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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은 ‘실거래가’만 믿는다는 당신에게 |전문가칼럼

2018-11-06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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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은 ‘실거래가’만 믿는다는 당신에게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은 1.84% 올랐다. KB국민은행 조사 결과다. 지난 9월(3.83%)를 제외하면, 2008년 4월(1.98%) 이후 월간 기준 최고로 많이 올랐다. 세금 부담을 크게 늘리고 대출규제를 강화한 9.13 부동산 대책 이후 ‘거래절벽’이란 표현까지 나오면서 시장은 꽁꽁 얼었는데 좀 당혹스러운 결과다.


정부 공인 시세 통계기관인 한국감정원 조사는 조금 다르다. 역대 최고 수준의 상승폭을 보인 9월 1.84% 뛰었다가 10월엔 0.58%의 변동률을 보였다. 여전히 오름세이긴 하지만 비이성적 과열 현상을 보이던 9월과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감정원 기준 최근 3년간 10월 아파트값 변동률은 0.54%다. 계절적 변화요인을 고려한 10월 평균과 많이 비슷해졌을 정도로 안정됐다. 

KB국민은행과 감정원 시세 조사 내용 중 어떤 게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걸까.

일단 두 기관은 통계 집계 방식이 다르다. 모두 중개업소를 활용한다. 전국의 일정 규모 이상 단지 가운데 건축연도, 주택 크기 등을 고려한 대표성 있는 주택을 선택하고, 해당 아파트의 시세제공 중개업소를 지정해 정기적으로 조사한다. 표본수는 조금 다르다. 국민은행은 전국 3만4400여개 주택을, 감정원은 2만6600여개 주택을 대상으로 한다.

세부적인 조사 방식에선 차이가 난다. 국민은행 시세 통계는 공인중개업소에서 입력하는 ‘거래 가능한 시세’를 기준으로 최신 시세 정보가 업데이트 된다. 국민은행 정보는 따라서 호가(집주인들이 내놓는 집값)가 많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집값 상승기엔 상승폭이 크게 나오고 하락기엔 별로 반영이 안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달리 감정원은 조사원이 직접 시세를 작성한다. 실거래가 사례와 유사 사례 등을 고려하고 중개업소 시세 정보를 참고해 작성하는 방식이다. 객관적인 감정평가 방법을 도입해 합리적으로 시세 정보를 작성하고 있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조사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크다.

그렇다면 어떤 통계가 좀 더 정확한 현실을 반영할까. 요즘 두 기관 다 ‘믿을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통계를 작성하는 기관마다 제각각이니 도대체 신뢰할 수 없다는 거다. 그러면서 ‘호가’로 작성된 건 모두 틀린 정보고 ‘실거래가’만 믿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말 그럴까.

강남구 신사동 ‘래미안신사’ 전용면적 84㎡는 지난 3월 12억원(3층)에 실거래됐다. 지난해 12월 10억5000만원(7층)에 실거래된 이후 올해 있었던 딱 한건의 실거래 사례다. 강남권 아파트값은 올해 폭등했다. 만약 지금 래미안신사 84㎡ 로얄층을 가진 집주인이 있다면 집을 얼마에 내놓아야할까? 이 아파트 시세는 얼마로 평가해야할까. 올해 주변 다른 아파트 단지들은 수억원씩 뛴 곳이 수두룩하다. 이걸 그냥 12억원이 실제 시세로 봐야할까? 이 아파트 주변 중개업소엔 같은 크기 아파트가 14억원에도 매물로 나와 있다. 과도한 것일까.

실거래가에는 ‘일물일가’ 법칙에 따라 집주인의 사정도 반영된다. 급히 떠나는 사람은 시세보다 터무니 없이 싼 가격에 팔수도 있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일반적으로 매매되는 가격보다 20%이상 싸거나 비싼 실거래 사례가 수두룩하다. 

국민은행이나 감정원이 월간이나 주간 단위로 시세를 작성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건 이런 점이다. 주식처럼 거래 사례가 많지 않다. 어떤 단지의 어떤 크기는 몇 년간 거래 사례가 하나도 없을 수 있다. 2년 전 한건 거래됐으면, 그걸 지금 집값이라고 할 수 있을까?

호가가 움직이는 패턴이 있다. 일단 호가는 정부 정책 등 온갖 시장 상황을 반영한다. 개발 이슈 등 호재만 반영해 급등하기도 하지만, 침체기엔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지면서 실거래가보다 훨씬 싸게도 부른다. 그걸 주택 수요자가 받아줄 지는 미지수지만 일단 매물이 나온다. 그러다 안팔리면 호가는 내려간다. 내놓 집이 잘 나가면 호가는 또 금 새 올라간다. 자연스러운 시장 흐름이다. 그걸 ‘왜곡’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집값이 롤러코스터처럼 급등락을 하면서 혼란하다는 사람이 많다. KB국민은행 시세나, 감정원 시세, 모두 나름대로 합리적인 기준을 가지고 만든다. 각종 통계가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이 어느때보다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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