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동탄 신도시 발표를 보는 그 친구 시각은, 한 마디로 정권 말기의 “모랄 헤저드”라는 겁니다.



그 친구 말로는, 우리나라 부동산 정책 당국자들이 바보들이거나 아니면 교활한 거라는 겁니다. (이런 얘기 전했다고 혹시 명예 훼손죄에 걸리는 것은 아닌지?)



제 친구도 한국에서 좋은 대학 나오고 미국에서 공부도 했는데, 좋은 대학들 나왔다는 정책당국자들이 저러는 것으로 보면 웃음이 나온답니다.



그러면서 뻔한 월급 받던 고위공무원들이 다들 은퇴 후에는 어떻게들 사나 살펴보면 알 수 있다는군요. 그리고 그들 사는 동네가 강남인데 강남 집값에 해가 되는 정책을 내놓겠냐는 겁니다.



당국자들은 기본적으로 집에 물려받은 재산이 많거나 고시 합격해서 돈 많은 집에 장가 잘 들어서 강남에들 사는 부자들인데, 참여정부의 분배론이 못마땅했지만 어떻게든 5년 동안은 버텨보자는 계산으로 겉으로는 노대통령의 정책을 잘 따르는 것처럼 행세하면서 실제로는 계속 부작용이 일어나는 쪽으로 정책을 전개해 왔다는 겁니다.



그들이 바보가 아니라면 진작부터 주택공급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을 것이고, 참여정부의 전국 균형개발이라는 분위기에 편승하여 전국에 부동산 개발 열풍을 몰고왔고, 결과적으로 자신들이 사는 강남의 이익이 극대화되는 쪽으로만 정책을 써오면서 현 정권을 물먹여 온거라고 해석하더군요.



그러다가 참여정부 4년 내내 온갖 숫자놀음으로 공급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은폐해오다가 뒤늦게 실제 주택 보급률이 정부 발표에 못미친다는 사실이 언론에 드러나면서 공급을 확대할 수 밖에 없는 쪽으로 몰리게 되자 이번에는 강남에서 한참 떨어진 동네에 분당급 신도시를 발표함으로써 또한 번 강남의 희소가치만 올려놓는 꼴을 만들었다는 거고요.



그 친구는, 지난 번 MBC 보도도 있고 해서, 자기는 이번에 고양시가 지정될 줄로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동탄으로 결정되었다는 보도에 접하고 나서, 정말로 정권 말기에 공무원들이 노정권 물먹이기 마지막 작품으로 내놓은 거라더군요.



현 정권에서 더 이상 신도시는 없다는 발표를 보면서, 이제 몇 달 안 남은 노정권이 끝나가는 동안에, 감 잡은 투기세력들이 고양시 등 다음 신도시 후보지에 있는 땅이며 아파트를 싹쓸이 할 거라면서 잘 지켜 보라는 겁니다.



제가 보기에도 가뜩이나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판에, 화성 연쇄 살인 사건으로 유명한 그런 시골 구석에 무슨 업무시설이 들어설거라는건지…영화 “살인의 추억”에서도 보니까 대개 논밭이고 레미콘공장 하나 덩그마니 있더니만… 거기는 고속철도 역사도 없어서 결과적으로 모두들 서울로 차몰고 출퇴근해야 하는데, 이런 고유가 시대에 누가 거기들어가 살른지… 결과적으로 유류세만 더 걷을 심산이 아닌지?



작년에 아파트값 오르는 것 보면서 아차 싶었는데 마침 주식시장도 좋은데 이참에 적립식 펀드나 깨서 작은 평수 급매라도 잡아볼까 합니다.







참고로, 지난 겨울에 그 친구와 저녁 먹으면서 들었던 얘기를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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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외국계 은행에 다니는 친구와 저녁 먹으면서 집을 사야 하는가 하고 물어봤는데요,



그 친구는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이 아니면 아예 집 살 기회를 놓칠 거라는 겁니다.



요즘 정부에서 내놓은 정책들 중에 이전과 다른 점은 부동산 관련 대출금액과 대출대상을 제한하는 것이 핵심인데, 그것 때문에 언론에서 미국이나 일본의 사례를 들면서 집값이 내릴 것이라고 주장하는 건 한 마디로 넌센스라는 겁니다. (그 친구는 미국서 MBA도 했습니다)



이유인 즉슨, 미국은 집을 살 때 집값의 95%를 대출로 산다는 겁니다. 즉 집값이 3억이라면 그 중에서 대출이 2억7천이라는 얘기죠. 우리나라는 집값의 40% 까지만 대출을 허용한다니, 아예 비교가 안된다는 겁니다.



미국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금리가 10%를 넘은 적이 별로 없었고 평균 잡아서 6%였으며 2000년대 초에는 1%였다가 2004년부터 점차로 금리를 올려서 현재는 5%가 좀 넘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미국도 저금리에 너도나도 대출을 받아 지난 3년 동안 뉴욕과 LA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 값이 거의 배로 뛰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현재는 우리나라보다도 미국이 기준금리가 높다는군요. 물론 기준금리가 시중금리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지만 그래도 3년 만에 금리가 5배나 높아진 미국에서 요즘 이자부담 때문에 집값이 폭락했다는 소식은 안들린다는 겁니다.



