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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 버는 부동산, 인구 100만 생활권에 주목하라 |전문가칼럼

2019-03-1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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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 버는 부동산, 인구 100만 생활권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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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만수(부동산학 박사 겸 도시계획 기술사): 예전에 전 재산을 전세보증금으로 넣고 들어간 집이 경매에 넘어갈 뻔했어요. 뭔가 불안해서 등기부등본을 떼 봤는데, 분명히 한글로 쓰여 있는데도 전혀 이해가 안 됐죠. 주변에서 정확하게 알려주는 사람도 없고… 계속 불안해서 빨리 집을 뺐어요. 그 집은 이내 경매로 넘어갔죠. 벌써 20년도 전의 이야기예요. 그 일 이후에 관심을 두고 공부를 하게 됐죠.


리: 제 친구들도 주식 하다가 쪽박 차고 와이프한테 욕먹은 다음에,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더라고요.

구만수: 그런 분 많죠. 제 수강생들을 봐도 그렇고요. 어떤 식으로든지 재산상의 피해를 보거나 볼 계기가 있으므로 부동산 공부를 시작하게 되죠.


리: 말씀하시는 걸 들으니 기본적으로 부동산을 안전자산, 잃지 않는 자산으로 생각하시는 건가요?

구만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부동산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부동산이 분명히 안전자산인 것은 맞습니다.


리: 안전자산이라 하기엔 인플레이션보다 부동산 가치가 높게 올라가진 않잖아요. 돈을 벌려면 레버리지를 끼거나 상가 투자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구만수: 말씀처럼 우리나라 역사상 부동산, 특히 아파트 가격은 평균적으로 인플레이션 가치만큼 올라가지 않았어요. 여기서 평균이라는 말이 중요한데요, 일부분, 특수한 지역에 있는 부동산은 인플레이션 가치보다, 시장의 수익률에 비해서 훨씬 더 초과 수익률을 누려왔고 현재도 그렇습니다.


리: 그런데 대구가 갑자기 확 올라가는 시기가 있고, 대구가 또 지지부진하거나 조정받을 때 서울이 막 올라가고… 그렇게 따지면 장기적으로는 다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구만수: 그렇지는 않습니다. 가격이 오르내리지만, 내리는 폭이 전저점으로 다시 내려가진 않죠. 저는 인구 100만 명 이상 도시로 그걸 구분해요. 그 도시와 연관성이 있는 지역을 꼽으면 수도권과 5대광역시, 창원 정도밖에 없어요.

이들 지역은 시장보다 초과 수익률을 누릴 개연성이 굉장히 높아요. 시장 상황이나 정책에 따라서 조금씩 흔들릴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시장의 초과 수익률을 지금껏 올려왔고, 앞으로도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 밖의 시장은 시장의 초과 수익률을 누리기 굉장히 힘들고, 좋은 투자처가 아니라고 항상 이야기합니다.


좀 많이 뻘건 동네는 몇 군데 없다

리: 어떤 이유일까요?

구만수: 주식을 예로 들어볼게요. 주식으로 돈을 벌 방법이 하나 있어요.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서 거래량이 제일 많은 것들, 업종별로 1위. 삼성전자 등의 대장주죠. 걔들만 매매하면 다른 종목보다 더 수익률이 높을 가능성이 높죠. 근데 사람들은 변동률이 너무 낮으니까 답답해서 코스닥 잡주들을 사죠. 부동산도 똑같아요.

 

수요와 공급: 양질의 직장에 집중하라

리: 그러면 100만 이하의 도시에서도 괜찮은 지역은 계속 오를 수 있다?

구만수: 그렇진 않아요. 일시적으론 그럴 순 있죠. 지금 여수, 광양, 순천이 데이터상으로 그렇게 나오거든요. 그런데 인구가 작은 곳은 쉽게 흔들려요. 예를 들어서 거제, 군산, 울산 보세요. 울산은 광역시임에도 흔들리잖아요. 심지어 평택은 삼성전자가 들어갔는데도 그래요. 결국은 뭐냐, 수요와 공급이에요.


