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및 규모,교육 여건,외부 환경에 이어 '새집증후군 유발물질을 얼마나 줄였느냐'도 신축 아파트 값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환경부가 지난 1일부터 톨루엔 포름알데히드 등 6개 새집증후군 유발물질 수치 공개를 의무화함에 따라 아파트 선호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환경부 권고기준을 지킨 곳은 '친환경 아파트'로 평가받지만 기준보다 많이 배출한 곳은 '독가스 아파트'로 낙인 찍힐 것으로 보고 있다.

시공업체 입장에선 이 기준을 지키지 못했다 해도 환경부로부터 제재를 받지 않지만 애써 쌓아 올린 브랜드 파워를 하루아침에 잃을 수 있다.

2일 환경부에 따르면 2004년 5월 이후 사업승인을 받은 100가구 이상 아파트를 시공한 업체는 늦어도 주민들이 입주하기 3일 전까지 새집증후군 유발물질 수치를 측정,시·군·구에 보고하고 아파트 출입구 등에도 게시해야 한다.

2004년 5월 사업 승인을 받은 아파트 중 200가구 미만 소형 단지의 경우 이르면 오는 3월부터 주민 입주에 들어간다.

이 같은 점을 의식해 메이저 건설업체들은 사활을 걸고 새집증후군 유발물질과의 전쟁에 들어간 상태다.

이들은 △친환경 자재 사용 △베이크 아웃(Bake-Out·아파트 실내 온도를 높여 건축 자재에 들어 있는 유해물질을 집 밖으로 빼내는 방식) △환기 등 세 가지 방법을 동원해 실내공기질 수치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벌써부터 업체들은 환경부 권고기준을 맞추기가 만만치 않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정문영 현대산업개발 기술연구소 부장은 "장마와 무더위가 겹치는 여름철에는 실내온도가 40도까지 치솟아 오염 농도가 두세 배는 높아진다"며 "특히 하절기에 입주하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권고기준을 못 맞추는 곳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택근 GS건설 상품개발팀 과장도 "기술연구소에서 반복 실험을 해본 결과 접착제에 많이 들어 있는 톨루엔과 포름알데히드 기준을 맞추기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환경부 관계자도 "2005년 5월부터 8월까지 전국에서 신규 입주하는 733가구를 대상으로 실내공기질을 측정해 본 결과 50∼60%가 포름알데히드 및 톨루엔 권고기준을 맞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삼성 GS 대림 대우 현산 등 메이저 업체들은 자체 기술연구소를 통해 체계적으로 실내공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인력과 자본이 부족한 중소 건설업체들은 사실상 메이저 업체들의 움직임만 주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새집증후군 유발물질 공개가 본격화하면 환경기준을 충족하는 대기업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보고 있다.

또 브랜드 선호도의 변화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건설업체마다 친환경 아파트를 짓는다고 떠들어왔지만 이르면 3월부터 '친환경 성적표'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입력시각 01/02 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