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람들 조차도 목동신시가지를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강남을 가 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소위 지난 수 년간 강남이나 재건축 아파트만 사고 팔아 재미 ( ? )를 본 강남 재테크의 고수들 조차도 목동 아파트에 대해 고개를 절로 흔든다. 왜 강남도 아닌 곳이 강남 만큼 오르냐는 것이다.

목동을 밟아보지도 않고 목동이 왜 강남처럼 가격이 오른 이유를 되묻는다. 목동 사람들은 항상 목동 집값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목동의 유일한 단점은 비강남권”이라고 말한다. 필자는 목동이 강남이 아니기 때문에 강남과 차별화된 인천이나 서울 서남부권에 그들만의 리그를 벌였을 것이라라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목동 신시가지를 강남의 어느 곳에다가 갖다 놓는다면 지금 강남의 대단지 아파트 가격의 두 배 이상 시세를 보일 것이다. 대지지분이 거의 두 배나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목동에 집을 가진 사람들이나 목동 진입을 호시 탐탐 노리는 사람들은 목동의 진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필자가 만난 목동 거주인들은 목동에 살면서 휴가를 갈 필요가 없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서울 서남부의 대표적인 주거지인 목동 신시가지가 있는 양천구는 '밝은 태양과 냇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고장'이라는 뜻이다. 동쪽으로는 한강을 경계로 영등포구에 접하고 서쪽으로는 경기도 부천시와 접하며 남쪽으로는 구로구,북쪽으로는 강서구와 마주하고 있다.

양천은 60여년 전 만해도 목동신시가지의 벌판이 갈대밭으로 무성한 목초지대로서 높은 산이 없어 볕이 잘 들고 하천(河川)이 많은 고장이었다. 양천(陽川)이라는 지명은 고려시대부터 불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국가에서 파발마를 키웠던 목장이었다고 하는데 지금도 마장안이라는 땅이름이 남아있는 곳이 목동(牧洞)이라는 땅 이름으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쉬운 한자표기로 (木)자를 사용해 와전되고 있다.

한 가지 신기한 것은 서울에서 도시구조가 제일 잘된 곳인 양천의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이 땅이 예로부터 '천호지벌'이라는 별칭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 옛 예언대로 현재 목동을 포함한 양천구에는 2만5000 가구의 신시가지 단지를 포함해 5만여 가구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게 됐다.

목동은 소리 소문 없이 오르는 동네라고 한다. 워낙 부동산 대책이 강남 아파트 특히 재건축 아파트에 집중되다 보니 강남만큼 오르는 목동이 그만큼 주목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 서 언급했듯 강남만 아는 이들은(?) 목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흔히 하는 “목동에 사느니 그 돈으로 강남에 산다”는 말이 대표적인 예다.

물론 강남도 다 같은 강남이 아니고 결국 투자나 투기가 재건축 아파트에 집중에 되다 보니 강남의 일반 아파트 역시 같이 시세 상승을 이끄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는 재건축 단지도 아니면서 재건축 단지 만큼 오르고 있다. 그만큼 목동 단지가 주거와 투자를 만족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그럼 얼마나 목동 아파트가 올랐는지 부동산 뱅크 시세를 참조해 보기로 하자.

아래 아파트 가격 비교는 2002년 시세와 2005년 12월 부동산 뱅크 아파트 시세다. 시세 정보의 오차 범위는 뒤로 제쳐두기로 하자.

극단적으로 2002년 강남의 도곡동 삼성 래미안 35평을 상한가 7억원에 매입한 사람과 목동3단지 45평을 하한가 7억원에 매입한 사람의 시세차익은 엄청나게 벌어졌다. 도곡동의 새 아파트를 산 사람은 8000만원이 오른 반면 목동 아파트를 산 사람은 무려 5억원이 올랐다.

