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7-27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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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종후 평가 후 관리처분 … 동·호수 배정 기준도 신경 써야 바야흐로 중층아파트 재건축 시대가 됐다. 이제 서울 및 주요 수도권 지역에서 5층 아파트는 어색한 풍경이 됐다. 정부의 눈총을 받고 있는 개포·고덕 등 강남 일부 재건축단지들을 제외하고서는 이제 5층 아파트들을 좀처럼 찾아 볼 수 없다. 정부규제로 인해 사업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일부 5층 아파트들을 뒤로하고 10층 안팎의 중층아파트들이 그들을 추월해 나가고 있다. 추월 기반은 2004년 후반기 서초·반포 고밀도지구 기본계획이 결정되면서부터였다. 재건축을 진행하기 위해서 선행절차로 기본계획이 확정되었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배경 하에 고밀도지구 내 일부 재건축단지들은 벌써 철거 및 착공에 접어들고 있다. 중층 재건축, 고밀도가 주도 중층아파트 중 사업추진 탄력을 받고 있는 곳들은 고밀도지구다. 다른 일반 중층아파트들이 있긴 하지만 대단위 규모로 도시 요지에 들어서 있는 고밀도지구가 많은 개발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고밀도지구의 현재 상황과 비추어 볼 때, 서울의 5개 저밀도지구 아파트들은 거의 사업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 과정에서 저밀도 재건축사업이 고밀도지구들의 재건축사업 참고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사업추진되는 기본 과정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재건축사업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사업규모가 결정되는 아파트지구 기본계획이 통과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에 따른 정비계획 및 조합인가 등 갖가지 사업 추진 과정은 그동안 저밀도지구가 사업을 추진해 왔던 부분과 대동소이하다. 따라서 저밀도지구가 사업을 진행해 오는 동안 고밀도지구에서는 조합과 조합원 입장에서도, 그리고 관할 시청 및 구청에서도 ‘예습’을 한 셈이 됐다. 또한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 중에 발생되는 반대 조합원과 조합간에 발생한 크고 작은 대립과 그에 대한 해결방안 등도 이미 노출될 만큼 노출되어 있다. 저밀도지구 조합장들 발언을 들어보면 95년을 전후해 시작된 저밀도지구 재건축사업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힌다. 서울에서도 재건축사업이 거의 처음 시작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재건축 관련 법률 및 제도가 정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이 추진되다 보니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 이 상황은 조합이나 행정관청이나 마찬가지였다. 한 저밀도지구 출신 조합장은 “당시에는 조합과 관청 양측 모두 재건축 관련 제도를 만들어가면서 재건축사업을 추진했다고 하는 것이 적절한 표현”이라면서 “미비한 제도상의 문제가 발견돼 대안을 모색해 나갔는데 그 과정에서 조합과 관청이 대립할 경우에는 그 해결책을 마련에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고밀도지구 측에서는 저밀도지구의 사업추진 사례가 있기 때문에 예전보다 훨씬 시행착오가 적은 상황에서 사업추진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층·향별로 종전가치 세부 산정 필요 고밀도지구가 저밀도지구의 사업추진 내용을 벤치마킹할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저밀도지구와는 다른 부분도 있어 그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 부분이 바로 관리처분 기준과 동·호수 배정 기준이다. # 쟁점 1. 관리처분기준 관리처분은 소위 업계에서 ‘재건축사업의 꽃’이라고 명명되며 재건축사업의 분수령을 의미하는 가장 중요한 절차로 인식돼 왔다. 조합원들에게 있어 가장 민감한 부분인 금전 부담을 결정짓는 절차였기 때문에 그만큼 크고 작은 분쟁도 많이 벌어져 왔다. 일반적으로 관리처분에 있어 종전가치와 종후가치를 산정해 여기서 조합원 권리가액이 정해지고 향후 입주할 주택 평형이 결정되면 그에 따른 차액에 의해 조합원 분담금이 결정되어져 왔다. 이 같은 기준은 예전 저밀도 아파트나 고밀도 아파트나 차이가 없다. 그러나, 종전가치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고밀도아파트는 더 세심하게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관리처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기준을 바탕한 형평성 있는 기준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형평성을 가지고 각 평형별 조합원들이 각기 다른 주장을 펼칠 경우 관리처분총회는 아수라장이 되는 상황이 종종 벌어지기도 했다. 