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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더 떨어져야 한다는 정부 |전문가칼럼

2019-02-2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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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더 떨어져야 한다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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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과 전셋값이 동반하락하고 있다. 동반하락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0여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전셋값 하락이 폭과 속도 면에서 두드러진다.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년 전보다 2.5% 넘게 떨어졌다. 이에 따라 집주인이 계약기간이 끝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역별로 차이가 커 서울의 경우, 핵심인 강남4구의 전셋값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기는 했으나 아직 '역전세난'이라고 말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지방은 우려될 정도다. 조선 경기 위축으로 수요가 줄어든 거제나 울산 지역은 2년 전에 비해 각각 35%, 13%가량 하락했고 경기와 경북의 하락세도 뚜렷하다. 이에따라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과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방 중소도시 부동산 냉각이 고스란히 세입자의 피해로 돌아가고 있다”며 “지방 부동산의 깡통전세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그동안 수년간에 걸친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채산성이 좋아지자 건설업체들이 앞다투어 많은 주택을 분양, 공급물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2018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거의 70만 가구에 달했다. 1기 신도시가 조성된 1990년대 이후 최대 물량이다. 올해에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전년 보다 약 10% 늘어난 4만3000여 가구에 달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강력한 대출 규제, 집과 토지의 공시가격 인상 등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부동산 투기억제 시책과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심리도 집값과 전셋값 약세에 한몫을 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폭등세를 보인 집값과 전셋값이 하락세로 접어든 것은 다행스럽기 그지없다. 극심한 투기 광풍이 잦아든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단기간의 가격 급락은 또 다른 불안요인이 아닐 수 없다. 세입자가 전세금을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있는 보증보험에 가입했다면 다행이나 그렇지 않았다면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 보증금을 떼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일부 집주인들은 전세보증금 일부를 세입자에게 돌려주고 재계약을 하고 있지만, 여윳 돈이 없는 집주인들은 보증금 반환을 못하거나 미루고 있다. 이에따라 세입자와 집주인 간 분쟁이 급증하고 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산하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분쟁 조정 신청 건수는 2515건인데 이 가운데 71.6%가 전세금 반환 분쟁이었다. 올 1월 전세금 반환 신청 건수도 191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10.4% 늘었다. 또한 SGI서울보증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금 반환보증 지급액도 지난해 1607억 원으로 전년 대비 4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여름 역전세난이 절정에 달하면서 집값이 전셋값을 밑돌아 경매를 진행해도 전세금을 해결하지 못하는 깡통주택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우려된다. 역전세난과 깡통전세 속출은 주택 투매로 이어지고 92조3000억원(작년 말 기준)에 달하는 전세자금 대출 부실로 연결될 수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느긋하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어떤 대책을 내놓을 정도는 아니다”고 말하고 전세 보증금은 집주인의 채무인 만큼 돌려주는 것도 집주인 책임이라면서 “역전세 현상은 집주인이 해결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는 시세 차익을 노리고 무리하게 주택을 구입한 이른바 ‘갭(gap) 투자자’를 겨냥한 발언으로 정부가 이들까지 보호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부 지역에서 2년 전 계약한 가격이 시세보다 낮은 이른바 역전세 현상이 벌어지고 있지만 이는 그동안 급등한 부분이 일부 내려간 데 불과하다는 인식이다. 그는 특히 “부동산 가격은 전반적으로 더 안정될 여지가 있고 그렇게 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지난해 발표한 9·13 부동산대책의 ‘가계대출 옥죄기’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투기를 근원적으로 잠재워야 하는데 역전세난을 막기 위해 대출을 풀어 주는 등 조치를 취하면 이것이 집을 팔지 않고 버티는 자금이 되거나, 부동산시장으로 재투입돼 오히려 기조를 흔들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정부의 입장으로 미루어 오는 4월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발표되면 시장이 더욱 얼어붙어 깡통주택이 속출하지 않을 까 우려된다. 단독주택과 토지의 공시가 대폭 인상에 이어 공동주택 공시가격도 상당 폭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로서는 기껏해야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일부 개정, 임대인과 임차인 중 어느 한쪽이 분쟁 조정을 신청하면 주택임대차 분쟁조정 절차가 개시되도록 하는 등 소극적인 대책을 내놓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집주인이 조정에 응하지 않을 경우, 신청이 자동 기각되도록 되어 있다. 이젠 정부의 역전세난 대책을 기대하기 보다는 전세를 반전세로 바꾸거나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등 세입자 스스로 리스크 관리를 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 까 생각된다. <투데이 코리아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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