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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못 잡는 이유 |전문가칼럼

2018-09-1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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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못 잡는 이유


“강남 집값요? 두고보세요. 더 뛸 겁니다.” 박근혜정부에서 차관급 공직을 지낸 경제학자 K는 장담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초기였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큰소리치지만 결국 실패할 거란 얘기였다.

“글쎄요. 과연 그럴까요.” 그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었다. 박근혜정부는 대놓고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을 폈다지만 지금 정부는 “하늘이 두 쪽 나도 집값은 잡겠다”던 노무현 정부의 DNA를 계승한 정부가 아닌가. 과감한 정책으로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오판이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K의 주장이 옳았다. ‘촛불혁명’의 힘으로 정권을 잡았으면서도 정책은 그에 어울리지 않게 허술하고 빈약했다. 부동산 보유세 ‘찔끔 인상’안은 결정적이었다. 과연 집값을 잡을 의지가 있는 것인지, 그냥 집값 잡는 시늉만 하겠다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욕망이 넘실대는 시장이 이 허약한 고리를 놓칠 리 없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가. 근본적 해법은 없는 걸까. 현인(賢人)의 지혜가 필요했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공직 인생 내내 ‘망국적 부동산중심 사회’를 개탄하며 이를 뜯어고치려 노력한, 거의 유일한 고위 공직자였다. “부동산중심 사회에서 벗어나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게 박 전 총재의 단단한 신념이다. 노태우정부 당시 경제수석으로 토지공개념을 도입해 법제화한 이도 바로 그다.

―서울 집값은 왜 치솟기만 하는 것인가.


근본을 다스리지 않기 때문이다. 집은 주거공간이다. 그런데 돈 버는 수단으로, 경기부양 수단으로 생각해왔다. 오랜 세월 국민이나 정부나 시각이 잘못됐다. 근본대책이란 결국 집을 주거공간이라는 원위치로 돌리는 것이다. 치부수단으로 생각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정책을 펴야 한다.”

―그래야 하는 이유는.

“집이 돈 버는 수단이 되면 불필요한 보유가 늘게 되고 그 만큼 땅값, 집값이 오르게 된다. 이는 생산소득이 아니고 후세들의 부담으로 이뤄지는 비생산적 소득이다. 집값이 오를수록 삶의 질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부동산중심 사회에 머물러 있는 한 어떤 경제성장에도 삶의 질 선진화는 기대할 수 없다.”

―결정적 해법이 있을까.

“보유과세다. 그 거 하나면 충분하다. 그런데 지난번 발표한 보유세 인상안 보면 그게 올린 건가. 최저임금 같은 건 필요 이상으로 올리면서 부동산 보유세는 솜방망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미국과 일본은 보유세율이 시가의 1~2% 수준이다. 미국 뉴저지에서 5억원짜리 집을 가진 사람은 1년에 보유세로 1000만원을 낸다. 우리나라에서 10억원짜리 집을 가지면 미국식으로는 1년에 2000만원을 내야 한다. 그래야 집으로 돈 벌 생각을 안 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보유세율은 시가의 0.2% 수준이다. 미국 같으면 2000만원 낼 것을 우린 200만원만 내고 있는 것이다.”

―한번에 올릴 수는 없지 않은가.

“적어도 이번에 0.5%까지는 올리고 이후 순차적으로 올리면 된다. 10년 뒤에는 선진국 수준으로 올린다는 목표로 연차 장기플랜을 짜 국민에게 공표하는 거다. 대신 거래세는 대폭 내려야 한다. 현재 3∼4%인 거래세를 3분의 1 정도로 낮춰 사고파는 건 쉽게 하고 돈을 벌 목적의 불필요한 부동산 보유에 대해선 세부담을 확 늘리는 것이다.”

―충격과 반발이 클 텐데

“충격적이라고 하겠지. 그러나 그런 충격이 없으면 집값은 안 잡힌다. 부동산에서 보유세를 늘리는 만큼 소득세는 낮춰주면 된다. 일하는 사람의 세금은 줄고 부동산으로 먹고사는 불로소득자의 세금은 늘게 된다. 그게 토마 피케티(프랑스 경제학자, ‘21세기 자본’ 저자)의 주장처럼 빈부격차를 줄이고 집값 잡고 근로의욕을 높이는 비결이다.”

해법은 간단했다. 문제는 실천이다. 박 전 총재는 “충격이 크고 반대가 있어도 밀고 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정권 창출에도 기여한 인물이다. 작년 대선 당시 문재인캠프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자문위원장을 맡았다. 지금 문재인정부에 부족한 것은 시장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정책을 밀어붙일 용기와 결단력인지 모른다.



류순열 기자칼럼 바로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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