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0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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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준공했지만 분양률은 40% 밑돌아

“평당 1300만원에 분양했던 건데 950만원에 가져가세요. 엄청 깎아준 겁니다. 대신 어디 가서 말하면 안돼요.” 서울에 사는 주부 이모(41)씨는 지난 4일 자신이 운영할 네일아트 점포를 알아보러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에 들렀다가 그냥 발길을 돌렸다. 지난달 말 1단계 준공했다는 말만 듣고 갔지만 기대와는 달리 주변 상권은 너무 썰렁했기 때문이다. 그는 “상가 분양 3년째인데도 빈 점포가 너무 많았다. 다른 데를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요즘 동탄신도시 상가시장이 죽을 맛이다. 미분양 물량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달 말 시범단지와 1단계(1만4500가구)가 준공을 했지만 전체 상가 분양률은 아직 40% 선을 밑돈다. 4층 이상 고층부의 미분양률은 70∼80%선으로 더 높다. 건물을 다 짓도록 분양을 못 한 준공 후 미분양 상가도 점차 늘고 있다. 다른 택지지구에 비해 상업용지 면적 비율이 낮은 점을 감안하면 초라하기만 한 성적표다. 동탄신도시 상업용지 비율은 전체 면적의 3%대로 용인 죽전지구(6.8%)에 비해 낮다. 그만큼 분양업체들의 기대가 컸지만 현실은 이와 전혀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분양가 내렸지만 투자자는 '냉담' 분양업체들은 미분양 물량 적체 해소를 위해 분양가를 낮추는 고육책까지 쓰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기만 하다. 동탄신도시에서 상가를 분양하는 30여개 업체는 지난해 11월 분양가를 10∼20% 가량 낮췄다. 그러나 한번 정체의 늪에 빠진 상가 분양률은 올라갈 기미가 없다. 장기 미분양 사태로 자금 압박이 심한 일부 업체들은 미분양 물량 해소에 안간힘이다.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팔릴 기미가 없는 상가 고층부를 모텔용도로 바꿔 매각하려는 곳도 있다. 동탄신도시 중심상업지역 20-7블록의 타래프라자는 최근 전체 9층 중 고층부 5∼8층을 모텔용으로 꾸미고 투자자들 찾고 있다. 객실 단위 분양이 아닌 통매각 형태다. 전체 면적 1787㎡으로 매도 희망가는 40억원이다. 이 상가 분양 담당자는 “1종 근린생활시설로 허가 받아 위락시설 영업이 가능하다. 동탄신도시에서 위락시설 설치가 가능한 것은 타래프라자를 포함해 4곳 밖에 없다 ”고 말했다. 비싼 분양가가가 미분양 주요 원인 이처럼 동탄신도시 상가가 분양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비싼 분양가의 영향이 크다. 지난해 일부 상가에서 분양가를 낮췄다고 하지만 동탄신도시 중심상업지역 상가 1층 분양가는 아직 3.3㎡당 3500만∼3700만원 선이다. 2∼3층도 1000만∼1500만원으로 비싼 편이다. 상가를 비싸게 분양받아 손해를 보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2006년 3.3㎡당 6000만∼9000만원에 분양한 한 아파트단지 내 상가의 수익률은 당초 분양업체가 내세웠던 수준(10%)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게다가 여전히 높은 상업용지 비율도 투자 이점을 떨어뜨리고 있다. 동탄신도시의 공식적인 상업용지 비율은 다른 택지지구(5%)에 비해 낮은 3%대지만 실제로는 별반 차이가 없다. 얼마 전 주차장 용지에도 건축 연면적의 30% 이내에서 상가 설치가 가능해지면서 주차장 상가 등의 공급이 대신 늘고 있기 때문이다. 동탄신도시 주차장 용지는 모두 6만5188㎡로 전체 택지지구 면적의 0.72%에 이르는데 입지가 좋은 곳에는 대부분 점포가 들어서고 있다. 준공 후 장기 미분양 상가 투자는 주의해야 대량 미분양 사태가 3년 이상 계속되면서 사업 주체인 시행사들의 위기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자금 압박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들이 시행에 나선 상가의 경우 대부분 금융 부담을 못 이기고 지급 보증을 선 시공업체로 부담이 이전되고 있다.시행업체가 기한 내 은행 빚을 갚지 못할 경우 시공업체는 대신 채무를 떠안을 수 밖에 없다. 부동산신탁회사와의 신탁계약, 보증보험사의 분양보증 등을 받지 않은 상가를 분양받은 기존 계약자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사업 여건이 더욱 악화돼 시행업체가 자칫 잘못 될 경우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상가의 분양이 절반도 안 된 상태가 3년 이상 계속되면 시행사 부도 등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한 상가 분양 전문가는 “특히 건물을 다 짓도록 팔리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 상가는 특히 자금 압박이 더해 투자들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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