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2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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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제신문이 주택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4명 중 1명이 10년 후 아파트를 대체할 주거유형으로 타운하우스(Town House)를 꼽았다.

타운하우스란 영국에서 태동한 저밀도 주거시설을 말하는데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장점을 취하며 단독주택을 연속적으로 붙인 합벽식 구조의 주택을 말한다. 한국에서는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고급 연립주택이나 단독주택 단지를 일컫는 용어로 최근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다.

현재 타운하우스와 같은 저밀도 고급주거시설은 용인, 동탄, 화성 등 수도권 남부의 택지개발 지구를 중심으로 분양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영종도와 같은 수도권 북부지역으로까지 인기 바람을 이어가고 있다. 수도권 중심의 타운하우스 분양열풍이 지방으로까지 이어져 창원에서 분양한 한 타운하우스는 침체된 지방 분양시장에서 예외적으로 성공적인 분양을 달성하였다.
현재 분양되고 있는 타운하우스는 대형건설업체보다는 중견 건설업체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어 중견 건설업체들의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각광 받고 있다. 대부분 100가구 미만 규모의 타운하우스의 특성상 의사결정라인이 단순해야 하기 때문으로 보여지며 브랜드를 기반으로 대규모 세대를 분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 대형건설업체들이 쌓아놓은 명성이 크게 중요하지 않는 점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타운하우스가 우리 주거문화의 중심인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을까?

이렇게 타운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파트를 대체할 주거상품으로까지 부각되고 있으나 이러한 예측은 주거상품이 가지는 복합성을 고려한다면 섣부른 판단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아파트가 고급주거시설인 나라는 우리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이면에는 그에 상응하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단순히 국토가 좁다는 물리적인 환경만이 아니라 먼저 아파트라는 주거시설이 가지는 컬처 코드(culture code)㈜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주거시설의 컬처 코드는 "군집"이라고 볼 수 있다. 오랜 기간 농경생활을 유지하면서 모여 살았고 상대에 대한 프라이버시를 다소 침해해도 서로 간 이해를 하는 주거문화가 지속되어 왔다. 이러한 주거문화의 바탕 위에 자연스럽게 아파트라는 공동체 주거시설이 정착할 수 있었고 투자 상품으로까지 자리를 잡으면서 주도적인 주거상품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문화가 중요시되면서 층간 소음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으며 단독 같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때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장점을 모두 보유하고 있으면서 강화된 대출규제도 피해갈 수 있는 타운하우스의 등장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과연 이러한 주거상품이 현재의 주도 상품인 아파트를 밀어낼 수 있을 것인가는 의문이며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타운하우스의 문제점 및 한계점

현재 타운하우스는 이러한 컬처 코드에 부합하지 않는 문제점과 함께 몇 가지 지적할 사항이 있다.

첫째, 너무 대형평형에 고급상품으로 분양되고 있다는 점이다.
타운하우스가 발달한 선진국에서도 타운하우스는 고급 주거상품은 아니며 단독주택을 갖기를 원하는데 자금력이 부족한 사람을 그 수요층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고급위주의 상품으로 자리를 잡다 보니 그 확장성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둘째,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아직은 주도적인 부동산상품이 아니다 보니 수요층이 많지 않아 보유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단기간에 매매를 할 수가 없다는 말이다.

그럼, 타운하우스가 국내 주거용 부동산시장에 가지는 의미가 무엇이며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가?

마케팅적 접근으로 보면 타운하우스는 매개상품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매개상품이란 가격 등으로 단계화 되어 있는 상품 군에서 가격대간의 이전에 따른 저항을 없애기 위해 중간단계의 가격을 책정하여 출시하는 상품을 말한다.

이 개념을 확장하면 아파트에서 단독주택으로 주거상품의 주도권이 넘어가는 기간이 우리의 컬처 코드로 인해 상당히 길 것으로 예측되므로 중간단계의 상품인 타운하우스가 매개상품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매개상품의 문제점은 도입 초기에는 주목을 받을 수 있으나 그 필요성이 옅어지면 급속히 수요가 줄어들어 틈새상품으로서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타운하우스 투자에 더 큰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