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0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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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아파트 브랜드 전쟁시대다. 수도권 최고 노른자위 중 하나인 용인 구성 마북지구 인근에 위치한 동일하이빌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은 지난해 시행사인 동일 부담으로 아파트 외벽 페인트 작업을 새로 하고 회사 이미지인 동일하이빌 상호 로고를 대형으로 교체했다.
이 곳은 신갈에서 강릉으로 향하는 영동고속도로 왼쪽에 위치해 있어 통행차량 운전자들에게 회사 로고를 광고하기에 최고의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오래된 아파트 주민들이 새 브랜드로 아파트 이름을 바꾸는 이미지 변신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대형 건설사들은 원칙적으로 새 브랜드 발표 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이름을 바꿀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주민들은 아파트 이름을 바꾸려면 건설회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건축물 기재사항까지 변경하려면 해당 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건설회사들은 대부분 새 브랜드 보호 차원에서 나름대로 원칙을 정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래미안)은 2000년초 래미안 발표 전에 지은 '삼성아파트'의 브랜드 교체 요구에 공식적으로 응하지 않는다. GS건설(자이) 금호건설(어울림) 등도 마찬가지. 대림산업(e-편한세상)은 정보통신부가 인정하는 1등급 정보통신망을 갖추지 못하면 이전 브랜드인 '대림아파트'가 새 브랜드로 바꿀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스스로 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주민들의 브랜드 교체를 눈감아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주민들이 자비를 들여 도색 작업을 하겠다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강제 규정도 딱히 없다.
건설회사들이 브랜드 교체를 묵인하는 곳은 대체로 가격과 입지 면에서 비교 우위를 갖고 있는 단지들이다.
지난해 12월 수원 구매탄 현대홈타운 주민들은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새 브랜드 '현대 힐 스테이트'로 아파트 외벽을 바꿨다.
불과 3년여 전 현대홈타운으로 분양 승인을 받은 이 아파트가 새 옷을 갈아입은 이유는 최근 브랜드명만으로도 아파트 가격에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내친 김에 주민들은 수원시에 건축물 기재사항까지 변경하려 했으나 수원시가 집값 상승을 이유로 명칭 변경 신청을 불허했으나 브랜드 변경작업은 진행됐다. 시 관계자는 "현행 법규상 건축물 기재사항 변경없이 아파트 명칭을 변경해도 제재할 조항이 없다"고 말한다.
이같은 아파트 옷 갈아입기 분위기는 이미 2004년 수원 망포동 LG빌리지 1, 2차 주민들이 선도했다. 1, 2차 LG빌리지 주민들은 2003년 입주한 LG건설의 새 브랜드인 GS자이가 같은 평형인데도 가격차가 수천만원 이상 나자 동일한 건설사가 시공한 아파트인 만큼 새 브랜드로 통일시켜 줄 것을 건설회사측에 강력하게 요구해 변경했다.
용인 죽전택지개발지구 밖에 위치한 풍산아파트는 2005년 주민들의 요구로 죽전택지지구내 마을 이름을 딴 '내대지마을 풍산아파트'로 이름을 바꿨다. 택지지구와 불과 100여m 반경내에 위치한 이 아파트가 택지지구내 마을이름을 사용하면서 주민들이 얻어낸 부가가치는 아파트값 인상이라는 달콤한 혜택을 체감한 것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건설사들이 새 브랜드 홍보를 위해 주민들에게 명칭 변경을 요구해도 주민들이 응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기존 브랜드 이미지가 새 브랜드보다 인지도나 상징성 면에서 더 부가가치가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오래전부터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구 현대아파트 주민들에게 새 브랜드(아이파크)로 교체할 것을 권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는 후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주민들이 '집값 떨어진다'며 페인트칠 새로 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전했다.
용인 성복지구 LG빌리지타운(5천여세대) 주민들도 건설회사가 GS건설로 이름을 바꾸고 새 브랜드 GS자이를 사용하는데도 기존 브랜드 사용을 고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같은 지구내이면서도 동일한 건설회사가 지어 분양해 지난해 6월 준공한 GS자이 아파트(600여세대)만이 외롭게 새 브랜드를 빛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건설회사에는 "어느 곳은 바꿔 주고, 우리는 왜 안 바꿔 주느냐"는 항의성 민원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
이에 대부분의 회사는 아파트 벽면 브랜드를 바꾸는 것만 묵인하고 공부(公簿)상 이름은 이전 브랜드를 유지해 공정성 논란을 비켜가곤 한다. 이러면 서류상은 물론 부동산 정보업체 데이터베이스에도 이전 이름으로 기록되기 때문이다.
(스크랩 -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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