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어렸을때 추석이 되면 산소가는길은 참 고달프고 지루한 과정이었습니다.

지금은 포장이 잘되어서 고향집에서 산소까지 30분이 채 걸리지 않지만 그때는 덩컹거리는 시내버스를 타고 1시간인지 2시간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어린이에게는 상당히 지겹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이었습니다.

"아버지 다 와 가요?" "다 와 간다. 조금만 참아라"  그래도 한참 더 가서 겨우 도착하면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습니다.

하지만 일단 도착만 하면 친척들고 산을 뛰어다니고 칼싸움도 하고 너무 신나고 즐거웠기때문에 비록 버스타고가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다음명절때를 기다리는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최근 질문내용보면 지금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운데 어떻게 해야하나요?

손절매해야하나요? 포기해야하나요? 아니면 참고 기다려야하나요?

이런 질문들이 많은데 사실 미래를 볼수 없는한 뾰족한 정답은 없다.

다만 필자의 생각은 때와 기회를 기다리는 자에게는 복이 있을것이고 확신과 분석없이 감정적으로 판단을 하면 결국 손해를 보는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30년전 필자의 어린시절, 신나고 즐거운 일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멀미나는 버스에서 기다릴 수 있었듯이 현재 시장상황도 참을 수 있는 사람은 참는것이 좋을것이고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사람은 손절매라도 해야하는 어떻게 보면 참느냐 포기하느냐의 O, X 문제와 같습니다.

8월 21일 MB정부의 첫 부동산대책이 나왔습니다. 일명 8.21 대책 물론 그전에 지방미분양 대책이 일부 나오긴 했지만 대책이라는 이름을 붙일만한 대책은 처음인거 같습니다.

사실 시장에 항상 늦게 반응을 하는것이 정부대책이지만 다소 규제완화 시기를 놓친감이 있습니다만 그래도 이제부터 규제완화의 첫시동이 걸렸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먼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재건축 규제완화
- 후분양제 폐지
- 조합원분양권 전매금지(조합설립인가 이후 등기까지 전매금지) 폐지
- 재건축 사업기간 단축(안전진단 간소화로 3년 -> 1년 6개월)
- 2종 일반주거지역 층수제한 완화(최소15층 -> 평균18층)

 

2) 수도권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
- 최장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
- 공공택지 전용면적 85㎡ 이하 : 10년 -> 과밀억제권(7년), 기타지역(5년)
- 공공택지 전용면적 85㎡ 초과 : 7년  -> 과밀억제권(5년), 기타지역(3년)
- 민간택지 전용면적 85㎡ 이하 : 7년  -> 과밀억제권(5년), 기타지역(3년)
- 민간택지 전용면적 85㎡ 초과 : 5년  -> 과밀억제권(3년), 기타지역(1년)

 

3) 세제부분 규제완화
- 1가구2주택 양도세 중과배제 완화 (지방 광역시 3억원 이하 중과배제)
- 주택건설용 토지 종부세 완화
- 미분양 종부세 비과세 연장
- 비수도권 매매임대 지원(임대호수 5호->1호, 임대기간 10년 -> 7년, 주택면적 85㎡ -> 149㎡)
- 지방 미분양 환매조건부 매입

 

4) 신도시 추가(확대)
- 검단신도시 확대(1123만㎡ -> 1817만㎡)
- 오산세교신도시 추가지정(800만㎡)

1) 재건축 규제완화

재건축을 누르고있는 여러개의 규제중 일부를 완화한 것으로 재건축 활성화까지 가기는 힘들것입니다.

실질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소형평형, 임대주택 관련부분은 제외되었기에 큰 영향주기 어렵고 시장침체가 지속될것이기에 결국 소형평형, 임대주택 관련부분도 완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2) 수도권 전매제한 완화

악법중 하나인 전매제한은 사유제한침해이기때문에 처음부터 잘못된 정책입니다.

분양권 전매는 바람직하지만 등기후에도 사유재산을 팔지못하게 하는건 자본주의를 거부하는 악법인데 다행이 완화가 되었습니다.

미분양의 한 원인이 제거되었지만 그렇다고 미분양이 급격히 소진되기는 어렵습니다.

