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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렛 이웃한 지 1년 “웬만하면 버티려 했지만 문 닫을 수밖에” |*경제.경영.유통.

2014-11-2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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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렛 이웃한 지 1년 “웬만하면 버티려 했지만 문 닫을 수밖에”
이천 |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上) 붕괴되는 이천 지역상권

▲ 아웃렛 입점 브랜드 다수가 시내 상권과 겹쳐 타격
문 닫은 점포 10곳 넘어… 폐업 준비·업종 변경 증가


“지역 상권요? 완전 붕괴됐죠. 보다시피 상인들이 이렇게 죽어 나가고 있지 않습니까.”

지난 7일 경기 이천시 창진동 중앙로 ‘문화의 거리’에서 만난 김모씨(45)에게 “경기가 어떠냐”고 묻자 “대기업이 지역 상권을 집어삼키고 있다”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이천지역 쇼핑 1번지로 양쪽 길 사이에 국내외 유명 브랜드부터 시장 골목 패션에 이르기까지 400여개의 점포가 밀집한 이곳은 평일 오전 시간임을 감안하더라도 썰렁했다. 전국 10대 상권 중 하나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손님 발길이 뚝 끊겨 한산했다. 

못 견디고 ‘폐업’ 지난 7일 매출 감소로 폐업한 경기 이천시내 한 스포츠의류 매장 앞 도로에서 화물차량이 마네킹 등 점포 내 물건을 옮겨 실은 뒤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의 개장으로 이천시내 상권이 붕괴되면서 폐점하는 점포들이 속출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이천을 포함해 여주·용인 인근의 소비자들까지 찾아오면서 불황을 모르던 이천시내 상가는 지난해 말 초대형 규모의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사진)이 들어서면서 매출이 40~50% 감소했다. 롯데 아울렛에 입점한 357개 매장 중 해외 명품 브랜드는 1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지역 상권에서 판매 중인 일반 브랜드로 채워지다보니 시내 상권이 ‘초토화’되고 있는 것이다. 둘러보니 문을 닫은 점포가 10여곳은 돼 보였고, 가게를 접기 위해 ‘임대문의’ 안내문을 붙인 채로 영업 중인 점포도 3~4곳 있었다. 한 의류 점포는 휴지, 플라스틱 그릇 등 생활잡화를 파는 임시 점포로 바뀌었다. 인근 화장품 가게는 폐업한 지 석 달이 지났는데도 덩그러니 비어 있었다. 건물이 통째로 비어 있는 곳도 있었다.

“웬만하면 버텨보려 했지만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얼마 전까지 스포츠 브랜드 매장 점주였던 조모씨(53)는 지난해 말 아웃렛이 들어서면서 매출이 50~60% 감소했다고 했다. 1억원이 넘는 은행 빚이 쌓이면서 매장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조씨는 “한때 전국 최우수 매장에 선정될 정도로 장사가 잘되는 건실한 매장이었지만 어느새 직원 월급도 못 줄 정도로 힘들어졌다”고 폐점 이유를 밝혔다. 

의류 매장들은 사정이 심각하다. 남녀노소 폭넓은 구매층을 확보한 중저가 브랜드나 아웃도어 의류의 경우 매출액에서 그 피해가 확인되고 있다. 이천상인연합회의 조사를 보면 ㄱ의류는 아웃렛이 들어서기 전인 지난해 10월 한 달 매출이 6424만원이던 것이 지난 10월 3016만원으로 반토막 났다. ㄴ스포츠는 5121만원에서 1690만원으로 67%가 감소했다. 비교적 장사가 잘된다는 ㄷ의류도 아웃렛 입점 후 매달 매출이 4000여만원씩 줄었다.

중저가 의류 매장 점주 김모씨(56)는 “문을 닫거나 업종을 변경하는 점포가 하나둘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적자를 메울 방법이 없다”며 “문을 열면 여는 만큼 빚을 지니 가게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모씨(57)는 얼마 전 의류 매장에서 대만식 밀크티 전문점으로 업종을 바꾸고 8000만원을 들여 인테리어까지 마쳤다. 조씨는 “더 이상 의류 매장을 했다가는 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먹는장사가 그나마 영향을 덜 받을 것 같아 큰마음 먹고 업종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천상인연합회 관계자는 “롯데 등 대기업들이 대형마트와 SSM에 이어 아웃렛 또는 상설 할인매장 같은 패션 재고처리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지방에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지역 상권이 붕괴되면서 골목 상인들이 삶의 터전마저 빼앗기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아울렛 이천점은 지난해 말 개장 후 열흘간 역대 최대인 2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1년 개장한 파주 아울렛의 매출 211억원을 1억원 넘어선 것이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스포츠 브랜드들의 경우 하루 평균 6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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