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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640억원 알박기\' 속에 숨은 비밀 |*서울시,의회

2010-08-2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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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640억원 알박기' 속에 숨은 비밀
[오마이뉴스] 2010년 08월 20일(금)
드림허브(주)에서 용산 역세권에 개발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
ⓒ 드림허브(주)


지난 19일 코레일(철도공사)은 자금난에 부딪혀 좌초 위기를 겪고 있는 용산역세권개발사업에 대한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코레일은 계약해지 결정 여부를 20일 이후로 미루고 사업 시행사인 용산역세권개발㈜의 구조를 전면 개편하여 외부 건설투자자에게 문호를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즉, 개발사업에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한 삼성물산이 지급보증 요구에 미온적인 대처를 하자, 코레일은 삼성물산을 배제하고 다른 건설사업자를 끌여들여 사업을 어떻게든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코레일은 "삼성물산이 640억 원을 걸고 31조 원 사업에 '알박기'를 하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 알박기다"라며 삼성물산을 비난했다. 삼성물산은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이하 드림허브)에 지분 6.4%를 투자했다. 하지만 드림허브가 개발사업에 대한 모든 권한을 위탁한 용산역세권개발㈜의 지분 45%를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어 삼성물산이 개발사업을 실질적으로 좌우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코레일이 삼성물산에게 '알박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것도 일리가 있다.


그럼 어떻게 삼성물산이 단군이래 최대의 사업인 용산역세권개발사업에 매우 적은 금액으로 '알박기'를 할 수 있었는지 우리나라 부동산 PF사업 및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의 구조를 알아보자. 더불어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이 지속해야 할 사업인지도 살펴보자.


이상한 형태로 변질된 한국형 PF


일반적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스(PF)란 특정 프로젝트로부터 미래에 발생하는 현금흐름, 즉 사업의 타당성과 수익성을 담보로 하여 해당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을 말한다. 선진국에서는 주로 석유개발 프로젝트나 고속철도와 같은 기간인프라사업 등과 같이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사업에 주로 적용되고 있다.


프로젝트 파이낸스의 일반적인 구조를 보면 개발업자가 총사업비의 약 20~30%정도의 자본금을 투자해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하고 이 특수목적회사가 토지지주로부터 토지를 확보하고, 해당 토지와 프로젝트의 수익성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개발자금을 빌리거나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받는다. 이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개발업체가 개발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도표1] 일반적인 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 구조
ⓒ 김광수경제연구소




이러한 선진금융형태의 PF가 우리나라에서는 아래와 같은 이상한 형태로 변형되었다.


[도표2] 왜곡된 우리나라 민간 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 구조
ⓒ 김광수경제연구소

 
 
우리나라에서 PF대출이 일반화 된 것은 외환위기 이후 건설업체인 시공사에서 시행사가 분리되면서부터다. 우리나라 부동산PF의 대부분은 자본금이 없는 시행사들이 부지매입금액의 10%를 사채업자나 저축은행들로부터 급전으로 빌려 부지계약만 해 놓고 나머지 금액과 건축비용은 시공사인 건설업체의 지급보증을 받아 시중 금융기관으로부터 일반대출로 해결하는 구조이다.

 
이렇게 하면 시행사는 무일푼으로 어떻게든 토지만 확보하면 앉아서 떼돈을 벌고, 시공사는 은행 대출로 인한 직접 부채 부담을 보증으로 해결하고 실제 공사를 좌우해 공사비를 부풀려 분양가 인상을 통해 폭리를 취했다.

 
이러한 시행사들은 기존 건설업체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이 주로 만들어, 다녔던 회사와 거래를 하는 공생관계를 맺었고 심지어 시공사가 택지를 분양받기 위해 시행사를 만들기도 했다. 이것은 프로젝트파이낸스(PF)가 아니라 외환위기 이전 건설업체들이 받았던 일반기업대출의 편법에 불과하다.

 
현재 건설업계에서 주장하고 있는 대출보증 문제 역시 기존 건설사들이 사업진행 능력이 없는 영세한 시행사를 들러리로 내세워 개발사업을 진행해 왔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다. 이러한 잘못된 대출관행을 이용하여 막대한 차익을 얻을 때는 가만히 있던 건설업체들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상황이 되자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선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금융권 역시 사업성과 리스크 평가라는 본래의 역할을 등한시 한 채 부동산투기열풍에 편승한 묻지마 대출을 시행한 책임도 있다. 이러한 구조적인 PF대출의 문제점은 어떻게든 토지만 확보한 후에 개발사업을 진행만하면 무조건 막대한 개발이익이 발생한다는 부동산불패신화에 기초한 주먹구구식 사업진행 방식의 문제점이 노출된 것뿐이다.

