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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영 수원현미경(31)] 심재덕 시장은 수원의 100년을 내다봤다- 김충영 도 |김충영의현미경

2021-08-0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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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영 수원현미경(31)] 심재덕 시장은 수원의 100년을 내다봤다- 김충영 도시계획학 박사

승인 2021.08.09 06:00

팔달산 터널을 백지화한 이야기

팔달산 터널 노선도. (자료=김고은 박사 그래픽)

심재덕 시장과의 만남은 1995년 7월 1일 수원시장에 취임하면서부터이다. 당시 나는 건설과 도로계장이었다. 1979년 8월 9일 수원시청 도시과로 발령을 받은 후 줄 곳 도시과에서 근무했다. 1983년 7급 진급을 하면서 건설과를 희망해 하수계에서 하천·하수 업무를 2년하고 1985년 다시 도시과로 복귀, 1992년까지 도시과에서 근무했다.

당시 수원시청에서는 나를 행정직인줄 알았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1994년, 국장에게 "저도 건설 업무를 해야 과장도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래서 민선 1기가 시작되기 1년 전 건설과 도로계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건설과 도로계는 명칭 그대로 수원시 도로를 책임지는 곳이다. 당시 도로계는 도시계획은 돼있으나 아직 뚫리지 않은 미개설 도로를 건설하는 것이 임무였다. 여기에 특별과제가 하나가 더 있었다. 팔달산 터널사업이었다. 팔달산 터널은 참으로 뜨거운 감자였다.

이 사업은 당시 김인영 국회의원의 공약사항이었다. 그런데 1992년 김영삼 대통령 공약에도 포함된 것이다. 대통령 공약사업은 분기별로 추진사항을 보고하는 중요업무였다. 그러므로 특별한 사유없이 업무를 기피하거나 태만히 할 수 없었다.

정치권에서는 구도심의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팔달산 터널을 뚫어야 한다고 했다. 심재덕 수원문화원장은 시민운동으로 팔달산 터널 반대운동을 폈다. 당시 신문 기고문을 통해 팔달산 터널은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통난 해소를 위해서 만드는 팔달산 터널은 오히려 교통난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했다.

물길을 터놓으면 더 많은 물이 모여드는 효과와 같다는 것이다. 좁은 구시가에 터널을 뚫으면 차량이 몰려들어 더욱 혼잡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 수원천 1단계구간 복개공사 이후 접속도로가 없어 교통난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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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가 확장되는 중동사거리 부분. (사진=김충영 필자)

또 터널공사에 442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데 재원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도 문제라고 했다. 그리고 중동4거리 부분 도로 확장에 따른 건물철거가 발생하는 문제도 제기했다. 이 같은 주장으로 수원시는 타당성 조사용역과 시민공청회를 개최하게 된다.

팔달산 전경. (사진=화성사업소)

공청회에 앞서 1994년 타당성용역에 들어갔다. 타당성 용역 결과 팔달산 중앙을 관통하는 계획은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당성 용역을 맡은 한국산업개발연구원은 대안을 제시했다. 팔달산 동서를 관통하는 대신 중동사거리에서 경기도청을 경유하여 고등동 5거리에 접속하는 우회도로를 건설하거나 우회터널을 건설하는 안을 제시했다.

팔달산 터널이 통과하는 경기도청 정문. (사진=김충영 필자)

수원시는 공청회에서 최종 노선은 중동사거리에서 도청 정문을 경유, 경기도의회 남쪽을 통과해 고등동 사거리에 접속하는 안으로 추진 안을 발표했다. 타당성 조사용역과 시민공청회를 통해서 대안으로 제시된 안을 갖고 기본설계를 시작했다.

고가차도 종점인 고등동 사거리. (사진=김충영 필자)

이 때 수원시에서는 팔달산 터널이 부정적인 인상을 준다고 판단해 팔달산 터널 명칭을 중동사거리에서 고등동 사거리 터널공사로 명칭변경을 하기에 이른다. 팔달산 터널공사는 터널 460m, 지하차도 210m, 고가차도 370m, 도로확장 110m 연결 램프 190m로 총 1340m의 왕복2차선 도로를 개설하기로 확정됐다.

이어 1994년 10월, 실시설계가 착수됐다. 1995년이 되자 민선1기 지자체장 선거가 시작됐다. 가장 쟁점이 된 것은 팔달산 터널이었다. 기호1번 민주자유당의 이호선 후보는 심각한 교통체증을 해소하기위해서는 서울의 남산처럼 팔달산에 터널을 뚫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공약사항이므로 자연훼손과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터널이 뚫려야 한다고 했다. 기호2번 민주당 고재정 후보는 터널계획으로 교통난을 해소하는 것은 생태계를 위협하는 부적합한 방안이므로 외곽순환도로 등 종합적인 개선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호3번 무소속 심재덕 후보는 팔달산 터널 건설에 대해 도심 집중으로 교통체증 심화와 대기오염 악화 등을 이유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윽고 1995년 6월 실시된 민선1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입후보한 심재덕 문화원장이 수원시장에 당선됐다. 당시 민선 1기 지방선거는 국회의원 선거와 2년 단위로 치르기 위해서 임기를 3년으로 했다.

1995년 7월 6일 업무수첩. (자료=김충영 필자)

민선1기 수원시장으로 1995년 7월 1일 취임한 심재덕 시장은 국 단위로 업무보고를 받았다. 건설국의 업무보고는 1995년 7월 6일에 있었다. 당시 업무수첩에 기록된 내용을 살펴보면 동문주변 단절된 성곽을 복원하고 도로 지하화 추진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다음으로 팔달산 터널 사업을 재검토하라고 했다.

-도로는 외곽으로 분산을 유도해야 한다.

-부도심을 구축하여 도심 집중을 막아야 한다.

-비상시를 대비하여 수맥도를 만들고 관정계획을 추진해야 한다.

-상수도 요금을 연차적으로 현실화 해야 한다.

-수원천에 맑은 물이 흐르게 해야 한다.

-수원성 축성 200주년 행사를 세계적인 행사로 추진해야 한다.

-수원의 미래를 예측하여 원대한 계획을 수립하라.

-형식에 치우치지 말라.

-시민과 밀접한 생활민원에 역점을 두어라.

-행정을 도시경영차원에서 해야 한다.

-미래를 책임지는 공직자가 되어 달라.

-시민의 인명과 재산에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해달라.

-수원시 시정목표는 정하지 않겠다. 무한책임 무한봉사가 수원시 공직자가 해야 할 일이다. 각자의 목표를 설정해서 추진해 달라.

이것이 심재덕 시장의 당부였다.

업무보고 때 제일 먼저 당부한 동문주변 단절된 성곽을 복원하고 도로를 지하화 하라는 내용은 본란 3회에 게재한 ‘심재덕 시장의 이루지 못한 꿈, 세계적 야외공연장’에서 밝힌 바 있다.

팔달산 터널은 교통체증 해소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수백억원의 공사비를 낭비할 뿐만 아니라 도시경관 저해와 환경공해만 유발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팔달산 터널사업은 대안으로 도로망 확충계획을 수립해 교통난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로써 대통령공약 사업인 팔달산 터널사업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팔달산 터널사업 백지화는 수원의 100년을 내다보는 심재덕 시장의 혜안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심재덕 시장은 재임 7년 동안 취임 후 첫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지시한 사항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았다. /

김충영 도시계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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