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마케팅 기업인 내외주건을 이끌고 있는 김신조 사장. 주택 마케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부동산시장을 바라보는 시각도 확연했다.

그는 집값이 떨어지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강남 재건축단지 얘기부터 했다. 이명박 정부가 분명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섣불리 집값 폭등을 불러올까 하는 우려 속에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 용적률(190~230%) 제한과 소형평형의무비율(60% 이상) 등 얽히고설킨 규제 탓에 아예 재건축 사업을 진행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그는 예를 하나 들었다. GS건설이 반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해 올 6월 분양할 예정인 반포자이 아파트다.

"3.3㎡당 땅 공시지가가 3000만원 정도인데요. 만약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보면 감정평가액을 공시지가의 150%로 높게 잡았을 때도 분양가가 3.3㎡당 2100만원을 넘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일반 분양가가 3500만~4000만원 정도는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3.3㎡당 1500만~2000만원 격차가 생기죠. 이는 조합원 부담으로 돌아갑니다. 결국 분양가상한제 아래서는 아예 재건축 사업이 힘들어진다는 얘기입니다."

해법은 무엇일까. 그는 첫째도 둘째도 '규제 완화'라고 강조한다. 분양가상한제 수위도 함께 풀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수급 문제입니다. 수요는 많은데 2006년부터 공급이 줄면서 수요를 못 따라가니깐 문제가 나타나는 거죠. 정부가 시장 눈치를 보면서 규제를 못 풀고 있는데요. 하루빨리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강남권 공급부터 늘려야 합니다."

재건축 규제 완화 외에도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많다. 김 사장이 말하는 주택 공급 증대책을 정리하면 크게 3가지. 첫째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이고 둘째는 신규 택지개발 혹은 신도시 개발이다. 마지막은 아파트 용적률을 높여 가구 수를 늘리는 방법.

"첫째 방법이 가장 절실한데요. 지금 강북 뉴타운에서 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건 다행이지만 재건축 규제 완화는 아예 손을 못 대고 있어요. 또 이번에 국토해양부 택지개발계획 발표를 봐도 알 수 있듯이 공급을 줄이고 아예 민간에 맡기는 분위기인 것도 문제죠. 용적률을 높이는 것도 그리 현실화되지 못했고요."

중소형 주택 임대사업 유망

그는 강북 중소형 집값이 상승하고 강남 재건축 단지 가격이 하락하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는 것도 모두 중소형 아파트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강남과의 집값 격차 좁히기 과정'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부동산시장 특성상 공급 부족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공급의 기본은 양과 시기입니다. 무조건 양만 늘려서도 안 되고 입주 시점도 고려해야 하죠. 지금 재건축 규제를 풀지 않으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내년 하반기쯤 공급 부족 문제가 심각해질 겁니다. 잠실의 경우에도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시적인 공급 확대로 인한 조정 현상일 뿐입니다. 분명 시간이 지나면 집값이 다시 회복될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망 투자법으로는 중소형 주택 임대사업과 소형 오피스텔 투자를 추천했다. 국내 대도시 1인 가구 비중이 계속 늘고 있어 교통이 편리한 지역은 분명 임대사업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강남 중대형 아파트의 투자 메리트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분양가상한제 실시로 주택 질이 나빠지고 있어 품질 좋은 강남 중대형 아파트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얘기다.

그는 지방 미분양 사태 해결을 위한 색다른 제안도 더했다.
지방 주택을 구입할 때는 아예 1가구 2주택 산정 기준에서 제외시켜 세제 혜택을 주자는 것. 수도권과 지방 규제를 분리 적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만 서울 거주자들이 지방에 주택을 많이 사게 되고 자연히 미분양 물량도 줄 겁니다. 집 없는 서민들 입장에선 또 다른 투기라고 볼 수도 있지만 분명 지방 분양경기 활성화에는 도움이 될 거예요."

[김경민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58호(08.06.04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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