 
땅 확보해 개발만 하면 무조건 돈 번다는 부동산 불패신화
 
미국이나 일본의 부동산 개발사업사례를 보면 개발업체가 자신의 자산이나 신용 등으로 자본금을 투자하여 토지를 확보한 후에 이를 기반으로 개발자금을 마련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특히 민간개발사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아파트 개발사업의 경우 상당수 시행사가 토지를 매입할 자금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재무적, 전략적 투자자가 형성된 대형 공모형 PF사업인 용산역세권개발에는 1조 원이라는 자본금이 투자됐지만 이것은 초기 전체 사업규모인 28조의 3.6%에 불과한 수준이고, 토지매입가격인 8조 원에도 한참 못 미친다. 보통 외국의 PF사업을 보면 시행사인 개발업체의 자본금 투자액이 총사업비의 20~30%를 상회한다.

 
이 점을 감안하면 용산역세권개발을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가지고 있는 사업 리스크에 대한 책임부담이 극히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막대한 개발이익을 기대하면서 시작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에 이렇게 작은 책임부담만 가지고 사업에 참여하다 보니 철저한 사업성 검토보다는 어떻게든 우선 사업을 따놓고 보자는 식의 방식이 가능하게 된다.

 



[도표3] 용산역세권개발 PF사업 구조
ⓒ 김광수경제연구소




이렇게 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당초 4조~5조 원대로 추정됐던 토지 매입가가 8조 원까지 치솟았다. 물론 당시에는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오른다'는 장밋빛 환상 아래 그 같은 토지 매입비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듯 했다.


하지만 상업지구의 경쟁력은 좋은 입지의 저렴한 분양가인데 토지매입비용이 무려 8조 원에 이르다 보니 결국 높은 분양가로 이어져 경쟁력 저하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향후 부동산 가격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와 사업자들 입장에서 분양가를 마음대로 높이기도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반면 억지로 분양가를 낮추게 되면 사업성이 크게 떨어져 사업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높은 분양가=경쟁력 저하, 낮은 분양가=사업성 하락...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


용산개발사업은 부동산 버블기의 정점에서 부동산 가격이 차후에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막대한 토지비용 등 사업비용을 산정한 것이다. 단순하게 계산해서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이 2007년부터 당시 기준금리 수준인 매년 5%씩 부동산가격 상승을 기대했다고 가정하면 완공예정시점인 2016년에 2007년 대비 약 55% 정도 가격이 오르게 된다.


그런데 현재 부동산가격은 오히려 고점대비 20~30% 정도 하락한 상태다. 따라서 당초 가정했던 수익률을 달성하려면 지금부터 2016년까지 부동산가격이 매년 평균 13% 이상 올라줘야 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그런데 그것이 가능할까.


 개발프로젝트의 수익률은 일반적으로 자금조달비용인 대출금리와 분양가로 결정된다.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자 공모와 선정이 이루어진 2007년 말 당시의 기준금리는 5%였고 지속적으로 금리가 상승하고 있던 시기였다. 그러나 금리는 2008년 하반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현재는 절반 수준인 2.25%에 불과하다. 사업계획을 세운 시점보다 금리가 절반으로 떨어진 상황에서도 수익성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해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현재 서울의 사무용 공간은 이미 공급과잉에 직면해 있다. 서울시내에서 추진되는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사업만 해도 상암DMC단지와 제2롯데월드를 비롯해 일곱 곳에 이른다. 또한 서울에 2013년까지 공급되기로 계획된 대형빌딩만 해도 과거 2000년에서 2006년 연간 평균 공급물량인 50만㎡의 두 배 가량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 개발사업이 추진된다고 한들 제대로 분양에 성공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한편으로는 막대한 토지매입비용 등을 상쇄할 정도로 사업 용적률을 올려 달라고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요구하고 있으나, 이미 608%에 이르는 용적률을 넘어서는 과도한 용적률을 적용하는 것은 지나친 특혜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설사 그렇게 한다고 한들 이 사업이 충분한 사업성을 가질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건설 및 재무적 투자자들 스스로가 당초부터 '부동산 불패'라는 환상과 규제자로부터 끌어낸 온갖 특혜에 기대 사업성을 제대로 판단할 능력이 없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 불패' 신화와 특혜에 기대 사업성 판단 0


따라서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은 그나마 초기단계인 지금 정리하는 것이 옳다. 각종 특혜를 받아서 진행된 사업에서 민간부문이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는데 국토부나 서울시가 억지로 더 많은 특혜를 줘 사업을 진행한다 한들 없는 사업성이 생길 리 만무하다.


