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ㆍ31, 1ㆍ11 등 부동산 대책의 실현무대로 꼽힌 2007년 시장은 굵직굵직한 정책들이 포진해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정부 정책을 읽는 눈이 필요하다.
 
특히 앞으로 청약가점제, 분양가상한제 등 시행을 앞두고 있어 내집마련의 장기적인 안목을 길러 시장을 통찰할 수 있어야 한다. 상반기에는 양도세, 종부세 등 세금과 관련한 정책들이 시작됐다면 하반기에는 분양과 관련한 정책들이 쏟아진다.

1999년 이후 폐지됐던 분양가상한제도 살아나는가 하면 30년간 추첨제 위주로 진행됐던 청약제도도 가점제로 큰 틀을 달리한다. 이밖에 아파트 분양 시 플러스옵션제에서 마이너스옵션제로 바뀌며 아파트 분양권도 실거래가로 신고해야 한다.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는 하반기 시행을 앞둔 부동산 정책 및 제도에 관해 정리해 봤다.

택지지구에 국한됐던 분양가상한제가 민간아파트로 확대 적용된다. 민간택지에 들어서는 아파트의 분양가를 택지비와 정부가 정한 기본형건축비, 가산비를 합한 가격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 이에 따라 건교부는 기본형건축비 산정과 세부시행 지침 마련, 지방자치단체 담당 공무원에 대한 교육 등도 7월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시행시기는 9월부터 이며 단, 9월 1일 전까지 사업승인 신청을 하고 12월 1일 이전 까지 분양승인 신청을 하는 아파트는 상한제 대상에서 제외한다.

수도권 등 분양가 상승 우려가 있는 지역에서는 민간 아파트라도 분양가 내역을 공시해야 한다. 공시내용은 ‘택지비, 직접공사비, 간접공사비, 설계비, 감리비, 부대비용, 가산비용’ 등  7개 항목이다.

청약제도도 9월부터 추첨제에서 가점제 위주로 바뀐다. 가점제는 연령, 부양가족, 청약통장 가입기간 등에 따라 점수를 부여해 아파트 우선당첨권을 주는 제도로 기존 추첨제에 비하면 부양가족이 많은 장기 무주택자일수록 청약에 유리한 입장이 된다.

가점항목은 무주택기간(2~32점), 부양가족(5~35점), 청약통장가입기간(1~17점)으로 구성되며 가점을 합하면 최대 84점이다. 자신이 해당하는 항목의 점수를 모두 더하면 자신의 총 가점이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 지난해 11월 전용면적 25.7평 이하 주택에 대한 실제 청약자(서울 경기 대구 등) 454명을 대상으로 가점제 시뮬레이션 한 결과 40점 이상은 되어야 상위 20% 이내에 들어 서울과 수도권 주요 재개발 지역이나 인기 택지지구에서 당첨 안정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가점제에 불리한 신혼부부나 독신 가구, 기존 주택 보유자들은 청약을 통해 내집마련이 다소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서 청약 과열을 우려해 분양권 전매제한도 더욱더 강화된다. 분양권 전매제한 대상은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내 민간택지도 포함되며 공공택지의 경우 전용면적 85㎡(25.7평) 이하는 계약 후 10년, 85㎡(25.7평) 초과는 7년으로 조정되며 민간택지는 85㎡(25.7평) 이하는 7년 85㎡(25.7평) 초과는 5년간 전매할 수 없다.

지방은 모든 공공택지의 경우 중ㆍ소형 아파트는 5년, 중ㆍ대형은 3년간 전매가 금지된다. 민간택지의 전매 제한 기준은 투기과열지구가 1년(충청권 3년), 비투기 과열지구는 6개월로 규정됐다.

6월 29일부터는 아파트 분양권이나 재건축 입주권을 거래해도 해당 시군구청에 실거래가 신고를 해야 한다. 분양권은 그동안 실거래가 신고 대상에서 제외됐고 재건축 등의 조합원 입주권은 토지지분에 대해서만 관리처분계획상의 감정평가금액(권리가액)으로 실거래가 신고를 하도록 되어 있었다. 이로 인해 실제 거래가액에 포함되는 웃돈에 대해서는 취득세 등록세를 내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실거래가 신고 기간은 다소 완화됐다.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계약 후 종전 30일에서 60일 안으로 신고 기간이 늘어났다.

입주권 분양권을 거래하고도 실거래가 신고를 지연할 경우 기간과 금액에 따라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500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실거래가를 허위로 신고하면 실거래가와 신고가액의 차이에 따라 실거래가의 2~5%(차액 10%미만 2%, 10~20%는 4%, 20% 이상은 5%)에 해당하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예컨대 10억원에 거래해 놓고 8억원에 신고한 경우 5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것이다.

이밖에 중개업자가 옥외광고물을 설치할 때 자신의 이름을 새기는 이른바 ‘간판실명제’가 의무화된다.

