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출 규제에 대한 정부 입장이 바뀌었다. 불과 두 달 전까지 “대출 규제 완화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전광우 금융위원장)던 정부가 사실상 규제를 푼 것이다. 다음달 투기지역이 해제되면 경기도 분당ㆍ일산ㆍ산본ㆍ평촌 같은 신도시나 수원ㆍ파주ㆍ부천 등에선 지금보다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또 대출 건수를 1인당 한 건으로 제한하던 규제도 풀린다. 정부가 규제를 풀기로 한 것은 그만큼 부동산 시장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부동산뉴스 2008/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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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기존의 대출규제의 제도를 유지하면서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는 방법으로 대출규제를 완화하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대출규제 완화에 대한 여론을 의식하여 우회적인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다수입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통령도 우리나라가 LTV와 DTI 등 담보대출 제도가 안정적으로 갖추어져서 미국판 서브프라임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국민들을 안정시키기도 하였는데, 이제 그 입장이 바뀐 것인지? 아니면 임시적인 방편인지? 혼란스럽습니다.

 

미국판 서브프라임이 무엇입니까? 신용이 낮은 사람들에게 무한정 대출을 해주다가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주택가격보다 담보대출액이 많아지고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자들의 연체가 급증하면서 나타난 금융권의 총체적인 부실이 아닌지요! 미국은 여기에 파생상품이라는 변수가 손실을 눈덩이 처럼 불리운 점과 대출 규모가 주택가격의 100%에 달한다는 점이 우리와는 많이 다르지만 우리에게도 이것이 남의 일같지 않게 다가와서 우리 경제를 휘청거리게 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출규제를 사실상 완화하는 대책을 내놓은 의도는 무엇일까요?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해제의 목적을 실거래 수요 촉진에 두고 있습니다. 정부가 이번 대책에 가장 역점을 둔 것은 가계주거 부담 완화 및 건설부문 유동성 지원으로 담보대출자와 건설부문에 집중적인 지원대책이 나왔습니다. 여기에 추가한 것이 실거래 수요 촉진을 위한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조정과 일시적 2주택 양도세 면제기한 연장입니다.

 

과연 정부의 의도대로 실거래 수요가 살아나느냐가 중요할 것입니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인한 수혜지역들은 각종 대출규제가 상당히 완화되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이들 지역의 대기 매수자들 중 자금 부담으로 주택구입을 미루었던 사람들이 미분양을  해소해주고 기존 주택을 매수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의도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만약 1년전에만 나왔어도 시장이 다시 폭발하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년전만 해도 대기매수자들은 호시탐탐 시장에 진입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강북권과 수도권 외곽 그리고 소형아파트 및 오피스텔이 각광을 받게된 것은 이러한 시장의 힘이 갈곳을 못찾다가 저평가된 그곳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올해들어 아니 올 여름이후부터 시장의 분위기가 급변했습니다. 이제는 이미 강북권 및 수도권 외곽의 동두천,포천까지 아파트가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여준 뒤에 물밑에서 떠돌던 미국발 서브프라임의 망령이 우리경제에 현실로 나타난 것입니다.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상승하면서 우리경제의 펀더멘털이 견고하다는 무언의 믿음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 지금 시장의 분위기이고 현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이 과거의 화려한 부동산 불패의 신화를 등에 업고 재기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점점 더 시장에서 줄어들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정보를 빨리 접하는 사람들은 이미 시장을 떠났을 것이고 시장에는 정보에 무지한 사람들과 객관적인 정보보다 자신의 주관적인 정보만을 신봉하는 사람들만 시장 반전의 기대감을 가지고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가 지금 이러한 대책을 내놓은 것은 어찌보면 바로 이렇게 시장에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확신을 심어주고 실수요로 이어지게 하려는 목적일 것입니다. 이번 대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리대로라면 정부는 이러한 사람들에게 추가 하락의 짐을 지워주려는 것입니다. 좋게 말하면 연착륙을 위한 버팀목일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건설사 부도와 개인 담보대출 부실자의 양산을 막기위한 방패막일 것입니다.

