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공공은 초기자본금·임대료 적게 드는 장점
ㆍ지분형은 집값 오르면 총매입금 감소 효과
‘지분형 임대아파트가 나을까, 공공임대아파트가 나을까.’ 이달에는 오산 세교지구에서 지분형 임대아파트가 시범공급된다. 올해 1000가구 정도로 출발해 차츰 공급가구수를 늘린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최근 집값이 계속 내리면서 수요자들이 내집마련 대신 임대주택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아 호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분형 임대아파트는 10년 공공임대아파트보다 초기부담금과 임대료 부담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공공임대의 보증금 및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80~90% 선에서 책정되고 2년마다 1% 정도 상승하지만 지분형은 매년 상승하는 집값의 일정 부분에 대한 이자까지 임대료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10년 뒤 집값이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지분형 임대가 10년 공공임대보다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형 임대는 집값이 쌀 당시 70%의 지분을 매입해 둔 효과가 있어 총매입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부동산뱅크의 도움으로 지분형 임대아파트와 10년 임대아파트의 차이를 알아봤다.
◇초기자본금 10년 공공임대 적게 들어=지분형 임대와 10년 공공임대는 모두 임대료를 내고 살다가 10년 뒤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구조다. 청약저축 가입자라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하고, 주민등록등본상 가구원 전원이 입주자 모집공고일로부터 입주시까지 무주택자여야 한다는 조건도 같다.
그러나 10년 공공임대는 10년 동안 임대료와 보증금을 내고 살다가 10년 후 주변 시세보다 싸게 분양받는 형태이고, 지분형 임대는 10년 동안 단계적으로 지분을 늘려간다는 점이 다르다.
분양가 산정기준도 차이가 있다. 지분형의 경우 임대인은 초기자본금으로 최초 주택가격의 30%가 필요하다. 또 입주 후 4년마다(4년, 8년) 지분의 20%를 추가 매입하고, 입주 후 10년이 됐을 때는 나머지 지분의 30%를 매입해야 한다.
입주 4년, 8년이 지난 시점의 지분가격은 당시 주택의 감정평가액이나 최초 주택가격에 지분 보유기간 동안의 이자(가격책정 당시 정기예금금리 수준 적용)를 반영한 금액 중 낮은 가격으로 결정한다.
입주 후 10년 뒤 30% 지분의 가격은 감정평가금액으로 책정한다. 이 때문에 10년 공공임대가 지분형 임대보다 초기자본금이 적게 든다. 공공임대는 주변 전셋값의 70% 선에서 보증금이 책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양전환을 받을 때는 분양 당시 주택의 감정평가금액에서 보증금을 제외한 금액을 한꺼번에 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결국 한꺼번에 목돈 마련이 힘들다면 지분형이 유리할 수 있다.
◇10년간 임대비용 지분형 임대가 61% 높아=임대료 산정 기준도 다르다. 지분형 임대주택은 정기예금 평균 이자율을 주택의 가치상승분으로 본다. 또 임대료는 매입해야 할 지분과 그 지분에 대한 이자율(연 5.2%)을 곱해 계산된다. 즉 입주 시에는 주택가격의 70%에 대한 이자, 입주 4년 때는 주택가격의 50%에 대한 이자, 입주 8년 때는 주택가격의 30%에 대한 이자까지 임대료로 내게 된다.
반면 10년 공공임대는 입주 초기 주변 시세보다 20~30% 저렴하게 보증금과 임대료가 정해지면 2년에 한 번씩 최고 5% 이내에서 인상된다. 그러나 최근까지 연평균 임대료 상승률은 1% 정도다.
부동산뱅크가 판교신도시 내 공급된 10년 공공임대주택을 지분형 임대주택으로 변환해 임대료를 비교해본 결과 지분형의 임대료 부담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형 임대의 경우 입주 1년 차 임대료는 매입해야 할 지분 70%에 5.2%의 정기예금 금리를 곱한 연 837만원인 데 반해 10년 공공임대의 경우 주변 시세의 80% 수준인 연 473만원 선이다.
입주 5년 차 임대료 역시 지분형 임대가 연 259만원가량 비쌌다. 공공임대의 경우 2년마다 평균 1%의 임대료가 상승해 초기 임대료보다 8만원이 비싼 연 481만원이 책정됐다. 지분형 임대는 연 5.5%로 주택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입주 4년 뒤 집값은 2억8491만원으로 올랐고, 남은 지분율 50%와 이자를 적용해 연 740만원이 임대료였다.
결국 10년 공공임대는 10년 동안 임대료가 4814만원이고, 지분형 임대는 7764만원으로 2950만원 차이가 난다.
그러나 지분형 임대는 집값 상승률이 높을수록 지분을 미리 확보해두기 때문에 총매입금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10년 공공임대는 10년 동안 상승한 가격상승분을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다.
지분형 임대주택과 10년 공공임대주택은 계약해지가 자유롭다. 10년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입주 초기 지불한 임대 보증금을 보상받게 된다.
지분형 임대주택은 5년 미만 거주자에게는 지분 매입 가격에 계약 해지까지의 은행 이자를 반영한 가격이나 계약 해지 당시의 감정평가액 중 적은 금액을 돌려준다.
5년 이상 거주자는 두 금액을 산술평균한 금액으로 보상받는다. 이에 따라 감정평가액이 높게 평가된다면 기본적으로 보증금만 돌려받는 10년 공공임대와 달리 투자금액에 대한 최소한의 기회비용(이자)을 받을 수 있다.
<박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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