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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하게 꾸며진 모델하우스 내부.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은 없음. |
실제로 최근 이 당선인은 건설업체에 따끔한 메시지를 던졌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로부터 국정 과제를 보고받으면서 "모델하우스에 가보니 마감재를 독일제로 쓰더라. 미국제만 써도 원가가 공개되니까 그러는 모양인데 꼼수 없이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모델하우스는 건설사가 짓게 될 아파트의 미래 모습. 따라서 모델하우스에 대한 이 당선인의 지적은 건설사가 마감재를 이용해 실제 아파트의 원가도 숨기려 한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B건설사 관계자는 "당선인의 말은 업체들이 고급 마감재 등을 옵션에 끼워 넣어 분양가를 지나치게 높이지 말라는 뜻인 것 같다"고 말했다.
◆ 모델하우스는 옵션형이 기본 =
얼마 전 경기도 용인에서 아파트를 분양한 C사 모델하우스. 옵션형을 기본으로 화려하게 치장했다. 거실과 안방 바닥이 각각 천연대리석과 온돌마루, 벽과 천장은 고급 실크 벽지로 꾸며 놓았다.
그러나 기본형을 선택하면 모든 게 초라해진다. 거실과 안방 바닥은 각각 온돌마루와 민속장판으로 바뀐다. 벽지는 기본 벽지, 주방기기도 KS국산 제품이다.
자녀용 욕실과 욕실TV폰, 비데 등은 옵션형에만 들어간다. 기본형의 안방 드레스룸에는 수납장도 없다.
모델하우스 도우미는 "기본형은 기둥만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기본형을 선택하면 발코니 확장도 해주지 않는다.
당시 대형으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옵션형 선택시 추가 가격은 발코니 확장 비용을 포함해 1억원이 훌쩍 넘었다.
◆ 고급 마감재 명목 분양가 올려 =
기본형은 초라하게 꾸미고 옵션형에 마감재는 물론 주방ㆍ욕실기구 등을 끼워 넣어 분양가를 올리는 현상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정부가 분양가를 제한하는 공공택지도 마찬가지. 공공택지인 흥덕지구에서 최근 분양한 동원 흥덕 로얄듀크는 120㎡형 옵션형을 선택하면 발코니 확장비용까지 포함해 4170만~4460만원을 더 내야 한다.
그렇다고 기본형을 선택하기도 힘들다. 건설사들이 발코니를 확장하면 반드시 옵션형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원 흥덕 로얄듀크 기본형은 거실을 매우 비좁게 설계해 청약자들이 옵션형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게다가 민간사들의 발코니 확장비용은 공기업보다 훨씬 비싸다.
공공택지이지만 민간 D사가 아파트를 짓는 파주신도시 A11블록은 발코니 1㎡당 확장비용이 무려 128만5000원에 이르러 SH공사가 시행하는 은평뉴타운(22만원)보다 6배 가까이 비쌌다. 이에 대해 이 민간 건설사는 "고급 마감재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고급 마감재 사용은 건설사들이 높은 분양가를 합리화하는 단골 메뉴다.
최근 미분양이 극심한 부산에서 4개 건설사가 잇따라 펜트하우스 또는 대형 평형을 뽑아 3.3㎡당 4000만원대에 분양승인을 신청해 화제가 됐다. 이들 회사 역시 "고급 마감재를 사용했다는 점을 알아 달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이 마감재 가격의 투명성을 강조함에 따라 건설사들이 계속해서 고급 마감재를 이유로 높은 분양가를 합리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 금도금한 욕조 설치하기도 =
모델하우스 건설 비용도 분양가 상승의 한 요인이다. 건설사마다 수십억 원을 들여 모델하우스를 짓는다. 대구의 한 업체가 분양한 견본주택 펜트하우스 욕조는 금도금이 돼 있다.
청주에서 고가 분양 논란을 일으킨 한 건설사의 견본주택을 가려면 우선 개선문 모양의 초대형 입구를 통과해야 한다. 이어 6층 높이의 거대한 견본주택이 관람객을 압도한다. 거대한 기둥 4개가 떠받치고 있는 모양이 그리스 신전을 연상시킨다.
견본주택 앞에는 고전적인 비너스상과 현대적인 조각상이 잔디 조경과 함께 어우러져 있는 유럽풍의 정원이 펼쳐져 있다. 실내에 들어가면 한쪽 벽면은 트여 있다. 층고가 워낙 높아 고급스러운 느낌은 주지만 불필요하게 지었다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견본주택에 있는 사람은 건설사 직원들과 도우미들이 대부분이다. 분양이 끝나면 모두 철거된다.
[김인수 기자 / 박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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