문재인 정부는 이들 지역을 특별지역으로 지정할 정도로 위태롭다

리: 여수, 군산, 울산… 이런 걸 보면 결국은, 일자리와 경기 활성화가 제일 중요하다는 게 되나요?

구만수: 그렇진 않아요. 일자리가 집값을 상승시킨다는 논리는, 어느 정도 유의미하지만 그게 전부일 순 없어요. 그냥 일자리가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가 중요해요. 고소득층이 될 수 있는, 월급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그런 일자리여야죠. 아무리 일자리가 늘어나도, 저임금을 받는 사람들이 많은 곳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죠. 전세는 하방경직을 하겠지만 매매 가격이 상승하긴 힘들어요. 그게 수요와 공급이죠.


리: 그러면 정부가 결국은 집값을 안정화하려면 공급을 늘리는 게 최고라고 보십니까?

구만수: 그렇지도 않아요. 정부에서 주택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리: 한계는 있지만 또 하려고 마음먹으면…

구만수: 사회주의 국가로 가지 않는 한, 모든 집을 임대주택으로 만들지 않는 한 힘들어요. 자본주의 메커니즘을 그대로 가지고 간다면, 민간 기업에서 주택을 공급하는 걸 무시할 수 없어요. 국가에서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거든요. 첫 번째, 돈이 없어요. 두 번째, 땅이 없어요. 우리가 원하는, 조금 전에 이야기했던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양질의 로케이션에 있는 그러한 땅들은 일단 비싸요. 비싸기 때문에 접근을 할 수가 없어요.


땅이 모자라다 보니 한계가 뚜렷하다 미국은 뭔데 / 출처: 한겨레

리: 그래서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 그린벨트죠.

구만수: 그렇죠. 그린벨트 해제라든가, 아니면 유수지라든가, 철도차량기지라든가 정부에서는 내어놓을 수 있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어요. 태생적으로 국가에서 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죠.


리: 결국 시장이 킹왕짱이다? MB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는 집값 살리려 했는데 집값이 안정화되고, 이번에 문재인 정부 때는 잡으려고 했는데 올라가고…

구만수: 정책도 중요하지만, 그 이면에는 결국 다 수요와 공급이 깔려 있습니다. 아무리 빚내서 집을 사라고 하더라도 집이 넘쳐나는 상황에서는 집을 사지 않습니다. 데이터상으로도 그렇고요. 서울 집값이 2012년, 2013년에 왜 그렇게 안 올라갔을까요. 공급이 엄청나게 늘어서입니다.


리: 하지만 정부 정책은 나름의 효과를 낳지 않았습니까.

구만수: 아시다시피 2003년에 노무현 대통령께서 상당히 규제 정책을 많이 했어요. 규제 정책을 해서 한 20개월 정도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갑자기 집값이 엄청나게 올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2005년도에 8·31조치를 또 내놓죠. 처음에는 약발이 어느 정도 듣는 듯하다가, 이내 듣지 않습니다.

가격이 폭등하니까 분양가 상한제를 꺼내죠. 분양가 상한제의 핵심이 2007년도 8월 말까지 서울에 재개발 재건축하는 곳 있잖아요?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을 하지 않으면 분양가 상한제가 걸리게끔 했었어요. 주택법으로 건축하는 민간택지 신축 아파트 역시 마찬가지고요. 8월 말까지 사업승인신청하지 않으면 전부 분양가상한제에 걸리게 했습니다. 밀어내기 분양의 단초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분양했던 물량들이, 보통 2년 6개월에서 3년 걸리잖아요. 그때 2010년도부터 물량이 풀리기 시작했던 거예요. 재작년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마찬가지였고요. 같은 맥락입니다.