저밀도지구의 관리처분은 면적기준으로 진행돼 왔다. 층과 향에 따른 영향이 적은 것으로 판단해 그 종전가치 차이가 미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밀도지구 아파트와 고밀도지구 아파트의 차이는 층과 향 등에서 저밀도지구 아파트에 비교해 볼 때 큰 차이가 발생한다. 층이나 향에 따라 동일 평형이라 하더라도 가격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 따라서 동일지분의 경우 거의 동일한 가치로 산정되는 저밀도 아파트와는 달리 고밀도 아파트에서는 종전가치 산정이 더욱 복잡하고 다양하게 된다. # 쟁점 2. 동·호수 배정 기준 저밀도아파트들은 동·호수 배정 과정에서 큰 논란은 없었다. 혹 논란으로 꼽을 만한 것은 수기추첨과 전산추첨 방식을 정하는 정도였다. 행여 일부 조합원들은 전산추첨의 경우 동·호수 배정 과정에서 집행부에 좋은 동·호수가 배정되는 비리가 생길 수 있다며 수기추첨을 요구하는 정도였다. 이 같은 논란 역시 신축되는 고층아파트의 층·향별로 가치가 달라진다는 것에 비롯되는 것이었다. 일부 자체 분양사업에서 추첨 비리가 있다는 사실은 한 두 번 접한 적은 있으나 시중 은행 전산실에서 추첨하는 조합의 전산추첨과 관련해 비리가 발생됐다는 것은 아직까지 접해보지 못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저밀도아파트의 경우 증가하는 용적률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에 일반분양이 많았고, 그 과정에서 조합원들은 최대한 좋은 층과 향을 골라 입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밀도아파트의 상황은 이와는 좀 다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고밀도아파트 재건축의 특징은 세대수 증가가 거의 없고 평형과 층고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기존 용적률이 높고, 게다가 저밀도지구 용적률보다 고밀도지구 용적률이 더 적어지도록 하는 기현상이 제도화되면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 특히, 고밀도아파트에서는 조망권이 우선시 되는데 세대수 증가가 없다보니 향후 신축 아파트 입주권을 놓고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기존에 조망 세대 조합원들은 신축 후에도 조망세대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라 요구하는 것이다. 반면, 비조망 세대에 거주하던 조합원들은 동일한 조합원 권리로서 추첨에 의해 가야 한다며 그들 역시 신축 후 조망세대를 희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대립은 재건축 추진 시작단계에서부터 불거지며 동의율 충족이 쉽지 않게 된다. 따라서 이 같은 부분에 대한 조합원 내부적인 합의안 모색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일대일 대응 입주’ 대안 모색 이 같은 상황에서 다양한 해결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해결책은 가치 군집을 만들어 일대일 대응 형식으로 입주권을 부여한다는 방법이다. 감정평가사에 의해 기존 아파트에 대한 종전가치 순위를 만들고 이에 대비해 향후 신축되는 세대에 대해서도 가치 순위를 만들어 그 순위에 따라 신축아파트에 입주를 시킨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존 아파트가 100세대라면, 기존 아파트 각 세대의 가치 순위를 결정하면 1위부터 100위까지 결정된다. 일대일 재건축이 진행된다고 했을 때 이후 신축되는 아파트에 대해서도 1위부터 100위까지 가치 순위를 부여하고 그 동일 순위 세대에 대해 입주하게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기존 층별로 群을 형성해 해당 층 안에서 신축 아파트 동·호수를 결정하는 것. 예를 들면 기존 아파트를 3개층 단위로 群을 만들어 3개층 내부에서 추첨에 의해 층을 결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 1∼3층, 4∼6층 등으로 群이 형성되며 각각의 해당 群 내에서 추첨을 통해 신축 아파트의 동·호수를 결정짓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법을 사용하게 되면 기존 4층 세대가 아무리 추첨운이 좋다고 하더라도 6층 이상을 배정받을 수 없는 것이고 4층 이하를 배정 받을 수도 없는 것이다. 지난 달 사업인가를 받고 관리처분을 준비하고 있는 강남 한강변의 C조합이 이 같은 방법으로 관리처분을 진행한다. 조망권 별로 群을 만들어 이 기준으로 동·호수 배정을 진행시키고 있다는 것. 조합 관계자는 “기존 조망권에 대한 기득권을 인정한다는 측면에서 동·호수 배분시 로얄층 별로 群을 만들어 관리처분을 진행시킬 예정”이라며 “이에 대해 조합원들도 대부분 수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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