10월부터 부동산투자회사(리츠)가 투자사업을 위해 빌릴 수 있는 돈이 종전 자기자본의 2배에서 10배까지 확대된다. 즉 자기자본 100억원 규모의 리츠가 1000억원짜리 빌딩도 매입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리츠가 운용하는 자금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리츠 설립의 최저자본금이 2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줄어들고 예비인가와 본인가로 나뉘었던 인가 절차도 통합돼 리츠 설립이 한결 쉬워진다.

이 밖에 현재 리츠 발행주식의 30% 이내로 돼 있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리츠 주식 인수 한도를 폐지되며 자기자본의 30%만 개발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일반 리츠와 별도로 ‘개발전문리츠’를 도입해 리츠사가 보다 활발하게 개발사업을 할 수 있게 했다.

부동산개발업 자본금 규모 5억원으로 확대(부동산개발업법)

11월부터는 자본금 5억원이 안되면 부동산개발업자로 등록할 수 없다. 부동산개발업자로 등록하지 않으면 연면적 2000㎡이상의 건물을 지을 수 없다. 또 연간 기준으로 5000㎡이상의 건물을 지을 수 없으며 3000㎡ 이상(또는 연간 10000㎡ 이상)의 토지 개발사업도 할 수 없다.

민간과 공공의 공동주택사업제가 7월 말부터 도입된다. 민간주택업체가 일정 규모(민간제안시 50%)의 택지를 확보하고도 알박기나 매도 거부 등으로 차질을 빚는 경우 공공기관과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도시지역은 사업지가 10000㎡ 이상, 비도시지역은 30000㎡ 이상인 경우 적용된다. 공동사업을 민간이 제안할 경우에는 사업대상 토지를 50% 이상 확보해야 하며 공공이 제안할 경우에는 민간이 20% 이상만 확보한 상태에서 가능하다. 공동사업을 할 경우에는 전체 사업지의 30% 이상이 공공택지로 활용된다.

7월부터 ‘평ㆍ돈ㆍ근’ 등 비(非) 법정 계량단위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토지?아파트?건물 등의 넓이는 '평' 대신 반드시 제곱미터(㎡)를, 금ㆍ은 등 귀금속과 육류ㆍ곡물 등의 무게는 ‘돈ㆍ근’ 대신 그램(g)이나 킬로그램(kg)을 써야 한다.

산업자원부는 한국계량측정협회,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7월 1일부터 비법정 단위의 본격 단속에 들어간다. 1단계로 평과 돈의 사용부터 단속하고 그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평의 경우 일반 대기업과 공기업을 단속하고 중소 건설사와 부동산 중개업소, 부동산 정보업체들은 정착 여부를 좀더 지켜본 뒤 단속할 방침이다. 돈은 일반 금은방이 모두 단속 대상이다.

산자부는 다만 시행초기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 옆에 평형을 나란히 쓰는 표기는 금지하는 대신 광고 본문 하단에 '100㎡는 과거 30평형에 해당한다'는 식으로 부기 표기는 허용하기로 했다.

7월 12일부터 ‘주택담보노후연금’(역모기지) 제도가 시행된다. 역모기지론은 집을 보유한 고령층이 그 집을 담보로 맡기고 매달 생활비를 연금식으로 받아 쓰다가 사후에 집을 처분해서 대출금을 일시에 갚는 방식이다.

현재 은행에서 역모기지론을 판매하고 있지만 연금지급기간이 10~15년에 불과하고 종신형이 없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선보이는 역모기지론은 죽을 때까지 연금이 지급되는 종신형이며 정부가 연금지급을 보증하는 장점이 있다.

대상은 부부 모두 만 65세 이상인 1가구 1주택 고령자이며 6억원 이하의 주택(공시가격)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대출한도는 3억원(월지급금 총액의 현가) 이내에서 연금을 지급 받을 수 있다. 단 주택연금은 기존에 은행 대출이 있는 사람은 이용할 수 없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대토보상제도 올해 안으로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토보상제는 토지 수용에 대해 현금 대신 ‘개발된 땅’으로 보상하는 제도로 기존 토지보상금이 부동산 시장에 풀려 투기를 조장할 우려가 있어 이 같은 제도가 나왔다.

애초 정부는 7월부터 대토보상제를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해 현재 계류 중이다. 7월 국회가 열려 통과되면 7월말이나 8월부터는 시행할 수 있지만 7월 임시국회가 열릴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정부는 또 대토보상과 별도로 이미 도입된 채권보상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채권보상은 현재 부재지주가 1억원을 넘는 금액을 보상받을 경우 1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만 의무화돼 있고 현지인은 희망할 경우에 채권보상을 받을 수 있다.

비축용 임대주택 도입 난항

1.31대책의 하나인 비축용 임대주택 도입도 난항을 겪고 있다. 민간 부동산 펀드를 조성해 2017년까지 30평형대 비축용 장기임대주택 50만가구를 공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 ‘임대주택법’ 개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 시범사업을 통해 비축용 임대주택 5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