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0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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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 지식부동산 > 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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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 꽃이 피었습니다.--
옛날에는 여자팔자가 뒤웅박 팔자라고 했던가요. 어느 남자의 허리에 메달리느냐에 따라서 팔자가 변한다는 말이었는데, 지금 이런 말 함부로 했다가는 여자분 들에게 몽둥이 맞아 죽을 것이고, 여지없이 인터넷싸이트에서 매장 당하리라 봅니다.
그러나 요즘은 아파트 팔자가 뒤웅박 팔자로 변했습니다.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서 팔려가야 할지 그대로 있어야 할지 자고 나면 판단이 흐려지기 때문입니다. 그저 찌푸린 주인의 인상만 바라보면서 안쓰럽게 생각 할 뿐이지요.
아파트가 말을 하지 못해서 그렇지 요게 말을 할 수 있다면 참 많고 많은 말들이 튀어 나올 겁니다. 누가 대출 많이 받고 나를 사라했느냐, 왜 남매를 샀느냐, 3형제가 뭐냐? 남들은 4형제인데 왜 우리는 무자식이냐? 라고들 말입니다.
부동산 칼럼니스트 해 먹기도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원래 글을 쓰는 사람들은 양심을 속이고 글을 쓸 수 없기 때문에 바로 써야 하거든요. 즉 칼끝은 휘는 일이 있더라도 붓끝은 휘는 일이 없어야 하는 일이므로 글만은 올바로 써야한다는 뜻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집값이 오른다, 내린다 하는 말에는 어찌나 과민반응이 일어나는지 여간 조심스럽지 않더라는 말입니다. 사람이란 자신에게 유리하면 조용하다가도 비위가 틀리면 두드러기처럼 돋아나는 성질이 있으니까요. 돋아나지 않게 하려면 비위를 건들지 않는 게 상책이라고 봅니다만,
일단 붓끝을 놀렸으니 글을 써야 하겠네요. 부동산에 대한 글을 쓰려면 가격에 대한 말을 빼놓을 수 없는데 요즘 뭐라고들 하던가요. 지금 집 팔아야 할까요? 라고 물으면 팔지 마세요. 라고 대답하고, 지금 집을 살까요? 라고 물으면 지금은 때가 아닙니다. 라고들 대답하더군요.
그러다보니 집을 팔고자 하는 사람이나 집을 사고자 하는 사람이나 썩은 새끼줄에 목을 메어놓고 죽을 맛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파는 것도 좋지 않고, 사는 것도 좋지 않다면 이제 주택은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밥상이 돼 버렸다는 말도 될 것 같은데 글쎄, 과연 그럴까요.
<<지금 팔아야 할까요? 팔지 마세요>>
모든 일을 처리할 때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사주팔자라고 봅니다. 옆에서 하지 말라고 해도 자기 마음대로 하기 때문에 그도 팔자소관이라고 하지 않던가요.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부동산만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찌어찌해서 집 한 채 장만해 놓고 집값 오르기를 기다렸으나 그게 희망사항으로 흘러간 사람들이 어디 한둘인가요. 대출이자는 눈 덩이처럼 불어나고 자고나면 집값이 내렸다는 바람에 피가 말라서 제 명대로 살지 못할 것 같다는 말이 귀에 쟁쟁합니다.
집을 가지고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내 팔자에 무슨 집이냐고 하면서 차라리 팔아 치우고 오막살이에서 살더라도 잘 먹고 편히 살자는 마음으로 팔겠다고 했으나 집 내놓은 지 1년이 돼도 보러 오는 사람도 없으니 실제로 집이 웬수라고 말하는 걸 들었습니다.
시세가 좋았을 때에 비교하면 약 30-40%가 하락했다고 하는데 그 값은 계속 매듭 없이 흘러가는 물과 같아서 더 내리기 전에 팔아야 되느냐를 늘 물어오고 있는 실정에 있지만 파십시오. 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정작 없다고 보시는 것이 거의 옳은 표현일 것도 같습니다.
팔라고 대답할 수 없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선 사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팔리지 않는다는 점과, 팔고 나면 다시 사기 어렵다는 문제라고 봅니다. 집 팔고 나서 잘 팔았다는 사람은 5%에 불과하니까요. 잘 못 팔았다는 말은 많이 들었어도 잘 팔았다는 말은 별로 들어보지 못했으니까 말입니다.