 

물론 반등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저는 확률로 얘기하는 것이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예상이니까요. 그래서 시장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매매가 되는 것입니다. 고위험에서 고수익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것은 우리 일반사람들의 영역은 절대 아닙니다. 특히 실수요 내집마련 수요자들은 그러한 모험에 도전하는 것은 참으로 무모한 일입니다.

 

이제 정부가 대출규제를 완화하여 대출한도가 높아질 것입니다. 그렇다고 옳다구나! 지금 엄청싸게 느껴지는 아파트를 매수하겠습니까? 지금도 매수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도 매수를 하지않고 지켜보고 있거나 이미 시장에서 관심을 끊고 있는데... 대출을 잔뜩 안고 이 위기의 시기에 정부에 발맞추어 시장에 매수자로 뛰어들겠습니까?

 

정부가 의도하는 만큼 실수요가 창출될지 참으로 의문입니다. 시장의 악재가 걷히지 않는한 시장의 수요자들은 침묵을 지킬 것입니다. 다만 일부가 모험에 도전하겠지요. 저로서는 그것은 모험이 아니라 무모함이라고 표현하고 싶지만 말입니다.

 

결국 이번 정부가 의도하는 실수요 진작은 성공해서는 안되는 정책이라고 봅니다. 신규 대출수요를 늘려서 실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의도 자체가 공평하지 못합니다. 건설사나 금융권의 부실을 막기 위해 개인들이 모험을 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성공하면 개인도 좋고 정부도 좋겠지만, 실패하면 개인은 희생양이 되는 것입니다. 그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을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정부가 일시적 2주택 중복보유 허용기간을 2년으로 연장한 것은 기대할만 합니다. 이것은 사실상 기존에 주택을 매수하고 최근 극심한 거래부진과 불황으로 매도압력을 극심히 받는 실거주 갈아타기 매매자들에게 매도 부담을 줄이고자 내놓은 정책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 내면에는 또 이러한 정부의 의도가 있을 것입니다. 즉, 이러한 기한 연장으로 당장의 급매물 매도가 진정되고 시장이 안정을 찾으면 갈아타기 수요자들이 지금 저렴할 때 실수요 매수자로 시장에 전면 나서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금융위기가 안정되고 경기위축의 우려가 다소 누그러지면 이러한 갈아타기 수요자들이 시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에게 이제 2년이란 시간이 주어졌고 갈아타기를 하려는 주택은 상당히 많이 하락했기 때문에 갈아타기의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실수요자들은 기존 주택을 적절히 매도하면 담보대출이 많이 필요하지도 않기에 정부로서는 가장 안정적이고 효과가 기대되는 실수요층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수요를 진작시키려는 노력을 해야할 듯 합니다. 혹자들은 그럼 돈이 없는 사람들은 집을 사지 마라는 것이냐? 불공평하다고 하는데 사실상 돈이 없는 사람이 무리하게 주택을 사는 것이 문제입니다. 지금 미국의 서브프라임이 그것 때문에 터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돈이 없는 사람들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라고 장려하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다른 방법의 지원이 필요한 것이지요.

 

실수요를 늘리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임대사업을 위한 수요진작입니다. 지금 상당히 완화되었지만 추가적인 완화도 필요합니다. 임대사업 소득세도 한시적으로 낮추어 줄수도 있을 것이고, 주택소유 한도에 대한 규제라든지, 세금 면제에 대한 기한도 다소 축소할 필요도 있습니다. 이것도 자금이 없는 사람들보고 투자하라고 대출 한도를 늘려주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지금의 한도로서 족하다는 생각입니다. 대출로서 투자를 장려하는 것보다는 여유로운 자금이 건전하게 투자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