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직장인들의 중개업 진출이 늘고 있다. 예전에는 ‘복덕방’이라 불릴 만큼 나이든 어르신들이 주로 부동산업에 종사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이제는 중개업자가 부동산 거래 뿐 아니라 고객의 자산관리, 세금 등 종합적인 투자 컨설팅을 하게 되면서 종보와 분석력으로 무장한 전문가들이 절실히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은 고객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눈높이도 높아져, 강남 일부 중개업소에선 이들 고객에게 어필하기 위해 깔끔하고 전문적인 30대 실장을 구하는 게 유행이라는 얘기도 있을 정도다.

이에 닥터아파트(www.DrApt.com)는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중앙상가 청자공인에서 근무하고 있는 젊은 중개업자, 송성배 실장을 찾았다.

- 왜 부동산 관련 일을 하게 됐나?

원래 중개업소에서 일하기 전 부동산정보업체를 다녔다. 특히 중개업소 광고 영업을 담당했는데 그러면서 친한 중개업소들도 많아지고 부동산에 관한 지식도 많이 알게 됐다. 그러면서 20살 후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30대, 40대에도 이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평생직장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그 때 마침 현재 사장님(멘토)을 만나게 됐고 조언을 얻어 중개업으로 전향하게 됐다.

- 왜 지금 사장님이 멘토인가?

사무실을 내기 전 먼저 일을 배워야 했다. 하지만 처음 일할 때, 친한 중개업소는 많았지만 아무 중개업소나 가서 일하고 싶지 않았다. 오너가 믿을 수 있고 금전관계가 깨끗한 곳, 전통이 있는 곳,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을 찾다 보니 청자공인 사장님이 계셨다. 지금은 그냥 사장님이 아닌 아버지이자, 정신적인 지주다.

- 그럼 중개업으로 전향한 지 얼마나 됐는지?

부동산정보업체에서 4년 일했고, 중개업에 뛰어든 지 벌써 5년차다.

- 실례지만 나이가?

영업전략인데... 30대 초반과 중반 사이?(웃음)

- 부동산은 서비스직인데, 사람 대하는 게 어렵지는 않았나?

영업이라는 것 자체가 사람을 대하고 모르는 사람에게도 편하게 얘기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힘겨워하는데 나는 사람 대하는 게 가장 즐겁고 편하다.

- 젊은 중개업자로 일하기는 어땠나? 힘들지 않았는지?

처음에는 젊은 사람이 왜 부동산을 하느냐, 주변에서 타박하는 소리도 있었다. 나이가 들어 보이려고 꾸며 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잠실동 일대는 20대 후반, 30대 등 비슷한 고객 연령층이 많아 오히려 말도 통하고 좋아하신다.

- 그래도 자리 잡기 힘들었을 텐데, 어떤 노력들을 하셨는지?

시작했을 땐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다른 중개업소 사장님들과 친해지면서 영업 방식도 살펴보고 궁금한 것도 물어봤다. 다른 업소들의 각기 다른 영업방식을 벤치마킹하고, 특히 자기 전에 그날 알게 된 것들을 정리한 뒤 다음 날 고객에게 상담할 때 사용해 보곤 했다. 그렇게 쌓인 지식이 진짜더라.

- 처음엔 상담도 쉽지 않았을 텐데?

그렇다. 내용을 잘 몰라 상담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전화 상담의 경우 모르는 부분은 인터넷으로 바로 바로 찾아가면서 얘기하기도 했다. 당시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중개업자 분들은 이렇게 하기도 어려웠다. 나는 인터넷을 통한 지식 습득이 빨랐던 것 같다. 또 지역정보라든지 지역 호재, 잠실동 일대의 아파트 구조 등은 달달 외워 상담할 때 최대한 전문가답게 설명하기 위해 애썼다.

- 처음 급여는 어땠나?

기본급은 없고, 수당만 6:4로 나누는 형태였다. 그 당시 회사를 나오고 실업급여가 나올 때여서, 얼마 안 되는 액수지만 마음이 놓였다. 그 당시 실업급여가 나오는 3개월 동안은 많이 못해도 된다, 단 한 건만 하자! 라는 각오였다.

- 지금 급여는 어떤가?

비밀이다.(웃음) 다만 지금은 인정받아 사장님께서 동업자와 다름없이 대해주시고 벌이도 괜찮은 편이다.

