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2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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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투자가 주식형 펀드보다 낫더라

이기헌 대우증권 고객자산운용부장 ETF 50% 편입한 랩 수익률 탁월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국내 주식형 펀드 매니저들보다 나은 성과를 낸 증권사의 자산운용 전문가가 있어 화제다. 그는 KOSPI200 지수를 충실히 따라가는 ETF를 자산 중 50% 이상 편입하는 지극히 단순한 투자전략을 구사해 높은 수익을 올려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객자산을 일임형으로 운용하는 랩어카운트(Wrap Account) 매니저인 이기헌 대우증권 고객자산운용부장은 최근 1년간 51.61%(대우증권 마스터랩 추세형상품 기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KOSPI200 수익률 45.34%를 6%포인트가량 웃돌았을 뿐 아니라 국내 주식형 펀드 매니저들의 평균 성적인 47.28%도 능가했다. 특히 3개월, 6개월, 1년 수익률이 모두 KOSPI200 지수를 웃돌았다. 물론 최근 장이 좋았기 때문에 웬만한 펀드매니저들이 벤치마크인 KOSPI200 지수를 웃도는 성적을 냈다. 하지만 마스터랩은 6개월, 1년 수익률에서도 국내 주식형펀드들의 평균수익률(제로인 계산치)을 웃도는 성과를 냈다. 특히 동종업계에서 출시된 대부분 랩 상품이 주식형 펀드보다 못한 수익률을 내고 있기 때문에 이 부장의 상품은 더욱 눈에 띈다. 비결이 뭘까. 그는 자산의 50%를 KOSPI200 지수를 따라가는 ETF로 채운 다음 나머지 50%를 상승 가능성이 있는 10~15개 종목으로 채운다. 이를 행성-위성(Core-Satellite) 전략이라고 부른다. 시장 상승만큼을 기본 바탕으로 깔고 초과수익을 공격적으로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이 전략은 무엇보다 매수ㆍ매도 시점을 잡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 4월 초만 해도 삼성전자를 편입했던 펀드매니저들은 `팔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조선ㆍ기계업종에서 시작한 한국 증시 랠리가 삼성전자로 옮겨붙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삼성전자는 `매력없는 종목`인 동시에 `팔 수 없는 종목`이 돼 버렸다. 아직까지 삼성전자 비중을 줄이지 못한 펀드들은 시장을 따라잡지 못한 채 거북 걸음질을 하고 있다. 반면 이 부장은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KOSPI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 자산 중 50%를 차지하고 있는 ETF를 하나씩 팔면 된다. 이 부장은 그래서 최근 같은 상승세가 즐겁다고 했다. 그는 "주가가 상승하면 ETF를 팔아서 그 돈으로 시장보다 더 상승할 수 있는 종목들을 찾아 투자한다"며 "이 방식을 취하면 삼성전자를 들고 있는 펀드매니저들에 비해 더 적극적으로 종목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이런 결과 때문에 ETF를 예찬한다. 그는 "3년 동안 대우증권 상품개발팀에 근무하면서 국내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100여 명을 만났다"며 "그들의 투자전략을 모두 경청한 결과 나온 최선의 투자전략은 ETF를 50% 편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TF의 최대 장점은 매니저들을 아집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펀드매니저들은 종목을 하나 발굴하면 그 종목을 버리기 참 어려워한다. 아니, 애지중지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우여곡절도 많았다. 무엇보다 ETF에 대한 인식들이 좋지 않았다. 이 부장은 "내 전략에 대해 후배 운용역이 반론을 제기한 적이 있어 한번 그 친구 방식대로 운용을 맡긴 적이 있었다"며 "그러나 수익률이 좋지 않았고 그 친구도 결국 내 ETF 편입전략을 따르게 됐다"고 말했다. 고객들도 "왜 내가 맡긴 자산을 ETF에 투자하느냐"며 항의하는 일이 빈번했다. 하지만 고객들에게 "ETF에서 적극적인 수익을 얻으려는 게 아니라 일종의 안전판으로 비축해 두는 거라고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라고 일일이 설득했다. 그는 "ETF는 훌륭한 금융상품"이라며 "하지만 ETF를 증권사에서 주력상품으로 팔지 않고 ETF를 주식으로 취급하는 감독당국의 규제 등 걸림돌이 많다" 고 아쉬움을 표했다. [신현규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07.06.19 17:13:0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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