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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도시전체를 리모델링'

성남 구시가지가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구시가지는 1970년대 서울 상계동 등 철거민들을 수용하기 위해 조성된 곳으로 기반시설이 부족하고 주거 환경이 열악해 도시 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특히 공원로, 음촌로, 시민로 등 남북 가로축으로 20평 규모의 대지에 협소한 주택이 빼곡히 차 있다.

또 태평, 수진, 금광, 상대원동 등은 주거지내 공원, 녹지시설이 거의 없고, 대부분의 지역이 비행안전 고도구역의 높이 제한을 받아 왔다.
이를 재생시키기 위한 성남 구시가지 정비사업은 전략과 지침이 잘 마련돼 있어 중요한 사업 모델로 제시될 전망이다.

◇ 총 20개 구역 재정비=성남 구시가지 정비사업 규모는 성남시 수정구, 중원구 일원의 417만평이다. 이는 분당 신도시 규모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도시 전체를 재생시키는 새로운 실험이라도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특히 이 사업은 '도시 재정비촉진특별법'에 의해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의한 계획 수립으로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특별법이 갖는 취지가 제대로 반영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남 구시가지 정비사업은 지난 2001년 20개 재개발구역을 지정한 이후 2002년 11개 수복재개발구역과 9개 철거재개발구역으로 나눠 사업이 추진됐다. 이후 지난 2004년 '도정법'이 제정됨에 따라 8개 주거환경 개선사업, 13개 주택재개발사업, 3개 주택재건축사업, 2개 도시환경정비사업 등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성남시 관계자는 "기성 시가지의 인구 및 주택 과밀, 기반시설 부족, 주거환경 악화, 분당신도시 등과의 불균형 등의 문제를 안고 있어 종합적인 정비방안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성남시 도시정비사업의 특징은 도시 전체에 대한 리모델링작업으로 과거 유례가 없는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성남구시가지는 오는 2020년까지 주택재개발, 주택재건축, 도시환경정비사업 등을 통해 새로운 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

◇ 어떻게 바뀌나= 도심 정비는 3단계로 조성된다. 1단계(2002-2010년)는 단대, 중3, 은행2구역 등을 선정, 진행하고 2단계(2006-2010년)는 주거환경개선 3개구역(태평2구역, 4구역, 중1구역), 주택재개발 4개구역(신흥2구역, 수진2구역, 금광1구역, 상대원3구역), 주택재건축 3개 구역(건우, 신흥주공, 한보미도), 도시환경정비 1구역(도환중1구역) 등으로 이뤄진다.

3단계(2010년 이후)로 태평1구역 등 총 12개 구역에서 진행된다.

주공과 성남시는 정비사업이 완료되는 2020년에는 주택 및 인구과밀을 해소, 2004년 현재 8만7192가구, 23만8738명 수준을 6만990가구, 16만3027명으로 각각 26%, 75.7% 가량 낮출 계획이다.

또한 도심에는 다양한 기능을 부여, 활력을 불어넣게 된다. 가령 남한산성의 진입부에는 여가기능 활성화구역으로 지정, 유원지를 중심으로 휴식공간을 활성화한다. 제 2,3산업단지에는 생산시능 활성화구역으로 첨단산업을 유치, 기술집약형 벤처기업단지로 육성한다.

단대오거리나 모란사거리 등에는 교통요충지의 장점을 살려 새로운 랜드마크를 조성하고 역세권 정비를 통해 업무.상업기능을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다양한 공원.녹지체계, 교통체계가 들어선다. 성남시는 공원.녹지체계로 동서 2축, 남북 2축의 녹지축과 중앙로에 수변축을 조성할 계획이다. 녹지환경이 열악한 태평, 수진, 신흥동 등에 테마공원 및 생활가로도 조성한다.

곳곳에 태마공원도 들어선다. 정비구역내에 조형공원은 물론 거리전시장.공연장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문화공원을 설치하고 청소년들을 위한 놀이공원을 조성한다.

주공의 송용식 도시개발이사는 "성남 구시가지 정비사업은 최대 규모의 광역적 재정비사업으로 설정됐다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지자체에서 기금 조성을 통해 기반시설을 설치하고 공공이 사업시행자가 돼 체계적 개발을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사업은 기존 정비사업과 달리 전략과 지침을 마련, 도시 기능을 회복하고 주거의 질 향상을 꾀해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도시정비사업의 특징=성남시 구시가지 정비사업은 기존 정비사업과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장 큰 특징은 광역적.체계적 개발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도시 전반을 재생시키는 작업으로 구역마다 차별적인 성격을 그대로 살려, 이에 맞는 개발계획을 적용하게 된다.

일례로 구시가지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수원시의 경우 29개 구역, 78만평의 재개발을 실시하고 있지만 산발적인 개발형태를 제시하고 있는 반면 성남시는 장기적인 전략과 지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사업 초기부터 정비사업의 공공성 강화 및 사업 특성에 맞는 재정계획을 수립, 적용하고 있는 점이다. 정비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은 사업시행자 부담을 원칙으로 하되 공공부문의 주요 재원은 성남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기금을 마련, 활용하고 있다.

재정계획을 살펴보면 3단계사업까지 공공 8081억원, 민간 6조4722억원을 투입된다. 공공의 경우 도로, 공원, 주차장 등 공공시설 설치비로 반영하고 임대주택 매입비를 포함하고 있다. 민간의 경우 주택재개발, 주택재건축 등에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는데 따른 비용으로 공공과 민간의 역할분담을 통해 정비사업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현재 성남시가 마련한 정비기금은 2070억원(2004-2006년 조성된 기금)으로 오는 2010년까지 4670억원이 조성된다.

대규모 순환정비방식이 도입되는 것도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3단계까지 필요로 하는 이주단지 규모는 1만1542가구로 2단계까지 9566가구를 확보할 예정이다.

사업시행을 맡은 대한주택공사는 성남구시가지 정비사업을 위해 이미 성남시와 협의, 도촌지구 및 판교신도시 등에 이주단지 4215가구를 건립할 예정이다. 즉 이 지역 재개발에 순환이주방식을 적용, 새로운 도시 재생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주공 도시정비처 관계자는 "현재 도촌, 판교지구에 확보된 4000여가구의 임대주택과 시가화예정지역인 여수지구를 비롯해 그린벨트, 보전녹지 등을 활용, 추가 이주단지를 확보할 것"이라면서 "정비구역 내 건설임대주택까지 활용해 정비사업 시행으로 정비구역 밖으로 이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2만6000여가구의 주민을 재정착토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사업계획단계부터 모범적인 선례를 보이고 있는 성남 구시가지 정비사업은 올해부터 본격화됨에 따라 향후 타 지자체들에게도 상당한 성과공유가 예상된다.


이규성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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