이 돈 낼 바에야 재건축 안 해! 솔직히 저 부담금도 부럽… / 출처: 한겨레


리: 분양가 상한제랑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이야기가 나오면 뭐 반시장적이다 이렇게 얘기가 나오는데, 이것 자체가 강력한 시그널이었던 거네요?

구만수: 일단은 기존의 기득권을 내버려 둬야 할 것 아닙니까. 이때까지 준비해 왔던 사업자까지 못 하게 할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언제까지 니들 해라, 어떤 절차를 밟아라. 그 절차를 밟지 않으면 분양가 상한제라던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실시하겠다고 했던 겁니다. 그래서 한꺼번에 물량이 몰리는 거죠. 천천히 가던 곳도, 분양가 상한제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빨리 작업을 해서 서류를 넣어야 하겠구나, 그렇게 생각하게 돼죠. 그러면 천천히 조금씩 공급이 됐어야 할 아파트가, 한꺼번에 공급이 되는 거죠.


리: 너무 한 번에 공급이 일어나는 것도 부작용 아닐까요.

구만수: 알면서도 왜 그랬느냐, 정부 입장에서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급하게 꺼야 하니까요. 그 후폭풍이 3년 후에 엄청나게 많은 아파트 공급으로 나타나는 거죠. 원래 집값이 굉장히 상승하는 시기에는, 묻지마 청약, 묻지마 분양을 하게 됩니다. 그 자체는 잘못된 게 아니에요. 근데 이제 이게 입주할 시기가 되면 굉장히 큰 데미지가 옵니다. 내가 들어가든지 전세를 주든지, 어찌 됐건 그 공간을 채워야 해요. 근데 채울 수가 없어요, 왜? 어떤 식으로든 살던 집을 정리하고 들어와야 하는데, 한꺼번에 물량이 몰려요.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이 그렇기 때문에 시장 전체가 내려앉을 수밖에 없는 거예요.


미분양은 엄청나게 오르락내리락한다. / 출처: 경향신문

리: 시장 멘붕이겠군요.

구만수: 그런 시장을 한 번 겪으면, 또 시행사도 지금 분양해 봐야 분양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죠. 전부 다 올 스톱입니다. 재개발 재건축 올 스톱, 신규분양 시장 올 스톱. 모든 게 올 스톱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새 아파트가 싸니까 일단 들어갑니다. 들어가서 사람들이 채워지고, 이제 신규공급이 없고, 그러다 보니까 세월이 5~6년 흐르면 어떻게 됩니까? 불안해서 매매 안 하고 전세 살던 사람들이, 살다 보니 굉장히 살기 편하단 말이죠. 그러면 전셋값이 계속 올라가는 거예요. 따라서 매매가격도 다시 올라가죠. 이 사이클이 계속 반복이 됩니다.


리: 냉탕과 온탕에 그다지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건가요.

구만수: 그다지 신경 쓸 필요가 없다기보다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숙명적인 조건을 가졌어요. 그러니 냉탕과 온탕이 언제 올지를 미리 그릴 필요가 있죠. 요즘은 분양 물량, 입주 물량이 다 나오잖아요. 그걸 잘 들여다봐야죠. 국가에서는 미분양 물량까지도 다 알려주고, 요즘 뭐 부동산지인, 호갱노노라든지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쉽게 볼 수 있잖아요.

통계누리에서 손쉽게 클릭 몇 번으로 볼 수 있다(참조 글)

 

내가 갖고 싶은 곳은 남도 갖고 싶은 곳: 오직 노른자에만 집중하라

리: 사실 뭐 저는 하우스푸어든 이런 거는 개인의 책임이라고 결국 생각은 합니다만, 아무튼 개인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일 수 있잖아요. 어떤 걸 체크하면 좀 더 안전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구만수: 상가 토지는 모르면 안 하면 돼요. 근데 주택은 살아야 하니까요. 내가 사는 주택은 전세를 살든 뭐든 점유해야 하잖아요. 나뿐 아니라 가족이 산다고 생각하면, 내가 꼭 돈을 벌려 하지 않더라도 까먹지는 말아야 할 거 아니에요?


