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12 13:40

http://blog.drapt.com/muhan5/91134362456195

1등하려고 하지 말아라!!

필자에겐 다양한 분들이 상담을 하러 오지만, 자금 규모가 좀 되는 분들이 상담을 하러 오면, 할 이야기가 많다. 그건 돈이 많기 때문에 대우를 특별하게 해준다는 뜻이 아니라, 돈이 많기 때문에 여러가지 전략의 구사가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얼마전에도 자금규모가 되는 분이 찾아오셔서 상담을 하길래, 이런 곳, 저런 곳을 추천해주면서 열변을 토했다.

그런데 진지하게 듣던 그 분이 맨 마지막에 던진 말은 이랬다.
“저… 거기 다 알고 있거든요…”

그렇게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왜 여지껏 투자하지 못했을까? 그분은 그런 곳을 무려 3년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왜 못했던 것일까? 아니, 그분의 그 말에는 좀더 ‘쇼킹한’(?) 곳을 알려달라는 주문이 담겨있는 것일까? 하여간 그분은 투자를 못했고, 상담을 하고 나간 후에도 과연 투자를 할지 의문이 들었다. 이 사람은 뭐가 문제였을까?

이런 분들은 두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투자에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는 점이고, 둘째, 1등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첫째, 투자의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는 것은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물론 부동산 투자를 함에 있어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별로 없다. 오히려 경험이 너무 많으면 이상한 사람이다. 투기꾼이든지, 아주 돈이 많아야 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을 이유로 드는 것은, 현실에서 벌어지는 성공사례들에 대해서 깊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똑똑하지만, 주변의 성공사례에 대해서는 좀 ‘무시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돈을 번다는 것은 교과서적인 일이 절대 아니다. 합리적인 사고를 많이 한다고 돈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서 일어나는 실제 ‘사건’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런 것들을 모두 무시하고 자신의 분석만을 믿는다면 언제나 투자하는 것에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투자에 성공하려면 주변 사례에 대해서 늘 깊은 관심을 가져야한다.

둘째, 1등을 하려고 했다는 것은 지나친 투자의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건 욕심이다. 투자에 있어서는 어떤 전문가도 100% 확신할 수 없다. 수많은 변수들이 작용하는 것이 투자의 세계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투자성공을 ‘상위권’ 정도면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이 필요하다. 상위권 중에서도 1등을 했다고 하면 그야말로 그건 신이 내린 축복이라고 생각해야한다. 그건 똑똑해서 1등을 한게 아니다. 물론 어느정도 예상을 해서 투자하는 것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 예상대로 맞은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 투자자가 예상하지 못한 수많은 변수들이 묘하게도 잘 협조를 해줘서 그 예상이 맞도록 해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적당한 투자수익률이면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런 마음이 더욱 필요한 이유는 그러지 않을 경우 ‘시기를 놓치기’ 때문이다.

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이 최종적으로 내뱉은 말, ‘거기 다 알고 있거든요’처럼, 알고 있어도 못하는 이유는 1등을 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시기는 다 놓치게 되고, 자기가 후보로 생각했던 거 아무거나 투자했어도 수익을 냈을텐데 수익을 내지 못했다는데에서 자괴감이 들고, 그러다보니 초조해지고, 초조해지다보니 이제는 더욱더 큰 수익을 내서 회복해야겠다는 압박감이 들게 된다. 그러다보니 또 투자하지 못하고… 이런 악순환이 거듭되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욕심이다. 투자는 적당한 수익, 조금 더 나아가면 상위권의 수익을 바라는 것으로 만족할 줄 알아야한다. 물론 1등의 수익을 낸 사람을 보면 배도 아프고, 억울한 생각도 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어떤 특별한 노력을 한다고 해서 1등이 되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냥 그 사람의 복이라고 생각하는 여유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노력한다고 해서 로또에 당첨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 한가지, 이런 욕심을 버릴 줄 알아야하는 중요한 이유는, 이런 자세를 가져야만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있다. 위에서도 예로 들듯이 ‘1등을 하려고’ 집착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는 것이, 자신이 시기를 놓쳤다는 것이, 금방 시장을 통해서 입증되게 되면, 상당히 불안해지고, 자괴감을 갖게 된다. 그러다보니 그것을 만회하려고 욕심을 내게 되고, 그렇게 되면 판단이 흐려진다. 결국 위험한 자산에 투자하게 되고, 최악의 결론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다.

얼마전 상담했던 한 분의 이야기다. 이분은 자녀들의 유학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강남에 살던 집을 팔려고 내놓았다. 그런데 2년이 되도록 팔리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날 손님이 와서 흥정을 하자 반가운 마음에서 얼른 팔았다. 그런데 이건 왠걸… 그 후로 강남의 집값은 폭등을 했다. 그러니 앓아누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후배로부터 연락이 왔다. 좋은 땅이 있으니깐 사라는 것이다. 곧 5배는 오를거라고. 그분은 나름대로 땅을 조사한다고 했으나, 이미 그분의 눈에는 ‘만회하겠다’는 집착이 가득차 있었던 것이다. 수년이 지난 후 이제서야 필자에게 그 이야기를 해서 땅을 조사해봤더니 아니나다를까 기획부동산이 길도 없어 쪼개서 판 땅이었다. 그분이 ‘길’이라고 알고 있던 땅 역시 다른 사람의 소유의 땅이었고, 그것도 여러 사람 지분으로 되어있었다. 가격은 둘째치고, 권리관계마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그야말로 신의 특별한 도움이 없는 한 회복은 거의 어려운 상태였다.

또 어떤분은 필자에게 한 2년 정도를 상담받은 분이있었다. 이런 분은 아무리 말해줘도 또 비교하고, 또 비교한다. 그리고 결정을 못한다. 그러더니만, 10.29대책 바로 전에 재건축을 사서 한참동안 마음 고생을 했다. 거참.. 타이밍도 잘 맞추기도 하지…

또 한가지. 1등을 하려는 사람은 스스로 발등을 찍게되는 중요한 요인이 있다. 그것은 바로 과거의 가격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아예 모르는 사람은 이게 투자수익률이 좋다고 하면 그냥 투자한다. 그런데, 너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이게 옛날에 얼마였는데 내가 지금 얼마에 산단 말야!! 말도 안돼!’ 이런 반응을 보인다. 향후 수익률보다는 과거에 사지 못한 것에 대한 억울함 때문에 미래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다 1등하려고 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다.

투자에 대해서 공부해야하는 이유는 확률을 높이기 위함이다. 그리고 그 정도에서 만족해야한다. 1등을 놓친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마음도 다스를 필요가 있고, 꼭 1등을 하고 싶다는 마음도 다스려야할 필요가 있다. 투자는 한번에 끝낼 일이 아니다. 일생을 두고 천천히 즐기면서 해도 괜찮은 일이다. 투자라는 본래의 뜻이 여윳돈을 가지고 하는 것이듯이 마음의 여유도 필요한 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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