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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땀, 그리고 불로소득 |전문가칼럼

2019-07-2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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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땀, 그리고 불로소득



일본 후회막급 불매 취소 다음은 방사능 살인올림픽 캠페인-김종갑의 경제부동산 구독 부탁드려요



서울 강남에서 회사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목적지가 경향신문이라고 하니 택시기사가 룸미러로 쳐다봤다. “기자예요?” 무심코 그렇다고 답했다. 부동산을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이중적 시선을 여실히 느꼈던 그날의 대화는 그렇게 시작했다. 

                

처음 화제는 연예인 마약 의혹 등 당시 매스컴을 뒤덮고 있던 이슈들이었다. 많은 이슈를 언급했지만 그는 짧게 스치듯 이야기했다. 그러나 불현듯 튀어나온 부동산 문제에는 목소리를 키웠다. 화두는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었다. 전 청와대 대변인이 언론인 출신이라는 데서 연결고리를 찾은 모양이었다.


“신문기자면 강남에 집 한 채쯤은 가지고 있겠네요.” 그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뒷좌석에 앉아 있는 당신도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질타를 퍼부을 생각이었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의 대답은 그의 예상을 빗나갔다. “경기도에 삽니다.” 


룸미러로 다시 쳐다보더니 그가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대꾸를 했다. “여태 뭐하고 살았어요?” 열심히 살아왔건만, 무지렁이가 되는 순간이었다. 여느 사람보다 알짜 정보를 빨리 얻을 수 있었을 텐데 풍부한 자금력은 물론 기민한 판단력도, 과감한 실행력도 갖추지 못했다는 질책으로 들렸다. 그는 한 수 가르치겠다는 듯 아이 교육이나 직장 출퇴근 등을 위해 서울, 그것도 강남에 ‘입성’해야 한다고 한참을 이야기했다. 


이런 조언(혹은 참견)을 들은 건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생면부지의 사람이 오로지 거주지 하나만으로 누군가의 일생을 간파한 듯 이야기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경험이었다. 지난해 초 국회에서 열렸던 보유세 개편방안 토론회의 주제가 ‘땅보다 땀이 대우받는 사회를 향하여’라는 것을 보고 뭔지 모를 새로운 세상을 기대했던 때가 생각났다. 어디에 살고 어떤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지가 하나의 성공 잣대가 된 세상에서 과연 ‘땀’이 ‘땅’보다 대우받는 날은 올 수 있을까


최근 건설·부동산을 새로 맡은 다른 언론사의 한 기자는 열심히 회사를 다니며 예·적금만으로 돈을 굴려온 자신이 바보 같다며 웃었다. 지난해 9·13 부동산대책 이후 잠시 주춤했던 서울 집값이 반등 조짐을 보이자 내뱉은 자조였다. 하루 사이에도 집값이 몇천만원씩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성실함과 노동력이 지나치게 하찮아 보인다는 것이었다. 


서울의 한 뉴타운 지역 아파트에 입주했다 1년 만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한 지인도 있다. 맞벌이를 하며 꼬박 모은 돈에다 양가에서 지원을 받아 이사를 간 곳은 준공한 지 30년 돼 최근 재건축을 추진하는 곳으로, 향후 10년을 내다본 투자라고 했다. 아파트값이 분양가보다 2억원 넘게 뛰는 것을 본 그에게 집은 더 이상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니다. 집값에 따라 그의 미래가 달라질 꿈과 희망인 셈이다.


누가 이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강조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불로소득 만들기’ 같은 종류의 게시물이 넘쳐난다. 한국 사회가 오랜 세월 막대한 불로소득을 묵인해온 결과다. 사실상 땀보다 땅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사회 분위기는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다.


정부의 상황 판단은 안일해 보인다. 보유세 강화와 공시지가 현실화 등 불로소득 환수를 통해 부동산 소유 편중 심화를 막고 시장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정책 실행에는 미온적이다. 최근 재도입이 가시화되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도 사실 2년 전 꺼냈다 스리슬쩍 무용지물로 전락시켰던 정책이다. 국민들 머릿속에는 정부의 강한 개혁 의지보다 화자를 바꿔가며 “강남이 좋습니까” 식의 발언을 쏟아내는 고위 공직자들만 남아 있다. 불신과 반감만 깊어진 상태다.

               

땅이 있으면 땀을 흘리지 않아도 되는 사회, 땅을 가지기 위해 땀을 흘리는 사회. 이것이 2019년 지금,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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