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보는 2019 경제] 30대 서울 아파트 거래량, 세대 비중 30% 넘어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찾은 시민이 인근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하반기부터 서울 집값이 다시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그간 부동산 시장의 주변부에 머물던 2030 세대까지 적극 시장에 뛰어들었다. 만성화된 저금리에 예ㆍ적금을 통한 자산 축적이 갈수록 무색해지자 ‘믿을 건 집 뿐’이라는 인식이 더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부동산 전반에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주역 넘보는 2030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특히 30대는 올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단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서 올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1,889건) 중 30대가 차지한 비중은 25% 수준이었지만, 8월 처음으로 30%를 넘어선 이후 최근까지 3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30대는 현재 전통적인 ‘부동산 큰 손’ 40대도 제치고 있다.


요즘은 30대보다 상대적으로 주머니가 더 가벼운 20대까지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종자돈을 모아 갭투자 또는 경매를 하는 법을 공부하는 학회가 인기다. 사회초년생 커플이 데이트 삼아 인기 아파트 단지 동네를 돌아보거나, 신규 분양단지의 견본주택을 둘러볼 정도다.

한 달에 한번 꼴로 ‘데이트 임장(부동산 현장을 직접 둘러 봄)’에 나서는 직장인 안모(28)씨는 “당장 집을 사진 않더라도 돌아다니다 보면 최근 시장 분위기도 알 수 있고 어떤 지역이 살기 좋은지도 가늠해볼 수 있다”며 “보다 현실적으로 미래 계획을 세울 수 있어 여자친구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통계청 조사에서 30세 미만과 30대 가구주의 평균 부채가 1년 전보다 각각 23.4%, 10.2%나 늘었는데, 이는 대출을 통해 내 집 마련에 나선 수요가 그만큼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시장 불안 부를 수도” 

이 같은 2030 세대의 부동산 사랑은 착실히 월급만 모아서는 서울에 집을 마련할 수 없다는 불안감과, 최근 집값 상승기에 부동산 자산을 축적한 기성세대를 지켜본 경험이 맞물린 결과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부동산은 학습효과가 강한데, 앞선 세대를 통해 부동산이 안전 자산이라는 사실을 젊은 세대가 체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전보다 부동산 투자 정보의 접근성이 높아진 점도 젊은 세대의 부동산 열풍을 부추기고 있다. 전통적인 ‘발품’이 그간 투자의 기본이었다면, 최근에는 부동산 전문가의 유튜브 채널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발 빠르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부동산 관련 애플리케이션 등 플랫폼의 발달로 손품만 들이면 직접 찾아가지 않아도 실시간 매물시세를 확인할 수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과거에는 부동산 정보 비대칭이 심했는데 지금은 클릭 한번으로 어떤 매물이 나왔는지, 주변 환경은 어떤지, 몇 명이나 해당 매물을 봤는지 바로 알 수 있다”며 “잘 알지 못하는 지역에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게 기존 세대와 다른 모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젊은 층까지 부동산 투자에 뛰어드는 현상 자체가 한국 사회의 활력 저하를 의미한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지금 아니면 못 산다’는 젊은 층의 최근 투자 동기는 일시적이고 즉흥적이어서 향후 부동산 시장 전반에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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