리: 근데 그게 냉탕이든 온탕이든 장기적으로 까먹진 않는다…

구만수: 잘못 고르면 까먹죠. 말씀드렸다시피 같은 부동산이라도,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곳은 정해져 있어요. 그 정해져 있는 곳이 첫째는 수요와 공급이라면 더 이상 공급이 불가능한 지역. 대표적인 곳이 어딥니까?


리: 강남?

구만수: 서울이죠. 크게는 서울, 작게는 강남. 서울은요, 우리가 살고 싶어 하는 양질의 아파트 또는 주택을 지을 공간이 없어요. 재개발 재건축 말고는 없죠. 근데 재개발 재건축을 못 하게 하죠. 결국은 집값 폭등의 주범이 오히려 박원순 시장이에요. 아파트 공급이 안 되기 때문에 집값이 올라가는 거예요.

부동산 개발에 상당히 보수적인 시장님 / 출처: 뉴스원

리: 경기도 확산은 어떤가요?

구만수: 물론 도시계획은 50년 후까지 생각해야 하는 점도 있어요. 그것 때문에 교통망을 깔아서 경기도로 분산시키는데요. 수요공급 외에도, 사람의 심리가 부동산 가격 등락의 주요 요인이에요. 결국은 저나 대표님이나 살고 싶어 하는 곳은 똑같아요. 근데 그게 모든 사람이 다 그렇단 말이에요. 그걸 어떻게 제어할 거냐 말이죠. 대체재를 만들지 않는 이상은 제어할 수가 없어요. 여전히 경기도 사는 사람들도 서울 살고 싶어 하죠.


리: 판교나 이런 데가 그렇듯이, 교통망 깔아놓고 경기도로 확장하는 방법도 있지 않습니까?

구만수: 판교는 전혀 달라요. 판교테크노밸리에 우리나라 유수의 기업들이 다 모여 있어요. 아까 제가 얘기했던 고소득자들이 있잖아요. 때문에 강남의 대체재까진 아니더라도, 비슷한 수준까지도 갈 수 있죠. 그곳에 사는 고소득자 회사원들이 거기서 정주여건을 가지고 살기 때문에 가격이 그렇게 비싼 거예요.

GTX는 집값을 잡는 게 아니라, 경기도민의 교통에는 큰 도움을 준다는 관점이 필요하다

리: GTX가 정말로 ABC 다 깔린다고 하면, 그쪽 신도시 상권까지 해서 서울 주택 가격을 안정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

구만수: 상향 필터링만 일어날 겁니다. 예를 들어서, 거기서 돈 번 사람들은 서울 시내 중심으로 올 거고요. 여기서 밀려나는 사람은 그쪽으로 가고요. 왜냐면 GTX가 깔리면 좋긴 하지만, 그 교통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설령 쉽게 갈 수 있다 하더라도 자기가 능력만 된다면 시내 중심가로 오고 싶어 할 겁니다.


리: 네, 누구나 그렇겠지요.

구만수: 그걸 절대 무시할 수 없어요. 우리 생각이 다 똑같아요. 당신이 생각하는 거랑 내가 생각하는 거랑 절대 다르지 않은데, 정부에서는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면 또 실패하는 거죠.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는 없어요. 단기간으론 이길 수 있죠. 좀 극단적으로 간다면 한 사람당 집 한 채만 가지고 있어, 또는 전세대출 안 해줄 거야, 그럼 집값 무조건 떨어져요.

 

정부 정책, 당장에 흔들리지 말고 현재와 미래의 주택공급을 바라보라

리: 뭐, 그게 현 정부의 포지션 아닌가요.

