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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8750㎞\' 날아…생면부지 수원 공무원에 \'감사인사\' |* 권선구소식 종합

2022-04-22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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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8750㎞' 날아…생면부지 수원 공무원에 '감사인사'

김현우

승인 2022.04.21 19:31

수정 2022.04.21 19:45

2022.04.22 6면

 

[김은영 세류2동 복지행정팀장 만난 해외입양아 김범석씨]

“흔쾌히 한자 입양기록서 번역

당신은 은인…부모 찾기 큰 힘”

입양아 동료들 대신 선물 건네

김 팀장 “할 수 있고 돕고 싶어

필요한 것 언제든지 말해달라”

국적회복 절차 안내서류 전달

'코마워효, 코맙습니다.' 지난 20일 오후, 수원시 세류2동 행정복지센터 2층 동장실에서 한 남성의 어눌한 발음이 들렸다. 그는 해외 입양아다. 약 8750㎞, 저 멀리 떨어진 나라 네덜란드에서 이곳을 찾은 그는 “입양아 동료들을 대신해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십년 전 네덜란드로 넘어가 입양된 사람들과 수원시 공무원의 인연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야기는 2021년 5월로 거슬러 간다. 김은영 세류2동 복지행정팀장은 네덜란드에서 지내고 있는 동생으로부터 한 통의 연락을 받는다. '한문 번역을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김 팀장의 동생은 한국에서 태어났다가 입양된 이후 친부모를 찾고자 하는 현지 사람들의 고충을 해결해주고자 한 것이었다. 해외 입양아는 과거 작성된 입양기록서를 토대로 하나하나 퍼즐을 풀어야 하지만, 한자로 가득한 서류를 해석하는 일이 크나큰 어려움이었다.

게다가 서체를 바르고 또박또박 쓴 '정자'가 아닌, 흘려 쓰는 필기체가 대부분이었다. 우연의 일치일까. 김 팀장은 사실 이쪽으로 전문 지식이 있었다. 그는 한문학 전공자다. 고대 문헌 번역 등을 공부해왔고, 한문으로 이뤄진 시를 여러 관점에서 풀어쓴 책을 내기도 했다.

동생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인 김 팀장은 출생에 관한 기록, 친부·친모 기록, 입양 경위 등이 담긴 입양기록서를 받아 해석하기 이른다. 지금까지 약 20장의 서류를 우리 말로 옮기는 작업이 완료, 10여 명의 입양아가 친부모 찾기 과정에서 의미 있는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김 팀장은 복지 업무를 총괄해 평소 손발이 바쁘지만, 퇴근 시간 이후나 휴일 등에 짬짬이 입양아들을 도왔다. 김 팀장의 지식에도 해석이 어려운 한자도 다수 있었다. 그럴 때는 옛날 자료를 뒤지는 등 한 글자 한 글자 진땀을 빼내며 풀어갔다.

이날 세류2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온 남성은 김범석(Taco Wijbenga·51)씨. 그는 네덜란드로 입양됐다가 이미 자력으로 친부모를 찾았으나, 약 500~600명의 입양아를 위해 각종 활동에 나서고 있다. 자신과 동료들은 '한국의 은인'과 같은 김 팀장이 무척 보고 싶었다고 한다.

김씨는 김 팀장과 만난 자리에서 “직접 만나 뵙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 저와 마찬가지 처지에 있는 동료들은 입양기록 서류를 보는 것이 '장애물'이었다”며 “친구들은 여기 오지 못했지만, 제가 대표해서 팀장님에게 많은 힘이 되어주셨다는 말을 꼭 전해드리고자 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보상이나 혜택을 받는 것도 아닌데 우리를 도와준 그 마음은 잊을 수가 없다. 한국에 계신 이런 분들이 세상을 밝게 만든다”며 준비한 선물을 김 팀장에게 주기도 했다.

김 팀장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고, 도와 드려야 하기에 했을 뿐”이라며 “먼 나라에서 건강하게 잘 지내시고, 이렇게 모국을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제가 오히려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또 김 팀장은 “앞으로도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문의하시라”고 덧붙였다. 김 팀장은 김봉석씨가 원했던 국적회복과 관련한 절차와 관계기관의 연락처가 적힌 안내 자료를 건네줬다.

'생면부지'이지만, 누구보다 각별한 사이가 된 두 사람. 이들은 약 1시간 짧은 대화를 나눈 뒤 기념사진을 찍으며 서로에게 덕담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었다. 아쉬움이 남았는지, 김범석씨는 “팀장님이 네덜란드에 오시면 귀한 손님으로 모시겠다”고 말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한편 학계 등의 추산에 따르면 2차 세계 대전 이후 전 세계적으로 50만 명 정도의 아동이 해외로 입양됐다. 이 가운데 약 20만명이 한국에서 보내진 입양아로 파악되고 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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