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록作 '책가문방도 8곡병'
'조선시대 선비의 서재를 엿보다'.

경기도박물관(관장·조유전)은 오는 21일부터 6월10일까지 조선시대의 책거리와 현대 책거리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회 '책거리 특별전: 조선 선비의 서재에서 현대인의 서재로'를 개최한다.

한국민화학회(회장·정병모 경주대 교수)가 후원한 이번 전시는 국립고궁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삼성미술관 리움, 가회박물관, 조선민화박물관 등 전국 박물관과 개인 소장가, 작가 등 약 스무 곳에서 출품한 50여점을 모았다.

책거리(冊巨里)는 일거리, 이야깃거리처럼 책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물품을 그린 그림을 가리킨다. 여기서 '거리'는 복수형을 의미하는 우리말로 한자 '巨里'는 이두식 표기다. 책거리는 중국 청대의 장식장인 다보격(多寶格)이나 다보각(多寶閣)을 그린 그림에서 기원한 것으로 보지만 조선후기 책거리의 유행은 정조(재위 1776~1800)와 관련이 깊다.

   
▲ 작자 미상
정조는 궁중 화원들에게 '책가(冊架)'와 '책거리(冊巨里)'를 그리게 하였으며, 집무실인 창덕궁 선정전의 어좌 뒤에 오봉병 대신 책가도 병풍을 장식하고는 만족해 했다는 일화가 각각 '내각일력(內閣日曆)'과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에 전한다. 유교와 문치주의 기풍이 성했던 조선시대 500년, 선비는 책과 글을 통해 자신을 닦고 나라에 이바지하고자 했고 책거리는 이런 조선 선비의 취향을 반영한다.

조선후기에 책거리를 잘 그린 화원으로는 정조의 총애를 받았던 김홍도를 비롯 다수의 화원이 알려져 있으나 현존 작품이 많이 남아 있는 이형록(1808~1871)의 책거리가 가장 유명하다. 그런데 최근 경기도박물관 소장 장한종의 책가도가 알려져 책거리의 역사를 다시 쓰게 됐다. 전시는 모두 5부로 구성해 조선후기 책거리의 탄생과 민화 책거리로의 전개를 살펴보고 현대작품에까지 이어지는 책거리의 전통을 통해 조선 사람들과 현대 한국인의 책 사랑 문화조명한다.

   
▲ 장한종作 '책가도(冊架圖)'
한편 개막일인 21일(수) 오후 3시부터 박물관 강당에서는 특별전 개막 기념 학술강연회가 열린다. 경주대 문화재학과 정병모 교수가 '책거리의 역사, 어제와 오늘'을 주제로 강연한다. 강연 뒤에는 전시 담당 큐레이터의 전시 안내가 이어진다. (031)288-5300

/이준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