어차피 사업성이 거의 없는데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자금이 투입된 후에 문제가 되면 지금보다 더 큰 경제적 파장을 낳고, 직간접적인 국민 부담만 늘 뿐이다. 또한 특혜를 더 줘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찾는다 하더라도 국민의 세금이나 제도적 특혜 등을 통해 특정민간업체에 수익을 보전해 주는 것이 과연 합당한 일인가.


일부 부동산업계 등에서는 부동산경기가 침체되어 있기 때문에 '서울에서 마지막 남은 알짜배기 땅'인 용산역세권이라도 개발해서 부동산 경기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거꾸로 마지막 남은 서울의 알짜배기 땅을 특정 개발업체와 투자자의 배를 불리는 데 써야 하는가.


작금의 부동산경기 침체가 건설토목산업에 자금이 적게 투자돼서 발생한 문제인가.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은 돈이 몰려 거품이 꺼지면서 몸살을 앓고 있는 것 아닌가. 만약 부동산경기 침체를 개발사업으로 다시 활성화 할 수 있다면 이웃 일본이 부동산 버블 붕괴기에 건설토목사업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도 왜 부동산경기 하락을 막지 못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마지막 알짜배기 땅, 개발업자와 투자자 배 불리는데 써야 하나


19일 코레일 기자회견 도중 조속한 사업 추진을 요구하며 회견장 진입을 시도한 용산 서부이촌동 주민들.

ⓒ 김시연


그런데도 국토해양부는 이들 부동산업계들과 발을 맞춰 용산역세권사업을어떻게 해서든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사실 국토부는 이번 사업과 관련한 규제자라기보다는 직접 이해 당사자에 오히려 가까운 처지라고 할 수 있다.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의 숨은 이해관계 중 하나는 국토부 산하 철도공사(코레일)의 4조5천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부채를 일거에 해소하는 것이다. 그런데 코레일의 부채 가운데 상당 부분은 실패한 민자사업인 인천공항철도를 무리하게 인수하는 과정에서 증가한 1조 5000억 원을 비롯해 상당부분 국토부의 정책 실패 때문에 증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철도공사는 국토부 관료들의 퇴직 후 일순위 '미래 직장' 가운데 하나다. 전현직 관료들간 끈끈한 유착구조가 형성돼 있는 기관이다.


이처럼 국토부의 정책 실패로 늘어난 부채를 이번 사업을 통해 일거에 해결하려는 욕구가 국토부와 코레일 사이에는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국토부는 이 사업을 끝까지 밀어붙일 기세다. 그렇게 하면 당장 사업은 억지로 굴러갈지 모르지만, 결국 최종적인 사업 좌초의 충격을 더 키우게 될 공산이 크다. 어차피 안 되는 사업이라면 현 단계에서 정리하고 새롭게 밑그림을 그리는 게 올바른 방향이다.


현재 진행중인 공모형 PF 사업의 대략 3분의 2정도가 부동산 버블이 잔뜩 부풀어올랐던 2006년과 2008년 사이에 추진된 것들이다. 즉 건설사들과 공기업들의 투기적 개발이익 추구와 지자체장들의 무리한 치적과시용 토목사업 진행이라는 이해관계가 맞물려 여기저기에서 마구잡이 대규모 개발사업들이 진행된 것이다.


그러니 수요예측이나 도로 등 주변 인프라 부하 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각종 PF사업이 진행된 측면이 강하다. 현재의 각종 PF사업 좌초 위기를 계기로 건설업계와 개발업자들의 이익만을 위한 단순 개발논리로 접근하는 방식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서울 등 수도권 도시들의 경쟁력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과도한 도심 집중 현상을 완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도심 개발의 근본 틀을 바꿀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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