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정부의 부동산 규제 한파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속칭 ‘떴다방’ 들이 최근 경기 파주 한라비발디, 서울 은평뉴타운 등 수도권 주요 분양 모델하우스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의 불법 전매 권유 행위는 곧이어 진행될 용인 흥덕지구, 성복지구 등의 수도권 유망 인기택지 분양에서 더욱 활개를 칠 가능성이 많은 등 한동안 잠잠했던 수도권 분양시장이 다시 혼탁해지고 있다.

■“웃돈 2000만∼3000만원 바로 드립니다.”

26일 일산 일대 부동산중개업소 및 업계에 따르면 26일부터 계약에 들어간 경기도 일산 백석동 소재 파주 운정 한라비발디 모델하우스 인근에는 불법전매를 부추기는 ‘떴다방’ 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이들은 분양이 이미 완료됐지만 계약 관련 문의를 하거나 모델하우스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자 찾는 방문객들을 중심으로 웃돈을 받고 팔아주겠다며 명함을 나눠주고 상담중이다.

현재 한라비발디 아파트가 들어서는 파주신도시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어 입주 후 등기를 치르기 전까진 아파트(분양권)를 팔 수 없다. 이 아파트 40평형대 당첨이 됐다는 한 청약자는 “계약과 관련해 문의를 하기위해 모델하우스를 들렀는데 주차장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중개인들이 달라붙어 곧바로 2000만∼3000만원에 웃돈을 주고 산다는 사람이 있다며 전매를 권유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중간에 명의변경은 불가능하지만 분양계약서 상의 최초 명의를 분양권 매입자 명의로 바꿔칠수 있다며 법적으로 하등의 문제가 없다며 당첨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해 시공 및 분양을 담당하고 있는 한라건설 측은 “우리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관할경찰서를 비롯해 관청, 심지어 국세청에게 까지 협조를 요청했지만 실제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예방차원의 단속은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분양관리를 직접하고 있는만큼 명의변경이란 있을 수 없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같은 떴다방들의 활동은 파주 한라비발디 뿐 만 아니라 후분양제로 분양이 1년 늦어지게 된 서울 은평뉴타운 현장에서도 눈에 띄었다. 은평뉴타운 모델하우스 인근에서는 ‘집 등을 수용당한 원주민에게 주어지는 입주권(일명 ‘딱지’)을 싸게 사주겠다’며 원주민들이나 모델하우스를 찾는 청약객들을 현혹하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원주민 입주권의 경우, 일반분양보다 분양가가 30% 안팎 싼데다 청약통장이 없어도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현시점에서 ‘딱지’는 엄연한 불법전매행위로 간주돼 처벌 받는다.

■지방에도 떴다방 활개

아산, 부산 등 지방 도시에서도 떴다방이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대동종합건설이 충남 당진군 당진읍 채운리 일대에 공급하는 ‘대동 다숲’ 모델하우스가 대표적이다. 무허가 중개업소를 중심으로 불법전매 움직임이 크게 일자 당진군과 관할 세무서, 경찰서 등까지 나서 대대적인 집중 지도 및 단속에 나섰을 정도다. 부산 지역에서도 전매가 자유로운 비투기과열지구를 중심으로 떴다방들의 활동이 재개 됐다.

이때문에 앞으로 수도권 유망택지를 중심으로 ‘청약광풍’이 몰아칠 것은 시간문제라는 경고마저 나오고 있다. 내달부터 용인지역에서는 제2의 판교로 일컬어지는 흥덕지구의 분양이 시작된다. 흥덕지구는 등기후 바로 전매가 가능한데다 분양가가 인근 판교에 비해 평당 최고 700만원이나 싸(평당 분양가 900만원대) 이미 과열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유엔알 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용인흥덕분양이 끝나면 11월에는 파주 교하지구, 내년 1월부터 용인 성복, 5월께부터는 운정지구, 다음에는 성남 도촌지구 등 유망 분양이 줄줄이 대기중”이라며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이 과열되고 이를 떴다방이 부추기게 되면 다시금 수도권 전체로 ‘청약광풍’이 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떴다방들이 가세한 청약열풍은 단순히 청약분위기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실수요자 위주의 시장 흐름을 깨고 주변 집값을 자극하는 부작용을 낳는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newsleader@fnnews.com 이지용기자

■사진설명=27일 경기 고양 일산 마두역 인근 한라비발디 모델하우스에는 청약일정이 완전히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주차장 일대에서 떴다방들이 계약자들을 상대로 불법전매를 부추기는 은밀한 영업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출처 : 파이낸셜뉴스 200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