일반적인 통념으로 대치동 도곡동 아파트는 강남에서도 압구정과 더불어 가장 가격이 높은 지역이다. 2005년 들어 압구정동이 초고층 재건축 분위기에 가격이 급등 분발, 대치동이나 도곡동을 앞선 감이 있지만 여전히 대치동이나 도곡동 라인은 초고층주상복합단지인 타워팰리스가 있는 주목 받는 지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동 단지가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지리적으로 강남에 갈 수 없는 서울 및 수도권 서남부 지역 즉 인천이나 부천 그리고 광명시 부유층의 끊임없는 유입 때문이다. 또 대지지분이 갖고 있는 미래 가치를 아무리 재건축을 '잡는다'고 하더라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대지지분이 많은 목동 단지는 강남의 개포나 송파의 잠실, 서초나 강동의 소형평형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과 달리 30평대 이상의 중대형이 구성돼 현재가치와 미래가치가 적절히 조화되는 데 그 힘이 있다. 이러한 쾌적성과 대지지분의 가치는 강남의 대표적인 새 아파트 단지인 대치동 래미안과 도곡동 래미안과의 시세를 비교하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결국 재건축이 끝난 아파트의 시세 상승이 주변 대치동 등지의 중층 아파트 단지나 목동 단지와 비교해 확연히 뒤쳐짐을 볼 때 강남의 집값이 재건축을 규제하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재건축이 끝나면 시세 상승은 재건축 진행시의 시세 상승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둔화된다. 재건축을 규제하다 보니 분당 등지의 일부 주상복합의 시세가 급등했는데 결국 대형 위주의 재건축이 진행된다면 대형 평형의 상승은 멈출 것이다.

강남이 멀고 투자와 주거를 겸하고 싶다면 목동을 강남의 대안으로 눈여겨 볼 만하다.

비싸다는 편견은 버리는 것이 좋다. 2억원대에서 20억원 가까이 다양한 평형이 있기 때문이다.비로열단지의 20평형은 전세를 끼고 사면 1억원대로도 가능한 곳이 목동이다. 이것도 비싸다고 생각하면 넓은 대지지분을 이해하면 비싸다는 생각을 하기 어렵다.

현재 목동은 단지별로 가격이 많이 벌어지고 있는 상태다. 9호선의 호재로 1단지가 과거 비로열 단지에서 로열단지로 부상을 하고 있는 중이나 전통적으로 2단지나 3단지나 9단지 등이 선호됐다. 그러나 가격이 벌어진 지금 각 단지별 혹은 평형별로 투자 가치를 따지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금 여력이 안 되는 경우는 저렴한 11단지나 12단지의 소형 아파트도 좋다. 대지지분이 상대적으로 더 많기 때문이다. 45평이나 55평은 그 희소 가치로 인해 지속적으로 가격이 강세다. 

<강남 목동 가격 비교>

 

(덧글)재건축 가치산정 때문에 대지지분이 중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근본적으로 건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가상각 되지만 대지가격은 그 반대인 원리가 작용되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평면이나 설계,화려하고 편리한 구조 등은 처음에는 사람들의 시선을 유혹하고 강력한 인기를 끌지만 수년안에 효용가치는 크게 감소합니다.

그리고 목동신도시 5년이 걸리지 않습니다.제반 여건이 변하면 순식간에 시동될 수 도 있습니다.목동도 이전에 잠실처럼 전문가들이 작업을 시도하려다 정부정책강화로 보류했다는 정보도 있습니다.목동 1단지의 경우 입주년도가 86년도이니까 20년이 다 되었습니다.

최정환님의 글을 그냥 글자 그대로 읽지 마시고 노골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그 행간의 의미를 잘 새겨 보시기 바랍니다. 그분은 목동을 포함한 강서구 전체사정에 정통하고 특히 목동신도시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특별한 관심으로 고비고비마다 중요한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강서구 전체에 앞으로 개발 프로젝트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유독 목동을 강남 재건축과 비교했는지 나름대로 전달하려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다고 느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