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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시민의식, 세상을 바꾸다]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역사속으로 |은하수마을,팅스

2021-08-06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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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시민의식, 세상을 바꾸다]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역사속으로

장희준 기자 junh@kyeonggi.com

입력 2021. 08. 05 오후 6 :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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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째 불법자행 지역 수치이자 무력감

‘집결지 폐쇄’ 간절함으로 시민들 거리 나서

경찰도 대대적인 단속… 자진 폐쇄 성과

올해 상반기 수원시민행동을 필두로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인근 주민들이 벌여온 집결지 폐쇄 운동.

경기도의 관문이자 수원의 얼굴 수원역에는 60년 넘게 사라지지 않는 병폐가 자리했다. 밤마다 홍등을 켜고 성매수자를 끌어모은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의 이야기다. 수십년째 불법이 자행됐지만 수원시의 개선 사업은 번번이 넘어졌고 경찰의 단속은 미약했다. 본보는 올해 1월부터 40회에 걸친 연속보도로 폐쇄 논의에 불을 지폈고 지난 5월31일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경기도의 역사에 큰 방점을 찍은 순간 그 변화를 이끈 ‘시민들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편집자 주

■ 수원시민에게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란

눈앞에서 명백한 불법이 이뤄져도 건재했던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는 수원시민에게 ‘수치’이자 ‘무력감’이었다.

함창모 지역주민연대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입주민대표는 “수원의 랜드마크인 수원역 바로 곁에서 버젓이 성매매 영업이 계속됐던 건 수원시민의 수치였다”며 “과연 없어질까 하는 회의적인 시각과 꼭 없어지면 좋겠다는 간절한 열망이 교차하는 미묘한 존재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함 대표는 지난 2월 집결지 길 건너에 입주를 시작한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4천86가구)의 입주예정자협의회 공동회장을 맡아, 주민들의 목소리를 성매매 집결지로 투영하고 폐쇄를 촉구하는 움직임을 이끌었다. 이 아파트의 주민들은 입주박람회 행사에서까지 집결지 폐쇄 서명 동의를 추진했고, 2천200명이 넘는 입주예정자가 서명에 참여했다.

특정 단체가 아닌 주민 차원에서 하나의 목표를 갖고 결집해서 활동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집결지의 폐쇄는 수원시민에게 가장 간절한 소망이었던 셈이다.

■ 60년 숙제… 시민, 가장 먼저 움직였다

지난 1월 본보는 최근 2년간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에 대한 경찰의 단속 건수가 3건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가장 먼저 반응한 건 경찰도 수원시도 아닌 시민이었다. 수원시민행동은 곧장 기자회견을 열고 단속 무용론에 빠진 경찰의 행태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불법에 대해 유야무야 넘어가지 못하도록 시민이 똑똑히 지켜보고 있음을 선포했다.

임미숙 수원시민행동 대표는 “1994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30년 가까이 집결지 옆 고등동에서 살아왔다”며 “선거철마다 정치권에선 폐쇄 공약을 쏟아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공권력이 못하면 시민의 힘으로 폐쇄를 이뤄내겠다는 마음으로 수원시민행동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가 즉각 나설 수 있던 배경에는 오랜 시간 집결지 폐쇄를 열망했던 활동 이력이 있다. 그는 수원일하는여성회, 수원여성의전화 등에서 활동하며 꾸준히 집결지 폐쇄 활동을 이어왔다. 수원시민행동은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팔달3구역 재개발조합,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 여성단체 등을 ‘수원시민대책위원회’라는 하나의 조직으로 연대하는 데 앞장섰다.

■ 대가 없이 ‘우리’ 위해 거리로 나섰다

함창모 입주민대표가 입예회 공동회장으로 있던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주민들은 수원여성인권 ‘돋음’ 등과 함께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걷기 운동을 전개했다. 주어지는 대가는 없었지만, 주민들은 시간을 쪼개 스스로 거리로 나섰다. 오랜 시간 자유로운 통행이 어려웠던 집결지 내 골목을 활보하며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의 폐쇄를 외쳤다. 수원시민행동은 바로 옆 로데오거리를 찾아 서명운동을 벌였다.

움직일 것 같지 않던 경찰이 반응했다. 대대적인 단속과 함께 집결지 내 성매매 업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62억원에 달하는 추징금이 매겨졌고, 그 여파로 일부 업소들이 스스로 문을 닫기 시작했다.

함 대표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시민들의 간절한 열망이었다”며 “열망은 반드시 목표를 이루겠다는 의지가 됐고, 민ㆍ관ㆍ경이 전방위적으로 협력하는 발판이 됐다”고 소회를 전했다.

■ 폐쇄 2개월,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는 지난 5월31일 오후 11시20분을 기해 폐쇄됐다. 안심하고 만족할 만한 결과라 볼 수도 있지만, 시민들은 벌써 그 다음을 바라보고 있다.

수원시민행동은 염태영 수원시장, 시 관계부서에 면담을 요청하는 한편 시 차원의 구체적인 계획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먼저 폐쇄를 이뤄냈던 다른 지역의 성매매 집결지를 직접 방문하고, 변화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토론회도 열 예정이다.

임 대표는 “집결지 내 업주들은 폐쇄를 공언한 이후 불법 성매매 영업에 대해 보상을 요구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집결지에서 수십년간 성 착취로 벌어들인 불법수익을 몰수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매매 집결지 첫 여성안심구역 선포 ‘순찰 강화’

[인터뷰] 김병록 수원서부경찰서장

-성매매 집결지의 폐쇄 과정에 대해 평가한다면.

경찰, 수원시 등 어느 한 기관만의 노력으로 이뤄낼 수 있는 결과가 아니었다. 시민들이 먼저 움직였고 관계 당국을 향해 목소리를 냈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은 30회에 걸쳐 간담회, 대책회의 등을 가졌고 그에 따른 단속 계획을 수립하게 됐다. 경찰과 수원시, 시민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한 결과로 본다.

-향후 집결지 장소에 대한 관리 방침이 있다면.

무엇보다 집결지 폐쇄 이후 거리가 우범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성매매 집결지에 대해서는 최초로 ‘여성안심구역’ 지정을 선포한 바 있다. 현재 지역경찰은 물론 형사 경력 배치를 통해 순찰을 강화하고, 풍선 효과로 변종 성매매 영업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ㆍ감독 중이다. 방범용 CCTV, 가로등을 비롯해 방범시설물을 대폭 보강하고 추가적인 개선도 준비 중이다.

-범죄에 대한 시민의식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

시민들은 과거와 달리 범죄가 우려되거나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집결지 폐쇄 과정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시민들은 시청에 폭발적인 민원을 접수하고 기자회견을 실시했다. 스스로 거리에 나와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 또한 좌고우면하지 않고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단속 및 대응하겠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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