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대책은 계속된다."

참여정부의 추가 부동산대책은 무엇이 될까. 이미 8번의 굵직한 대책을 통해 수요억제를 중심으로 각종 규제를 단행한 참여정부가 빠르면 올 연말과 내년 초 9번째와 10번째 추가 조치를 잇따라 준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통상 정권 말기에는 새로운 정책을 펴기보다 정국 안정 등을 감안해 기존 정책을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간다. 무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참여정부의 구상은 다르다. 특히 그동안의 행보를 감안할 때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결코 물러남이 없을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그만큼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은 참여정부의 최대 정책 과제이자 '신조'(信條)와도 같다.


◇추가대책, 무엇이 담길까=이미 어느 정도 예견돼 있지만, 새 대책에는 공급자, 즉 건설업체들을 직접 겨냥한 조치도 포함돼 있다. 분양원가 공개 대상 및 범위를 확대하거나 민간아파트에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물론 중앙부처간 갈등으로까지 비춰진 '주택후분양 로드맵'에 대한 정부의 최종 결정도 함께 포함돼 있다. 이들 방안은 현재 관련 전문가집단으로 구성된 '분양가제도개선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안으로, 최종안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빠르면 올 연말 발표될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은 "제도개선위원회는 의견수렴하는 창구일 뿐, 최종 결론은 정부내에서 이뤄질 것"이라면서 "발표시기도 훨씬 빨라질 수 있다"고 말해 이같은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부동산시장의 근원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수도권 집중에 따른 대책도 정부내에서 꾸준히 논의되고 있다. 역시 서민이나 중산층을 위한 방안이 유력하다. 분양가제도개선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방안만큼 서민들의 주거불안 해소가 관건이란 지적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변양균 청와대 정책기획실장은 "부동산 안정의 근본적 해결방안은 지역균형발전"이라고 말해 내년 초 발표될 추가 대책은 '2단계 지역균형발전 방안'이 될 공산이 크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부작용 없을까=지금까지의 부동산대책과 마찬가지로, 추가대책 역시 부작용을 지적하는 주장이 적지 않다. 특히 민간아파트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적용에 대해서는 정부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박병원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민간아파트 분양가를 규제하면 주택공급이 지연되고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실제 11.15대책 발표 당시 재경부측에서 "신도시 주택 추가공급 등 공급확대 정책을 담은 상황에서 공급위축을 낳을 수 있는 제도를 언급할 수 없어 11.15대책에서 (민간아파트 분양가상한제 도입에 대한)규제가 빠졌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민간업체의 반발도 상당하다. 분양가상한제는 분양가 자체를 낮출 수 있지만, 공급 위축은 물론 품질 저하와 관련 산업 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민간아파트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적용은 사실상 분양가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로, 위헌소지가 있는데다 시장 질서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권오규 부총리까지 나서 '전면 재검토'를 주문한 '후분양 로드맵'도 논란거리다. 현행 계획대로 추진할 경우 신도시 등의 일정기간 공급지연이 불가피한 반면, 새롭게 판을 짜면 정부정책의 일관성이 훼손될 수 있어서다.

남은 1년2개월여간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어떻게 전개될 지 시장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