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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으론 못 잡는 집값 |전문가칼럼

2018-11-2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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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으론 못 잡는 집값



집값 안정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9·13 대책이 두 달 정도 지난 지금 그 효과를 조금씩 발휘하고 있는 듯하다. 서울 아파트 값이 소폭 하락했다는 소식은 참 오랜만에 듣는다. 당분간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기는 하나 이미 올라버린 집값이 조금 내린다고 해서 서민들에게 무슨 위안이 될까 싶기도 하다.


솔직히 머지않아 정책의 약발이 떨어져 또 천정부지로 치솟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그간 백약이 무효였던 수많은 부동산 정책을 봐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패할 때마다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좀 뜬금없는 이야기 같지만, 이를 위해서는 아파트의 정체를 파악해 보는 것이 우선일 것 같다. 아파트라고 불리는 공동주택은 프랑스 건축가인 르 코르뷔지에가 고안했다. 산업혁명 이후 초과밀화된 도시 정주환경의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낮고 조밀하게 방치된 건물들을 모두 철거한 후 초고층 건축물로 대체하였다. 그는 건물이 차지하는 총면적을 5%로 제한하고 나머지 땅은 공지와 녹지로 조성하였다. 이를 통해 도심에는 빛나는 햇빛과 신선한 바람이 유입되었다. 또한 코르뷔지에는 기계와 산업문명에 매료되어 고속도로, 지하철, 철도, 전차 등의 다층구조와 기계 형태를 가진 교통중심의 도시를 개발하였다. 심지어는 고층 아파트로 둘러싸인 중심광장에 비행장까지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우리의 아파트 단지는 도시적 전원을 형성할 수 있는 장점은 도외시하고 개발이익만을 우선시하여 과밀하게 지었다. 이는 경제발전에는 도움이 되었으나 투기 조장과 빈부격차를 초래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심지어 농지나 임야였던 강남 땅을 저렴하게 수용하여 주택용지로 분양함으로써 생긴 거대한 차익이 당시 독재 세력의 비자금으로 흘러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처럼 우리 땅에서는 코르뷔지에의 주거기계가 하루아침에 황금알을 낳는 금빛기계로 변질된 것이다.

독일에서는 코르뷔지에의 생각과 다른 개념이 싹트고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1920년대에 지어진 ‘말발굽형 공동주택단지’이다. 여기에는 부유층과 중산층을 겨냥한 코르뷔지에의 아파트와는 달리 서민들이 입주했다. 또 다른 특징은 단지 중앙에 주민 교류와 공동체를 위한 큰 중정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동차 중심 도시에서 인간을 축출해버린 코르뷔지에와는 사뭇 다른 면을 보이고 있다. 단지 전면에는 주민 집회 공간까지 있어 도심에 비행장을 설치한 것과는 큰 대조를 보여준다.

이처럼 아파트 투기를 막기 위해서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내놓는 새로운 정책이 아니라 주거 철학과 인식의 근본적 변환이다. 아파트 단지는 선진 웰빙 시대에 햇빛과 신선한 공기를 제공해주는 주거기계인 동시에 있는 자와 없는 자, 장애인과 비장애인, 약자와 강자 모두가 더불어 사는 공간임을 인지해야만 한다. 이는 우리사회가 간절하게 꿈꾸는 지속가능한 포용공동체를 이루어 가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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