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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나 집이 많은데…왜 집값은 오르나 |전문가칼럼

2018-11-1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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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나 집이 많은데…왜 집값은 오르나

서울아파트 166만 가구넘어
주택보급률 98% 달하지만
교통·문화·교육 여건 우수한
강남 등 주요지역 선호 높아
서울 집구하기 `하늘의 별따기`

주요국가 주택가격 수준 역시
2008년이후 물가 상승률 초과


요즘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여행하는 TV 예능 프로그램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은 자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한국의 독특한 음식이나 명소들을 찾아다닌다. 출연자들 가운데 많은 외국인들이 화려한 서울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남산이나 높은 건물의 전망대를 찾았다.

낯선 나라의 밤 경치를 구경하는 이방인들에게 수많은 불빛은 이국적이고 즐거운 추억이지만 서울이 생활 터전인 젊은이들은 조금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서울에 집이 저렇게 많은데 왜 내 집은 없을까?" "저렇게 많은 집이 있는데 도대체 집값은 왜 그렇게 비쌀까?" 경제학적인 초과 수요에 따른 결과라고 생각하기엔 마뜩잖다. 2017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로는 서울에 있는 아파트는 166만가구가 넘는다. 나라마다 가구 구성원 수가 다르지만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인원수는 2.5명이다. 따라서 현재 서울에는 이미 400만명 넘는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아파트 물량이 확보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일반 주택과 다세대주택 등을 합하면 서울의 주택 보급률은 98%다. 이런 숫자들만 보면 조사 때마다 매번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최근의 주택시장 상황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부동산 전문가들과 투자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택 시장 과열 현상을 정부의 부동산 규제나 부동산 투자심리 변화와 같은 다양한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경제학 모형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주택은 의식주 가운데 하나로 생존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재화이지만 단순히 그 보유만으로 욕구가 모두 충족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은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더욱 안락한 생활을 위해 더 좋은 주택으로 이전하려는 성향이 있다. 비바람을 피하고 잠만 자는 집의 기능만 생각하면 서울에 있는 주택의 질적 차이는 크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주변 경관이나 교통·교육과 같은 인프라스트럭처 등을 고려한다면 주택들의 질적 차이는 크다. 따라서 서울의 주택 보급률이 98%라고 하더라도 더 나은 주택을 원하는 사람들 때문에 세분된 주택 시장에서는 `희소성(scarcity)` 원리가 뚜렷하게 작용된다. 즉 서울 시내에 많은 집이 있지만 강남 주요 지역처럼 지하철을 비롯한 교통이 발달해 있고, 대기업 사옥들과 문화센터들이 밀집돼 있으며 교육 여건까지 좋아 모든 사람이 선호하는 지역의 주택은 여전희 희소하다는 뜻이다. 희소성이 높은 지역의 주택 가격은 대체재인 다른 지역 주택 가격 인상을 견인한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상품의 공급량보다 수요량이 더 많아 초과수요 상태일 때는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가격이 얼마나 가파르게 상승할지는 상품 공급의 탄력성에 영향을 받는다. 공급자들이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해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시장에서는 초과 수요로 인한 가격 상승 폭이 크지 않다. 가격이 조금이라도 상승하면 공급자들이 생산량을 증가시켜 수요 증가 효과를 희석하기 때문이다.

반면 부동산은 단기적으로 공급이 완전 비탄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 공급은 기존에 이미 완공된 주택들과 신규로 건설되는 주택으로 결정된다. 따라서 공급량 변화는 신규로 건설되는 주택에 의해 결정되는데, 시장에서 주택 가격이 아무리 상승해도 주택을 추가 완성하려면 절대적 시간이 필요하다. 필수재인 부동산 시장에 초과수요가 발생하면 단기적으로는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할 수 있다. 이는 최근 폭염으로 농작물 작황이 좋지 않자 채소나 과일 가격이 평소보다 3~4배가량 상승한 현상이 필수재 시장에서 공급이 비탄력적인 상품의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대표적인 사례다.

필수재이면서 동시에 공급이 비탄력적인 부동산 시장에서 초과 수요로 인한 급격한 가격 상승은 이론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서울의 주택 시장에서 초과 수요는 다소 복잡해 보인다. 인접국에서 대규모 난민이 유입되거나 자연재해로 기존 주택들이 상당수 파괴되는 아주 이례적인 사건이 갑자기 발생하지 않고서야 장기적으로 부동산 수요가 크게 변화할 요인은 흔하지 않다. 수도 이전이나 대단위 신규 사업 단지가 건설돼 특정 지역 부동산에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지만 서울에 해당되는 사례는 아니다. 지난해와 올해 주택 가격은 관계당국이 우려할 만큼 급격히 상승했고, 이는 서울 주요 도심 지역에 국한해 발생한 현상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과열 현상은 단순히 수요와 공급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셈이다.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비단 우리 경제에만 나타나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 세계 주택 가격을 지수화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주택 가격 수준은 이미 금융위기 이전보다 더 높고 대다수 국가에서 주택 가격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요인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 통화당국이 시행한 저금리 확장적 통화정책 영향도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근로자들이 집을 사려면 소득을 전부 저축했을 때 평균 11.2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베이징 17.1년, 캐나다 12.6년보다는 낮은 수치이지만 뉴욕 5.7년과 도쿄 4.8년보다는 높은 수치다. 서울 집값은 어떤 잣대로 분석하느냐에 따라 더 상승할 가능성도 높아 보이고, 하락할 여지도 커 보인다. 지난해 서울 지역 주택 거래량은 대략 28만가구이며 주택금융공사가 발표한 `주택부담지수`에 따르면 서울시 집값의 평균 상승률은 전년 대비 14% 수준이다. 즉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이며 시중금리가 2%대인 상황에서 서울에 있는 주택 가운데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량들이 거래되는 과정에서 14% 넘는 가격 상승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서 살펴본 주택 보급률과 주택 시장에 매년 추가되는 공급량과 수요량을 고려해보면 지금과 같은 주택의 가격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  


■ 기사를 다 읽은 후 얼마나 이해했는지 OX 퀴즈로 확인해 볼까요.

1. 주택시장은 다른 상품 시장과 달리 공급이 탄력적이다. ( )
2.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98%이다. ( )
3. 임금 대비 주택 가격 수준은 비교했을 때 서울 집값은 뉴욕이나 도쿄보다 높다. ( )

▶ 정답 = 1. X  2. O  3.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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