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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만의 위기…한국은 1년동안 무엇을 배웠나 |부동산노트

2009-09-04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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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만의 위기…한국은 1년동안 무엇을 배웠나  

 

글로벌 금융위기 1년

 

 

 




작년과 다름없는 가을이다. 어느 새 주가는 1600선을 넘겼고, 집값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안정적인 봉급생활자라면 지난 1년이 평범했을 수 있다. 100년 만의 위기라지만 변화라야 고작 보너스가 줄어든 것 정도니 무리도 아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의 큰 틀, 경세제민의 틀은 이미 뒤바뀌기 시작했다. 세계는 지난 1년간 `사건`들이 던진 과제의 해법을 찾느라 몸살을 앓고 있다. 2008년 9월 15일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 신청 후 의미심장한 10대 사건을 꼽아봤다. 전인미답의 험로를 헤쳐가는 한국 경제에 이들 사건은 무엇보다 소중한 자산이자 잊어서는 안 될 교훈의 터전이다.

①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 신청 → 무너진 선진 금융신화 (2008년 9월 15일)

작년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선진 금융의 신화가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은 시장의 변동성(VIX지수)을 역대 최고로 끌어올린 것은 물론 이후 실물경제 전반을 뒤흔들었다. 투자은행(IB)에 대한 일반인의 선망 어린 시선이 한순간에 증오로 바뀌었고, 전 세계 금융시장 중개 기능이 일시적으로 멈췄다. 자금 조달 통로가 사실상 폐쇄됐다. 기존 금융 관행의 모든 것이 의심받았다. 이전까지 인류가 경험해 보지 못한 현상이었다. 리먼 파산은 시장의 존립을 위협하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그것도 변화의 서두에 불과했다. `건강한 젊은이들은 이제 월스트리트를 기웃거리지 말라`는 기사들이 파이낸셜타임스와 뉴욕타임스의 머리를 장식했다.

② 정부 대외채무 지급보증 → 외환위기 낙인효과 절감 (2008년 10월 19일)

리먼 사태 이후 한 달 동안 대한민국은 스스로의 의사와 무관하게 10년 전 외환위기로 되돌아가는 악몽에 시달렸다. 환율이 치솟고, 외국으로부터의 자금 조달 길이 막혔다. 기업이 건실하고, 외환보유액이 세계 6위며, 단기외채 성격이 예전과 다르다는 해명은 시장에 먹혀들지 않았다. `한 번 부도 위기를 겪은 나라`라는 낙인 효과(Stigma effect)는 우리 경제를 무겁게 짓눌렀다. 정부가 1000억달러에 이르는 대외채무 지급보증에 나선 것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는 절박한 시도였다. 사실상 민간의 리스크를 국가가 부담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③ 한ㆍ미 통화스왑 → 경제외교의 중요성 인식한 계기 (2008년 10월 30일)

역사적인 날이었다. 미국과 300억달러의 통화스왑 체결은 단기 자금경색을 풀어내는 전환점이 된다. 이후 일본, 중국과 통화스왑이 체결되면서 `달러 보릿고개`는 상당 부분 해소된다.

12월과 3월 위기설마다 환율이 치솟았지만 자금조달 기능은 작동했다.

브라질, 싱가포르, 멕시코와 함께 미국과의 통화스왑 막차를 탄 효과는 대단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지나치게 높은 무역의존도와 공용통화를 갖지 못한 서러움을 절감한 계기이기도 했다.

④ G20 정상회담 → 한국, 신흥국 이익의 대변자 부상 (2008년 11월 15일)

리먼 사태 후 두 달 만에 전 세계적인 공조가 본격화된다. 국제 공조가 가동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가 공조의 형식과 내용이었다. 결론은 선진 8개국이 아니라 대한민국 등 이머징마켓 국가들이 포함된 G20가 논의를 주도한다는 것이었다. 미국, 영국 등 선진 금융시장에 대한 불신이자 의사결정 구조에서 소외됐던 개발도상국의 발언권 높이기가 현실이 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0년 G20 재무장관회의 의장국 자리를 꿰차고, 정상회담 국내 유치를 노릴 정도로 새로운 대화창구를 적극 활용했다.