- 손님에게 어필하는 본인만의 방법이 있다면?

젊음?(웃음) 실제로 비슷한 또래의 고객의 많다보니 상담 받거나 거래할 때 편안해 한다. 특히 상담할 때 상황이 나쁘면 나쁘다, 좋으면 좋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을 고객들이 시원해 하는 것 같다. 깔끔하고 솔직하게, 정확한 설명을 하는 것이 포인트다. 또 인터넷 카페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하겠다.

- 인터넷 카페라 하면?

처음에는 정보업체 등 인터넷 광고를 주로 하거나 자체 홈페이지를 만들거나 했는데 큰 효과가 없어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쳐야했다. 그 뒤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낸 것이 인터넷 카페다. 쪽지로 질의응답이 가능하고, 실시간 채팅으로 궁금한 내용을 바로 바로 답변해 줄 수 있어 젊은 층에게 호응이 좋았다.

- 기타 그 외의 어필하는 부분이 있다면?

상담은 했지만 그 이후 이 매물을 사라고 권하거나 하면서 계속 연락하지 않는다. 차라리 원하면 전화를 달라고 명함을 드린다. 고객이 결정하고 연락을 줄 때까지 기다리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상담할 때도 마찬가지다. 잘 들어주고, 받아주고, 또 적절할 때 중요한 내용을 짚어 주는 능력이 필요하다. 결국 고객과의 대화 속에 고객이 원하는 가격에 원하는 매물을 매칭하는 것이 관건이고, 결정은 고객의 몫이다.

- 그럼 거래시 젊다는 게 장점으로 작용했던 경험이 있다면?

한 젊은 부부가 있었다. 2005년 말부터 상담을 계속 했는데, 거래 성사 기회는 있었지만 타이밍이 잘 안 맞아 거래는 안 되고 있었다. 그렇지만 연령대도 비슷하고 마음도 맞는지라 시간이 나면 꼭 사무실에 들러 이런저런 문의를 하기도 했는데, 그 때 귀찮아하지 않고 지역 호재라든가 거래상황 등을 말씀드렸다. 또 2008년 시세가 내릴 땐 파시지 말라고 여러 호재가 있으니 지켜봐 주시라고 설득한 적도 있었다.

결국 올 초, 내가 집을 팔아 드렸다. 집을 팔 때 보통 다른 공인에 매물가격이 맞는지 확인이라도 하는 게 정상인데, 그 부부는 그냥 내게 모든 것을 믿고 맡겼다. 비슷한 나이대로 시작한 친분이 결국 이렇게 이어진 것 같아 뿌듯했다.

- 마지막으로 부동산 입문을 하려는 젊은 분들께 한 말씀

부동산 거래라는 게 상당히 쉬운 일일 수 있다. 원하는 가격에 원하는 물건을 연결해 주면 된다. 그러나 너무 쉽게 생각하고 들어오면 안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런 노하우를 익히기까지 1~2년은 걸리는데, 막상 와보면 처음에는 돈도 안 되고 자기시간도 못 갖고 해서 그만두기 일쑤다. 이 일은 끈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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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사무실을 차리는 것보다 중개업소의 일을 배우기 위해선 실장으로 일하는 것이 위험부담도 적고 여러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았다.

그러나 막상 중개업소에서 일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해도 아무데나 가면 안 될 것 같다. 일단 일하고자 하는 중개업소에서 배울 점이 많은지 지역에서 오래된 공인인지, 거래가 많아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는 곳인지 등등 고려할 게 많기 때문이다.

또 지역의 연령대 분포를 파악해 주 고객층이 어떤 나이인지도 알아 두면 좋을 것 같았다. 기껏 좋은 지역이라고 자리 잡았는데, 50, 60대 장년층이어서 젊은 중개사와는 계약을 안 하겠다고 하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이런 점에서 송실장은 입지 선정이나 부동산 선정을 탁월하게 한 것 같았다. 오랜 부동산 광고 영업을 해온 노하우랄까. 또 사람을 편하게 대하고 잘 들어주는 능력도 중개업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고객을 앞에 두고 상담을 하거나 계약을 할 때 데이트하는 기분이 든다’는 송실장의 말에 열정과 패기로 열심히 일했기에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