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사업추진 걸림돌은■ 이주단지 판교ㆍ여수ㆍ송파 … 계속 협의중

성남시 옛 시가지 재개발사업의 관건은 세입자에 대한 이주대책 마련이다.

사업지 내 전체 가구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세입자들을 이주시킬 주택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옛 시가지 재개발은 세입자와 가옥주간 오랜 다툼이 예상돼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염려가 있었다.

성남시가 직접 재개발을 시행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성남시는 주택공사와 함께 대규모 택지지구에 이주 주택을 마련하고 있다.

판교에서 1990가구, 도촌에서 640가구의 임대주택을 확보했고 도촌에서는 추가로 840가구를 지을 수 있는 땅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주 주택은 여전히 태부족 상태다.

성남시의 '도시ㆍ주거환경 정비 기본 계획안'에 따르면 1단계 사업 시행 때는 이주주택 여유량이 2738가구에 이르지만 2단계 때는 5282가구, 3단계 때는 9667가구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성남시는 건교부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여수택지개발예정지구에 1800가구, 송파신도시에 5000가구를 달라고 청했다.

이에 대해 건교부 실무자는 "여수 지구는 1개 블록을 성남시에 할당했다"고 말했다.

여수 지구는 조성 때부터 성남시 이주단지 확보를 염두에 두고 있었기에 성남시가 할당받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송파신도시는 건교부가 "지금은 택지개발지구 지정과 관련된 사항만 성남시와 협의중"이라고 말해 임대주택 확보가 불투명하다.

송파신도시는 2011년 이후에나 입주가 가능하므로 향후 건교부 태도가 긍정적으로 바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성남시가 송파신도시에서 5000가구를 확보한다고 해도 부족분을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밖에 성남시는 앞단계 재개발 지구에서 새로 지은 주택 일부를 뒷단계 사업지의 이주 주민들에게 빌려줄 계획이다.

재개발 아파트의 17%를 차지할 임대주택을 활용하겠다는 생각이다.

주택공사는 "성남시의 사업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이주단지 확보 문제는 탈 없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원, 7조3천억원 필요 대부분 민간부담

공영개발 방식에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점도 사업 시행의 걸림돌이다.

토지 소유자들은 공영개발하면 소유주의 몫으로 돌아올 개발이익이 줄어들까 염려한다.

2단계 사업지의 4개 재개발 예정 구역에서 주민들이 성남시 승인 없이 추진위원회(가칭)를 결성해 직접 사업을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이에 대해 성남시는 "주민들 스스로 세입자 이주대책을 마련한다면 이를 검토해 주민들 스스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영 개발을 포기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주민들 스스로 이주단지를 마련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또 민간에 재개발을 맡겨 일시에 가옥이 철거되면 주택 부족에 따른 전세난도 염려된다.

법원도 성남시 편이다.

1단계 사업지 가운데 중3 구역 일부 주민들이 성남시를 상대로 추진위원회 승인신청 반려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한 바 있다.

재건축ㆍ재개발ㆍ주거환경 개선 등 도시환경정비사업에 필요한 돈은 무려 7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민간이 6조47722억원, 공공이 8081억원을 부담한다는 게 성남시 계획이다.

주택재개발사업은 민간이 4조151억원, 공공이 1604억원을 부담하게 되는데 재원 마련 방안이 주목된다.

성남시는 "도시계획세 등으로 9700억원의 기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