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1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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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 닥터아파트 > 회원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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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Epilogue)

도시생활에서의 四季는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백화점 Show Window에서나 찾아 볼 수 있다.
그러나 도시란 거대한 올가미를 훌훌 벋어 던지고
자연(自然)과 하나 되는 풍요(豊饒)로운 삶이 있는
전원생활에서 느끼는 세시(歲時)는 도시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그렇다!
田園生活의 四季는 너무나 또렷한 것 같으면서
전혀 또렷하지 않은데 그 특징(特徵)이 있다.
그래서 四季라는 말은 너무나 광범위(廣範圍)하고 너무나 평범한 말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렇게 단순(單純)하게 표현하는 건 아무리 表現力이 없는
필자지만 너무나 아깝고, 아쉬운 걸 어쩌나!
같은 봄, 같은 여름, 같은 가을, 같은 겨울이라도
도시의 그것과는 말 할 수 없는 상이점(相異占)을 가지고 있는 전원의
四季를 필자는 최소한 十六季정도의 이름을 만들어 주고 싶다.

봄도, 여름도, 가을도, 겨울도 다시 나누어 이름 지어
수십 가지의 아름다운 이름을 만들어 주고 싶은 충동을
억제(抑制) 할 수 없는 것은 필자의 고집 때문만은 아니리라.

아! 그런데 이 얼마나 다행(多幸)스런 일인가!
우린 벌써 그 이름을 가지고 있고, 또 오랫동안 사용(使用)하고 있었다.
현명(賢明)한 우리 선조들이 만들어 쓰셨고,
지금도 쓰고 있는 24절기(節氣)가 바로 그것이라는 것을
왜 이제야 알았을까?
물론 도시에선 잘 느끼지 못하는 절기겠지만.....

자! 그럼 필자가 듣고, 느끼고, 보아온
24절기의 세시로 여행을 떠나 보자!

이때를 전후해서 담가야 맛이 좋다는 김장철 입동(立冬).
본격적(本格的)인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살얼음이 잡히고 눈이 내리기 시작하며 땅이 얼기 시작하며
겨울의 징후(徵候)가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소설(小雪).

이날 눈이 많이 내리면 다음해는 풍년(豊年)이 들고
포근한 겨울이 된다는 대설(大雪).

낮의 길이가 일년 중 가장 짧다는,
팥죽을 쑤어서 새알을 띄어 먹어야 한 살을 더 먹는다는,
그리고 또 그래야 악귀(惡鬼)도 쫓을 수 있다는 동지(冬至).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 퍼지는 시절이 되면 어김없이
冬將軍과 같이 찾아오는 진귀(珍貴)한 보석 같은 것.
그것은 바로 하얀 눈 일게다.
펑펑 눈이 내릴 때면 개도 좋아서 꼬리를 흔들며
이리 뛰고 저리 뛰고를 계속한다. 마치 미친놈처럼.....
산과 들, 아니! 온통 세상이 모두 하얗게 머리에
솜을 얹은 모양을 한 겨울이 나도 개처럼 참 좋다.
세상의 모든 지저분한 것을 다 지워버리는 능력(能力)을 가진 눈(雪)!
그 눈에 나를 덮어 버릴 수는 없을까?
내 추(醜)한 모습이 하얀 순수(純粹)함을 찾을 때 까지.

“대한(大寒)이 소한(小寒)집에 놀러 갔다가 죽었다”고 전하는 소한(小寒).
단어(單語)의 크기로 보면 대한(大寒)보다는 덜 추워야 하는데.........

“소한(小寒)때 언 얼음이 대한(大寒)때 녹는다.”는 대한(大寒).
“춥지 않은 소한(小寒)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大寒)없다.“
겨울을 마무리 짓는 절기(節氣)가 곧 대한(大寒)이다.

그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들어 주던 솜사탕이
서서히 자태를 감출라치면 양지 바른 곳에선
벌써 달래며 냉이가 파릇파릇 고개를 처 들고 인사를 한다.
윗목 흙 시루에 묻어놓은 움파도 바깥세상을 그리워하는 절기.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 쓴 입춘 첩(立春帖)을 대문에 붙여
한 해의 복을 기원(祈願)하는 입춘(立春).

아직도 꽁꽁 언 계곡의 얼음장 밑으로는
벌써부터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졸, 졸, 졸,.........
아! 봄이 오는 소리가.

이 때 찾아오는 진객(珍客)이 또 있다.
아직은 앙상한 나뭇가지에 새벽 서리가 드리워져
살짝 얼어붙은 모습은 얼마나 장관(壯觀)인지?

이것을 상고대라고 부른다고 한다.

雪花는 설화대로 멋지지만
이 또 다른 설화인 상고대를 따라 올 수는 없다.
그것은 설화는 거의 매년(每年) 그것도 오래오래 볼 수 있지만
이 말로 形言 할 수 없는 아름다운 꽃, 상고대는
해 뜰 무렵 잠시 일뿐 해가 뜨면
그 햇볕으로 그 몸들은 산산이 분해(分解) 되면서
햇볕에 반사(反射)되어 빤짝이는 모습을 하며
우수수 흩날리는 모양은
또 다른 장관을 이루며 금새 사라지고 만다.
그것이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이라면 이렇게 미련이 남지도 않을 텐데...
그렇게 아쉽게 사라지는 모습이 더욱 필자를 애타게 하나보다.
넓디넓은 호수에선 아지랑이가 아른거린다.

“우수(雨水), 경칩(驚蟄)에는 대동강 물도 다 풀린다.”는
봄이 시작되는 두 번째 절기 우수(雨水).
이 때쯤이면 어김없이 꽃 셈 추위가 반짝 찾아온다.

초목(草木)들이 움을 틔우고,
동면(冬眠)하던 동물들이 깨어난다는 경칩(驚蟄).
이 날 개구리 알을 먹으면 허리 병을 낫게 해주고,
몸도 보해 준다고 전하며, 또 흙일을 하면 일년 내내 탈이 없다고 하여
일부러 담에 흙을 바르고 하는 풍습이 있었다는데 이젠 전원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 되어 버렸다.

물을 가득 담은 논에서는 개구리 울음 소리가 정겹고
뒷산 숲 속에서는 소쩍새소리가 밤의 정적(靜寂)을 깬다.

아! 이 자연의 攝理를!

경탄(驚歎)!
경탄(驚歎)! 밖엔 없다.

꿋꿋하게 겨울을 나던 헐벗은 나뭇가지들에 물이 오르고,
바람 끝은 아직 차지만 햇살이 화사(華奢)해 진다.
그래서 봄이란 계절이 오면 가슴이 설레나 보다.
온 천지를 진동하는 희망의 메아리가 들려오는 때이기도 하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春分).
바람이 많이 불고, 농가에선 농사준비에 바쁘다.
“2월 바람에 김칫독 깨진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날씨가 매섭게 차다.
바람의 신이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여 꽃이 피지 못하게 바람을
일으킨다는 꽃샘추위.

목련이 봉긋이 꽃망울을 터트리려 한다.
이 봄의 벽두(劈頭)에 꽃을 피우기 위해 저 목련은
겨우내 얼마나 추위와 씨름했을까?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벨텔의 편지-ㄹ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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