구만수: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인구 중에서 집을 가진 자가율이 54%에요. 100명 중 54명이 집을 가졌다는 얘기입니다. 좋은 집이든 나쁜 집이든. 그 사람들이 집값이 오르길 바라겠어요, 아니면 떨어지길 바라겠어요?


리: 가진 입장에서야 당연히 오르길 원하겠죠.

구만수: 당연하죠. 어차피 공급이 늘어날 때가 되면 집값은 떨어져요. 시행사 입장에서 시장에 아파트가 부족해서 분양을 막 하면, 사람들이 벌떼같이 들어서 분양을 받는다는 말이에요. 타임레그(time leg)라고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려요. 막 분양을 받았다가 3년 후에는 엄청난 물량이 쏟아질 때, 그때는 해결이 안 돼요. 그때는 어차피 투기자들, 요즘 진보정권에서 말하는 이 투기자들은, 바퀴벌레들은 다 죽게 돼 있어요. 왜? 집을 하나만 받은 게 아니라 욕심을 부려서 2개, 3개, 그렇게 받았기 때문에 해결이 안 되죠. 다들 대출 꼈으니 다 죽어요. 정부에서 그렇게 열심히 조지지 않아도 말이죠.


갭투자 붐이 불었지만, 이걸로 망한 사람 수두룩하다

리: 근데 뭐 죽는 시기가 있으면 활개치는 시기도 있지 않습니까?

구만수: 그렇죠. 시장이 계속 그렇게 활성화가 될 수는 없거든요. 입주시기가 다가와서 입주물량이 많으면 박살이 나는 거예요. 지금 부산, 창원, 포항, 울산… 울산이 시장이 죽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물량이 굉장히 많이 나온 부분도 있고, 거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장이 죽은 것도 있지만 물량이 어마무시하게 많아요. 그래서 그게 겹치는 거예요.


리: 서울은 불패라 치고… 경기도권에서도 서울의 중심상권 몇 군데와 인접해 있는 지역은 불패인가요? 예를 들어서 분당 같으면 강남이 대단히 가깝잖아요. 교통도 잘 뚫려 있고.

구만수: 서울 전체는 아니겠지만, 대부분은 안전자산입니다. 조정은 받겠죠. 경기도는 위치적으로 보면 안 되고요. 강남이 가까워서가 아니고, 분당도 서울처럼 집을 지을 데가 없어요. 아파트를 올릴 공간이 있느냐 없느냐? 그것만 바라봐도 돼요. 물론 정책, 심리, 대외적인 경제 상황도 영향을 주지만, 기본적인 것은 수요와 공급이에요.


리: 수요와 공급 외에 정부 정책도 중요하지 않습니까.

구만수: 정부는 좌파 정부든 우파 정부든 상관없이, 언제나 주택 가격이 인플레이션 가치만큼 스무스하게 올라가기를 바라요. 근데 주택 물량은 오늘 공급하고 싶다고 해서, 새우깡처럼 오늘 만들어내서 찍을 수가 없어요. 집이 늘어나기까지 3년이란 시간이 필요한데, 그 3년이란 시간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박근혜 정부에서 최경환 부총리가 빚내서 집 사라고 막 거들죠. 그때는 사람들이 집 안 사고 미분양이 많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그것도 3년 지나니 자연히 활황세를 띄면서 분위기가 좋아지니까, 다시 집값 오르고 시공사들이 또 분양해요.


어떤 정책이든 약발이 듣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리: 그 말인즉, 정부는 시장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구만수: 아닙니다. 서울은 단순히 수요와 공급만 가지고 볼 수 없는 부분이 좀 있어요. 수요와 공급만 놓고 보면 서울은 계속 상승해야 하잖아요. 물량이 없으니까요. 여기에 정책이 가미가 되는 거죠. 예를 들어 가장 큰 정책으로 대출 규제가 있어요. 이건 굉장히 강력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자기 돈을 가지고 살 수 있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보통 대출을 받죠. 사실 대출을 막은 것은 어떻게 보면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잘한 겁니다.


