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1-1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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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을 리모델링해라.

지금의 부동산정책에 관하여 ‘강북은 풀어주고, 강남은 죄고’ 라는 표현이 대중 사이에 많이 회자되고 있는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강북은 뉴타운 특별법이라든지, 강북 초고층 허용 방침 등 계속되는 호재성 정책이 쏟아져나오고 있고, 반면 강남은 ‘강남 죽이기’가 계속 되어지고 있다.

과연 이런 정책이 우리 모두를 위한 정책인지에 관해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만약 이것이 결국은 특정계층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정책이라면 국민들은 실망과 함께 큰 후유증을 앓아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강북 살리기’의 본질을 살펴보자. ‘강북 살리기’의 본질은 강북주민들의 생활편의를 살리겠다는 것인가, 돈을 벌어주겠다는 것인가? 이 문제부터 심각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사실 강북에 사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주거만족도가 그렇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산 가까워서 공기 좋고, 역 가까워서 교통 좋고, 학교 가깝고, 물가 싸고 너무 좋아요”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다시 말해서 실질적인 주거만족도는 대단히 높다. 다만, 딱 한가지 문제점만 남아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집값이 안올라가는지 모르겠어요”
그거다! 주거 만족도는 높은데 도대체 집값이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이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이 문제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 것일까? 이게 문제의 본질이기 때문에 강북의 집값을 올려줘야겠다고 파악한 것일까?

그런데 이 문제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다른 곳에서 해답을 찾아야할 거 같다. 왜냐면, 강북의 집값을 올려주기 위한 작전(?)을 펼치면, 그곳은 투기의 광풍에 휩싸이게 되어있고, 실질적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돈 있는 외지사람들’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쉽게 말해서 현지인들은 모두 팔고 나가고, 그곳을 차지하는 것은 다른 지역의 투자자이거나, 주변 지역의 고소득층으로 바뀌어진다. 아무리 투기를 막는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 없는 사람들은 몇 년을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전혀 없다. 이것은 이미 그동안 진행되어왔던 재개발을 통해 검증된 사실이다. 소득이 적은 사람들은, 재개발을 해봐야 추가부담금 내기도 힘든 상황이니 팔고 나가려고 한다. 그런데 오른 집을 팔아 몫돈을 쥐는 것은 좋지만, 그 돈 가지고는 살던 곳에서 아주 멀리 벗어나야 하고, 그렇게 되면 직장과 멀어져 교통비와 시간을 생각하면 결국 마찬가지인 꼴이 되는 것이다. 그런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집을 팔고 그곳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수익은 모조리 돈 있는 사람들의 차지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의 본질을 다른 개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강북을 진짜 살리려면 강북을 리모델링해야한다. ‘초고층 짓게 해주고, 용적율 올려주고, 재개발 승인 빨리 내주고, 전매 금지 풀어주고’ 하는 것이 아니다. 리모델링을 해서 실질적으로 강북에 대한 거주의 질을 높여줘야하는 것이다. 그래야 장기적으로 강북이 진짜 살 수가 있다.

즉, 도로를 넓혀주고, 주변의 공원을 세워주고, 학교를 늘리고, 복도식 아파트는 계단식으로 만드는데 지원해주고, 지하주차장 없는 아파트는 지하주차장 만들어주고, 나홀로 동은 주변에 있는 아파트와 연합해서 한 단지를 구성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이런 식이다. 이런 식으로 리모델링을 해야한다.

만약 지금과 같이 강북 중에서도 특정지역만 혜택을 주는 정책을 계속 한다면, 투기꾼들만 배불리는 것 외에도 또 부작용이 있다. 강북의 보다 많은 지역이 혜택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금 크게 드러나지는 않고 있지만, 뉴타운에서 제외된 강북의 소외 지역들은 그야말로 상대적 박탈감과 실질적인 주거의 불편함 때문에 큰 곤란을 겪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폭넓은 리모델링을 실시해야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강북에 있는 분들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너희는(강남사람들) 재건축해서 돈 벌면서, 우리는 돈도 없으니깐 리모델링이나 해서 살란 말이냐!!’
이건 악의에 찬 의견이다. 무리한 ‘강북 살리기’를 통해 누가 이익을 볼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된다.

그렇다면 ‘집값이 안올라가서 문제’인 것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것에 대해서는 단기간에 해결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부작용을 일으키는 일일 것이다. 사실 집값이 안올라가는 것을 문제삼는다는 것은 지나친 평등주의와 관련이 있다. 물론 이런 말을 하면 많은 비난을 받을 수 있다. ‘강남은 잘사니깐 계속 잘살고, 강북은 못사니깐 계속 못 살란 말이냐!!’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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