미국 금리가 1%일 때 우리나라는 한 4% 였던 걸로 기억됩니다만…요즘은 우리나라도 CD금리가 5% 정도로 올랐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미국에서는 애초에 대출해줄 때부터 상환능력이 있는가를 심사하기 때문에 과도한 대출은 없었고 다만 늘어난 이자 부담 때문에 소비를 좀 줄이는 통에 요즘 미국 내수가 침체되어 있기는 하지만요…



일본의 경우에는 부동산 버블은 기업들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서 주택 뿐만 아니라 업무용 부동산 가격을 높여놓는 바람에 버블이 생겼으며, 일본 경기가 좋아 한창 잘 나가던 80년대 후반에는 집값의 100% 이상을 대출을 해주었다니, 요즘 우리나라의 상황과는 동떨어진 얘기라는 겁니다.



그 친구 말로는, 한국은 인구에 비해 평지가 적어서 쓸만한 땅이 많이 부족하답니다. 미국이야 말할 것도 없고, 영국이나 유럽은 인구밀도 면에서는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대부분의 국토가 구릉지로 되어 있어서 농지나 택지로 쓸 땅이 많은 반면, 우리나라나 일본은 산지가 많아서 실제로 경제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매우 협소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경제 발전에 따라 기업이든 가정이든 돈이 생기면 일단은 부동산을 사게 된다는 것이며, 특히 주택은 항상 초과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에 집값이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일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따금 경매로 나오는 경우에는 대개가 사업실패 등으로 인한 상환을 못하는 경우이고 이련 경우는 미국도 마찬가지랍니다.



또한 그 친구 얘기 중에 귀담아 들은 것은, 경제 규모나 향후 발전 가능성에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이 결코 높다고 보지 않는다는 겁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집값의 지역간 편차가 커서, 중부나 남부 농업지대는 아예 건물값이 집값이라는 거고, 우리나라처럼 인구밀도가 높은 뉴욕이나 LA같은 대도시는 우리나라보다 오히려 비싸다는 겁니다.



맨해튼의 경우에는 방 3개짜리 콘도가 우리 돈으로 30억원 정도로서 우리보다 두 배 정도 되는 소득 수준을 감안한다 해도 현재의 강남 수준보다 오히려 맨해튼이 비싸다는 얘깁니다.



그리고 미국 주택수는 약1억5천만호인데 요즘은 매달 150만호 정도가 신규로 공급되고 있어서, 1년이면 거의 전체 주택수의 12%가 공급되고 있는데도 한 번 오른 집값은 좀체 내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약 1,300만 가구가 있고 주택수도 그와 비슷한데 일 년에 130만호씩 짓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노태우 땐가 200만호 짓는데 5년 걸린 걸로 알고 있습니다. 1년에 겨우 40만호, 전체 가구 수의 3% 정도인가요?



그 친구 말로는, 한 마디로 현 정부가 제 때 주택 공급을 안한 데서 비롯된 정책 실패를 엉뚱하게 세금과 규제로 풀려는 와중에서, 그렇잖아도 IMF를 지나면서 폭등할 시기만을 기다리던 집값에 기름을 부은 꼴이며, 이번 대출 규제는 그 정책 실패의 하일라이트로서 지금 당장은 비수기라 정체된 것 같아 보이지만, 봄부터는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고, 이번 규제로 공급마저 줄어들게 되어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에는 그야말로 또 한 차례 폭등이 있을 거라는 얘깁니다.



그래도 보유세가 높아져서 집부자들에게 부담되지 않는가고 물었더니, 대부분의 집부자들은 월급쟁이가 아니라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이나 상가 임대업 등을 하는 고소득자들로서, 그들은 보험료로만 한 달 에 천 만원씩 내는 사람들이라 종부세 정도는 껌값이라는 겁니다.



하긴, 제 주변에도 아시아 선수촌에 사는 친구가 있는데 작년에 부친에게서 수억 원이나 하는 증여세 다 내고 땅하고 건물을 대거 증여 받았고 대치동에 사는 친구도 지방 도시에 있는 건물을 작년에 서둘러 증여받은걸 보면, 부자들은 벌써 다 알아서 필요한 조치를 취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도 재개발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하던데요, 재개발에 투자한 사람들은 그렇게 여유있는 사람들이 아니고 이 참에 부동산으로 한 몫 보자고 작은 평수에 뛰어든 중산층이 다수 섞여 있어서, 그들은 금리가 오르면 크게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얘깁니다.



그 친구는 IMF때도 그랬고, 언제 정부 말 믿고 따라 했다가 이득 본 사람 있냐고 하더군요. 우리 나라 경제를 가장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 사람들은 외국 투자자들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언론에서 떠든다고 우왕좌왕 하지 말고 요즘 외국계 은행들이 하는 말을 잘 새겨 들으라는 겁니다. 대출한도도 외국계 은행은 더 높이 쳐준다는군요. 하긴, 그 약은 사람들이 손해보는 장사야 하겠습니까?



좋은 조언을 들은 댓가로, 오늘 밥값은 제가 냈습니다

 

 

(부뱅.xkd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