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 건설업체에 대한 규제와 지방 건설시장 침체, 급격한 세금부담 증가로 건설시장은 물론 소비시장까지 더욱 움츠러들 전망이다.

고용효과와 전·후방연관효과가 큰 건설시장 위축은 곧바로 내수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분양원가 공개, 분양가 상한제 도입, 재건축 규제를 쏟아내자 건설업체 상당수는 국내보다는 해외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기침체로 지난해 908개의 건설업체가 문을 닫았다. 올해 부도업체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건설업체 부도가 늘어나면 하청업체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주택, 건설경기가 위축되면 우선 하청업체 소속 일용직 근로자의 생계가 악화된다. 또 건축자재업, 임대업, 이삿짐센터, 부동산중개업소, 건설현장 주변 상가 등 유통업체도 연쇄적인 타격을 받는다.

백영권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산업은 전형적인 지역 밀착형 산업인 건설업과 유통산업인데 이들 산업이 침체되면 지역 내 실업자가 늘어나고, 서민들의 소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지난해 11·15대책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가 올 들어 갑자기 분양원가 공개 등으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주택경기 위축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도하고 빠르게 보유세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중산층 이상의 구매 계층도 지갑을 닫을 수밖에 없다. 지나친 세금 부담은 가계 가처분 소득 감소로 이어져 소비부진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종합부동산세 납세 대상자가 50만5000가구에 달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종부세 대상이 많은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세금이 크게 오르자 깨진 유리도 테이프로 붙여서 쓸 정도로 소비를 하지 않고 있어 보수센터가 울상을 짓고 있다”며 “고액 아파트를 갖고 있다고 해서 소득이 갑자기 오르는 것도 아닌데 세금 폭탄을 퍼붓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김상겸 단국대 교수도 “보유세를 내는 원천은 결국 소득이기 때문에 세금을 급격하게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세금으로 부동산 시장을 잡으려는 시도는 자칫 포퓰리즘으로 흐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진수기자 jiny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