리: 잘한 건데, 그것 때문에 오히려 무주택자나 1주택자가 집 사기 힘들다고 비판받기도 합니다.

구만수: 그 말입니다. 현금성 자산을 많이 갖지 않으신 분들은 집값에 떨어진다고 해도 마찬가지예요. 10억짜리 집이 7~8억 된다 해서 살 수 있어요? 어차피 못 사요. 제가 봤을 때는 정부가 비싼 집을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풀어주는, 배를 따뜻하게 해 주는 게 아니라 아픈 배를 만져 주는 그런 정책인 거죠.

지금은 더 올랐다, 애초에 살 수 있는 사람은 한정적이란 이야기

리: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니까 서울 아파트를 약간의 사치재로 생각하신다고 볼 수 있을까요?

구만수: 정부에서는 그렇게 보죠. 적어도 한 가지는 확실해요. 그 곳 누구나 살고 싶어한다는 거. 그게 지속되는 한, 즉 그곳에 살고 싶어 하는 것을 사람들한테 다른 대체재를 주지 않는 한 그 욕망은 멈추지 않을 거예요. 사람들이 강남불패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서 나온 거예요. GTX고 복합환승센터고 아무리 만들어서 밖으로 밖으로 나가라 해도, 돈이 없어서 밖으로 나갈 뿐이지, 돈만 있다면 다시 서울 중심으로 들어올 거예요. 역으로 얘기하면 GTX도 결국 제일 이득 보는 게 강남이지요.

 

폼생폼사 아파트는 언제나 불패인 이유

리: 드물게 경상도 쪽에서 많이 활동하시는데, 서울에만 있는 것과 달리 보이는 게 있었다면…

구만수: 부산 시장이 지난 7~8년 동안 굉장히 좋았잖아요. 그러다 2017년 8·2 대책부터 힘들어졌죠. 그전에는 서울보다 시장이 더 좋았어요. 그러면서 각 지역이 움직이는 걸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 이런 걸 많이 보게 됐죠.


리: 무엇으로 읽을 수 있습니까.

구만수: 똑같아요. 시장 수급이고, 곧 입주물량이죠. 시장이 좋으면요, 상가, 토지, 옆집 쓰레기까지 다 올라요. 한 번 몰리면 사람들이 그쪽으로만 가거든요. 박근혜 정부에서 양도세 안 받을 테니 집 사라, 이런 정책적 요소에, 금리가 계속 떨어지면서 유동성이 풀려 시장이 좋았잖아요. 지금은 그렇지 않고요.


리: 8·2 대책 전후해서 서울은 또 많이 올랐잖아요.

구만수: 그거는 학습 효과가 있어서 그래요. 노무현 대통령 때 다주택자를 다 죽였거든요. 주택, 아파트가 다른 종목보다 가장 좋은 이유가 뭐냐면, 여기만 양도세 비과세 제도가 있어요. 시장 참여자도 많은 데다가 비과세 제도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아파트 시장에 굉장히 많이 몰려 있어요. 근데 이제 여러 채를 가지지 못하게 해요. 그러면 대표님은 여러 채 중에서 어느 걸 가질 것 같아요?

똘똘한 한 채 덕택에 강남3구가 날아올랐다. / 출처: 이데일리

리: 제일 비싼 거요.

구만수: 제일 좋은 거, 제일 위치 좋은 거, 안전자산으로 생각되는 것. 어디 아파트입니까? 서울 아파트죠. 나머지는 다 팔아버린다 그거죠. 8·2 대책 나온 것도 똑같은 패턴이에요. 정부에서 그렇게 만든 거죠. 비이성적인 급등이 아니라, 시장 행위자들의 매우 이성적인 선택이에요.


리: 다주택자는 이번에 파는 게 현명했던 선택일까요?