미분양의 원인중 하나일 뿐이며 고분양가와 더불어 대출규제, 금리, 투자수익에 대한 확신이 없는 한 미분양에 뛰어드는 분들이 많지는 않을것입니다.

 

3) 세제부분 규제완화

지방 2주택에 대한 양도세를 완화해주었는데 지방광역시 거주자분중 2주택분들이 최대 수혜자인데 정부에서 기대하는 지방미분양 소진에는 효과 없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투자수익에 대한 확신없이 양도세 중과 배제시켜준다고 덥썩 투자하는 분 없습니다.

결국 정부에서 어설프게 기존 지방광역시 2주택자한테만 혜택을 준 결과만 되었습니다.

 

4) 신도시 추가

정말 생뚱맞은 대책인데 MB정부의 주택공급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결국 방향도 원칙도 없이 그냥 시장상황에 따라 흘러간다는 정부의 정책을 다시한번 확인하였습니다.

정부 스스로 원칙을 지키지않기때문에 시장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공급이 필요한곳은 서울, 특히 강북지역인데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경부축과 서부축에 물량폭탄을 투하하였습니다.

그것도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고 효과가 크지않는데 왜 갑자기 신도시 발표를 했냐면 최근 주택경기침체로 민간분양이 급속히 줄어들었고 공공분양도 계속 지체되고 있어서 2-3년후 주택공급 불안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검단, 오산세교 모두 서울접근성이 떨어지고 분양이 2011년부터이니 실제입주는 빨라야 2013년부터 시작하여 본격적인 입주는 2015년 정도입니다.

당장 2-3년후가 문제되는데 8년후 공급되는 신도시 대책은 결국 돈벌이에 급급한 지자체의 손을 들어준 결과밖에 되지 않으며 주택시장에 아무런 도움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정부에 검단과 오산세교를 한 이유는 가장 쉽게 싼값에 공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검단은 기존 검단신도시에 확장만 하는 개념이며 오산세교도 기존택지지구에 확장하면서 동탄2신도시때문에 어차피 적용되는 광역교통망을 그대로 이용하기때문에 효과 없는 줄 알면서 가장 돈 안들이고 코풀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 것입니다.

언론과 많은 전문가분들, 대부분의 시민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입니다만 필자는 그렇게 실망스럽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첫 대책부터 모든것을 만족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참여정부 5년동안 묶은 규제들을 한꺼번에 모두 풀기는 불가능하며 그렇게 해서도 안되겠지요

너무 조급해하고 불안해할 필요 없습니다.

많은분들이 미흡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번대책으로 시장의 반응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 입니다.

일부진보언론에서는 이번대책으로 부동산이 다시 불안해질거라고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시장이 반응하려면 부동산대책 뿐만아니라 금리안정과 경기가 회복되어 집을 사면 오를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겨야만 수요자들이 움직이는데 현재는 그런 투자심리가 위축되어 단순히 규제만 완화하다고해서 부동산시장이 살아나기는 힘들것 같습니다.

향후 부동산시장이 회복되려면 실질적인 재건축 규제완화(소형평형,임대)와 대출규제완화, 종부세/양도세 인하, 금리안정, 경기회복이 되어서 투자수익에 대한 확신이 생겨야만 가능합니다.

그렇게보면 당분간 어떤대책이 나와도 부동산시장이 갑자기 회복하기 어렵기에 당연히 시장의 반응이 없을것이고 추가대책 나옵니다.

시장침체가 심각하기때문에 예상보다 빨리 대출규제완화, 재건축규제완화, 종부세 등 실질적인 추가규제완화가 나올 것입니다.

신도시 추가발표는 그만큼 공급감소가 우려된다는 의미이며 어차피 신도시발표는 입주시점까지 8년후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는것이기에 2-3년후 발생할 공급문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규제는 완화 시작되었고 그 속도는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시장이 반응없으면 정부도 규제완화의 명분이 축적되고 야당도 반대명분 약해지기 때문에 규제완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결국 금리와 경기회복이 부동산시장의 회복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며 이런 금리와 경기회복 시그널을 주의깊게 지켜보면 부동산시장 상승시기를 한발 앞서 예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2-3년 후 부동산시장이 궁금해 지는것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