⑤ 기준금리 1%포인트 인하 → 중앙은행 역할 재정립 (2008년 12월 11일)

위기 상황의 새로운 정책 시도는 각국 중앙은행에 새로운 역할을 요구했다. 한국은행도 마찬가지였다.

기준금리를 무려 1%포인트나 떨어뜨린 이날을 전후해 한은은 금융위기 해결사로 전면에 나선다. 외국 중앙은행들과 함께 이전에 `걸어보지 않은 길`로 들어선 것이다. 정부와 민간으로부터 '너무 미온적으로 대응한다'는 공격에 시달렸던 한은은 이후 추가적인 금리인하로 기준금리를 2%까지 떨어뜨리고, 총액한도대출을 확대하면서 위상을 높여갔다. 이 같은 움직임은 한국은행법 개정과 공동검사권 부여 등을 논의하는 과정으로 이어졌다.

⑥ 경제팀 교체 → 시장 친화 경제정책의 중요성 수용 (2009년 1월 19일)

외환시장 불안과 위기 대응방안을 놓고 불거진 정부 내 알력은 1기 경제팀에 '위기에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안겼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한국은행-청와대로 이어지는 위기대응 시스템이 적절한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컸다. 경제부총리 제도를 부활시키자, 금융위원회를 다시 합치자, 컨트롤타워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2008년 하반기와 2009년 새해 벽두까지 이어졌다. 정책 해법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인사에 대한 비판은 손쉬운 탈출구였다. 이후 윤증현 경제팀은 시장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 밑바탕에는 강만수 경제팀이 채택했던 과감한 위기대응 정책이 효과를 발휘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⑦ 3월 위기설 재발, 환율 최고치 경신 → 시장신뢰 최우선 (2009년 3월 2일)

지난 3월 2일, 환율이 장중 한때 달러당 1600원을 넘겼다. 작년 가을보다도 높은 수준이었다. 원인은 시장의 심리적 불안감이었다. 외신들은 은행 등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책당국이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것과도 일부 연관이 있었다.

그러나 3월 위기설은 설로 그쳤다. 다시 환율은 달러당 1200~1300원대로 안정세를 찾아갔다.

12월과 3월 위기설을 넘기면서 한국 경제는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

⑧ 28조원대 추가경정예산 → 적재적소 재정투입 대응 (2009년 3월 24일)

금융이 무너진 상황에서 위기에 대응할 힘은 나랏돈, 즉 재정뿐이었다.

이미 4조8000억원대 추경(2008년), 10조원이 넘는 추가예산을 편성했던 정부는 2기 경제팀 출범의 첫 작품으로 총 28조원이 넘는 추가경정예산을 발표했다. 세수 부족분 11조원을 뺀 17조원 남짓이 추가 지출분으로 잡혔다. 희망근로와 각종 서민지원안이 담겼다. 당장 반응은 좋았다. 그러나 이후 국가 재정에 대한 고민은 한층 깊어졌다. 정부는 그래도 '확장재정 기조를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⑨ GM 파산 → GM 파산 → 금융위기의 실물 전이 막는 대비책 부심 (2009년 6월 2일)

미국형 성공모델의 상징, GM의 파산보호 신청은 리먼 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파장이 컸다. 금융위기가 바야흐로 실물경제에 본격적인 타격을 주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가 5월 내내 금융시장을 괴롭혔다. GM의 파산전망에 따라 연일 주식시장이 요동쳤다.

다행히 뚜껑을 연 GM 파산 처리는 아직까진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6월 초 파산보호 신청 한 달 만에 각종 자산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그러나 GM 같은 위기의 잠복 요인은 여전하다.

⑩ 출구전략 논의 활발 → 부작용 최소화하는 탈출 모색 (2009년 9월 현재)

지금 한국 경제에는 회복 신호가 완연하다. 2분기 성장률이 2.3%를 기록했고 기획재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 -1.5% 달성을 낙관하고 있다. 물가가 1~2%대로 내려왔고, 광공업생산도 전년 수준을 회복했다. 주가지수는 다시 1600(2009년 8월 24일) 선을 넘었다. 정부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선을 긋지만 민간은 물론 G20 차원에서도 출구전략의 시기와 방법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그러나 여전히 민간투자가 부진하고 가계와 중소기업, 자영업자의 경쟁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급격한 출구전략은 또 하나의 위기를 부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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