에 법적 구속력있는 변화를 주는 내용을 포함시킨 합의안을 지난 12일 2차 투표에 부쳤지만 반대 391표, 찬성 242표로 부결됐다. 심지어 집권당인 보수당에서조차 반대표가 75표나 나왔다.


브렉시트를 선언했지만 세부 절차나 방향을 놓고 정치권이 사분오열하면서 아예 브렉시트를 다시 투표에 올리자는 2차 국민투표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BBC는 이에 대해 이미 결정된 사안을 번복하는 것에 대한 반론도 크고 투표와 선거에 대한 조항(Political Parties, Elections and Referendums Act 2000)에 따라 투표 대상자와 질문의 조항을 결정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단 한번의 투표로 간단하게 유럽 탈출을 선언했지만 그 이후 혼란스러운 과정을 거듭하며 실제 결별이 이뤄질 수 있을지조차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더 큰 문젠 ‘영국의 브렉시트 포비아’

브렉시트 시점이 다가오면서 영국인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BBC를 비롯한 영국 언론들은 브렉시트가 이뤄질 경우 영국인들이 체감하게 될 변화를 보도하고 있다.


그 중 영국인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식자재와 의약품의 공급 부족 우려다. 영국의 식량 자급률은 50% 수준으로 30%는 EU국가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 경우 평소 자주 구입하던 채소나 과일류, 공산품의 가격이 오를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수입이 중단돼 더 이상 영국에서 구하기 어려워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영국 블로그 등에서는 ‘상추를 집 텃밭에서 재배하는 법’ 등을 소개하는 등의 글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밖에 영국 밖에 체류하는 여행자나 학생의 거주비자 등의 문제, 영국에 체류하는 EU 회원국 국민의 거주 문제 등도 제기된다. 영란은행은 브렉시트가 이뤄질 경우 영국의 집값이 30% 가량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무엇보다 금융허브로서의 영국의 위상, 기축통화로서의 파운드화의 지위가 위협받게 된다. 금융허브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개방성이 전제돼야 하지만, EU에서 나오게 될 경우 그 역할을 독일이나 프랑스, 네덜란드가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 국가는 프랑크푸르트와 파리, 암스테르담을 런던을 잇는 유럽의 금융허브로 키우기 위한 경쟁을 펼치는 형국이다.


대표적으로 골드만삭스가 영국 인력을 50% 줄이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사를 유럽 헤드쿼터로 격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고, 도이체방크는 런던에서 이뤄지는 유로화 청산업무의 절반 이상을 프랑크푸르트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지난해 모건스탠리와 시티, 노무라 등 25개 은행이 EU 개별국가에 자회사 인가를 신청했다. 이는 런던을 벗어나더라도 유럽 본토에서 원활하게 영업 활동을 하기 위한 사전조치를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대(對)영국 무역규모는 2017년말 기준 1% 수준에 불과해 브렉시트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금융 불안에 따른 외환시장의 혼란이 가중될 경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 교역 부문에서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와의 교역 확대에 나설 경우 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최원정 글로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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