구만수: 그건 알 수 없어요. 다주택자라 불리지만 다들 달라요. 낡아빠진 집 몇 채를 가질 수도 있고, 아주 괜찮은 물건을 여러 개 가질 수도 있고… 그건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단순화하기 힘들어요. 그리고 다주택자가 그렇게 많지도 않아요. 정부에서는 2주택 이상이면 다주택자로 정리를 하거든요. 근데 사정상 이사하려는 사람들이 많고, 시장에서 말하는 적폐세력으로 분류가 될 정도 되려면 적어도 3주택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그 퍼센티지는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 사람들을 적폐로 내모는 건 인민재판밖에 안 된다는 거죠.


리: 지방으로 보면 어떨까요. 수성구가 코어라고 본다면 수성구에서 꽤 떨어진 데 입주물량이 늘어나면 어떻게 되나요?

구만수: 지금 수성구와 경계 선상에 경산시가 있어요. 걔가 같은 생활권이거든요? 근데 수성구는 오르는데 경산은 개박살나 있어요. 사람이 살고 싶은 곳은 수성구라서 그래요. 간단해요. 경산에는 물량이 지금 계속 나오지만 쉽지 않죠. 수성구가 학군도 좋지만, 가보면 뽀대가 나죠. 누구나 뽀대가 나는 곳에 살고 싶어 하는데, 그 뽀대가 나는 곳은 한정되어 있다는 거죠.

뽀대나는 수성구의 위용 / 출처: 매일신문

리: 하지만 누구나 핵심 코어에 들어갈 수는 없지요. 서울에도 코어가 여럿 있지만, 이건 아무리 일해도 벌 수 없는 돈이잖아요.

구만수: 제가 책에도 그 부분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계란 노른자에 들어갈 수 없다면 메추리알 노른자에 들어가라고. 내 투자자금과 가용자금에 맞춰서 간다면, 이왕이면 알짜배기에 가야 시장이 죽었을 때도 더 이상 많이 떨어지지 않아요. 반대로 장이 좋으면 물량이 부족하다든지 해서 뜰 때는 시장의 초과 수익률로 뜬다는 거죠.


리: 어디든 변두리로 갈수록 안정자산이 아니다…

구만수: 돈이 부족하다고 변두리의 안 좋은 곳을 매매하는 건 굉장히 위험한 생각입니다. 차라리 그쪽에서 전세를 살고 다른 곳을 시도해 보는 게 맞죠. 대출을 일으켜서라도 동네에서 가장 좋은 곳을 가는 게 좋습니다. 안 좋은 곳은 계속 도태되고, 좋은 곳과 안 좋은 곳의 양극화가 계속 벌어져요. 일본에 공실이 굉장히 많다는데, 그런 곳도 다 변두리예요. 한국도 똑같이 될 겁니다. 결국은 돈 버는 양질의 일자리 있는 업무지구는 불패죠.


리: 가구당 세대원 수는 계속 줄어들잖아요. 그런 상황이 장기유지돼도, 흔히 얘기하는 오피스텔, 원룸, 빌라, 이런 데는 가격을 막기가 굉장히 힘들다고 보세요?

구만수: 이건 돈 있는 사람들을 봐야 해요. 결국 돈이 있는 자산가와 고소득자들은, 혼자 살아도 넓은 데 살아요.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은 수익형 부동산이에요. 월세 기준으로 환산가격이 나오지 않으면 매매가격이 절대 올라갈 수가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가졌죠. 아파트는 수익형 부동산이 아니고 폼생폼사의 물건이에요. 강남 집값이 비싼 이유를 월세 환산으로 하는 사람이 있는데, 둘은 완전 다른 물건이에요.


리: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구만수: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갈 수 있습니다. 가는 만큼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됩니다. 우리는 그러한 새로운 세계를 경험이라고 하지요. 여러분들도 좋은 경험을 많이 체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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