설사 갈아타기를 시도한다 하더라도 먼저 내 집이 팔려야 하기 때문에 그런 계획들도 모두 빗나가고 있음이 요즘 부동산 시장입니다. 집에 대한 임자를 만나는 일은 사람이 짝을 찾는 일보다 더 어려울 때가 종종 있었음이 생각납니다.
결국 값은 고사하고 주택은 임자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임자를 찾을 수 없고, 어쩌다 임자가 있더라도 조건이 까다로운 임자만이 나타나기 때문에 흥정 자체부터 깨지게 되므로 계약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뜻도 되겠습니다.
그래서 경매나 파산에 이르지 아니할 정도라면 2년 후로 매도를 미루고 갈등을 정리하되 어떻게 하라는 주문을 하기도 합니다만, 문제는 대출을 많이 끼고 3남매나 4남매를 기르는 다주택자들의 애환은 파는 길만이 최선이라고 떼거리를 써보기도 하지요.
<<지금 사야 할까요? 좀 더 미루세요.>>
주택을 사려는 사람들은 사 놓으면 나중에 값이 오른다는 확인 도장을 받기를 원하지요. 그러나 누구를 막론하고 도장 찍어주기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래서 도장 찍어줄 사람을 찾기 위해 이 사람, 저 사람을 찾아다니며 물어 보곤 하는데 답은 거의 대동소이 하게 나오더라는 푸념을 하더군요. 업어 치나 메치나 그 말이 그 말이고 밥상을 옮겨도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필자의 나이 정도 되면 아파트 두세 번 계약해 본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가까운 사람은 필자의 눈치를 슬슬 살피다가 필자가 사는 곳에 따라가서 같이 사기도 하는데 꼭 그럴 때는 혼자만 망하는 게 아니라 소대별로 망하는 사례도 일어나더군요. 솔직히 그런 때도 있었음을 시인합니다. 재미를 볼 때도 있었지만,
재미를 보게 될 때에는 모두 제 복이고 손해를 보게 될 때에는 교수님 따라가서 손해를 보게 되었다고 그런다지요. 사람은 없는 것에 마음을 기울이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무리하지 말고 조심하라고 해도 사주팔자를 따라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일을 잘 못 저지르기도 하고, 그럴 때는 헛물만 켜게 되는 수도 있음을 봐왔습니다.
많은 무주택자나 갈아타기를 시도하시는 분들이 요즘 동서남북으로 눈을 돌립니다. 그러나 막상 쓸 만한 매물을 발견해도 쉽사리 덤벼들지 않습니다. 더 내려가겠지, 하는 그 마음 때문이거든요. 2개월만 더 기다려야지, 아니 3개월만 더 기다려야지, 하면서 말입니다.
그렇게 까지 기다리지 말고 웬만하면 계약을 하라고 해도 선 듯 응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하기 때문에 씨름 손을 자꾸 늦춰 버린다고 이해하심이 옳을 듯합니다. 기다린다는 것은 다소 위험성도 있으므로 조심하라고 하지만 막상 당 본인들도 갈팡질팡 하기는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앞섭니다.
그러나 흔한 말로 무릎에서 사고 가슴에서 팔라는 이치를 되새겨 본다면 과연 더 기다린다는 것이 옳은 일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봐야지요. 이번만은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예전에도 그런 말을 하다가 차를 놓치고 결국 더 많은 돈을 지불한 후 집을 구했으니까요.
지금이 기회라면 전국에는 내 집 마련의 꽃이 활짝 피어있고 갈아타기의 무대도 막이 올랐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박수 칠 때와 소리 칠 때도 정해져 있더군요. 멈추고 있을 때는 다시 뛸 때를 생각해야 하는 게 세상사 이치라고 봅니다.
요즘 주택은 떨고 있습니다. 주택을 구입하는 방정식은 아무 때고 푸는 게 아니고 꼭 풀어야 할 때를 놓치지 않고 푸는 게 지혜로운 일이라고 보는데 글쎄요, 그 방정식을 지금 풀어야 할 것인지 더 기다렸다 풀어야 할 것인지는 뒤웅박 팔자인 주택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학. 생활법률학)
수원 세인종합법률사무소 국장
윤 정 웅
club.r114.co.kr/y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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