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14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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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정보 : 서울특별시 송파구 풍납동 송파해모로아파트
동명만 바꾸면 집값이 뛸텐데…
잠실동과 이웃한 풍납동 평당가 절반밖에 안돼 주민들 이름 변경 추진
장원준기자 wjjang@chosun.com
입력 : 2007.02.15 23:03 / 수정 : 2007.02.16 07:47
- “동명(洞名) 개정만이 살길이다.”
서울 송파구 풍납동의 한 아파트에는 이런 플래카드가 휘날리고 있다. 동명개정 탄원 서명 요지문도 단지 입구에 수북이 쌓여 있다. ‘풍납동’ 주민들은 동 이름을 바로 옆 ‘잠실동’으로 바꿔 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
왜 그럴까. 한 주민은 “상습 수해 지역이라는 나쁜 이미지가 있고, 택시기사들도 풍납동 위치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동네 이름에 따른 아파트 가격 차이가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분석한다. 김우희 ‘저스트알’ 상무는 “풍납동이란 이름은 송파구나 잠실권이라는 느낌이 약해 집값 탄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풍납동의 평당 아파트 가격은 1614만원에 그치고 있는 반면, 잠실동의 평당가(재건축 단지 포함)는 2배가 넘는 3517만원이다.
‘동 이름 바꾸기’를 추진하는 곳은 또 있다. 서울 관악구의 봉천동과 신림동은 다음달 주민 설문조사를 통해 동명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촌으로 변신했지만, ‘판자촌’이나 ‘달동네’란 이미지가 여전하고 집값도 오르지 않는다는 불만 때문이다.
강동구 하일동은 올해 1월 1일부터 ‘강일동’으로 바뀌었다. 법적 이름은 ‘하일동’이고 행정 명칭은 ‘강일동’이었지만, ‘하일동’이 낙후된 느낌이라는 여론이 많자 조례를 고쳐 강일동으로 통일시켰다.
이런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은 지난해 관련법 개정에 따라 동명 개정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90% 이상의 주민 동의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주민 절반 이상이 참여한 여론조사에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능해졌다. 동 이름이 바뀌면 호적·주민등록·등기부등본·자동차등록대장 등 300종 이상의 서류를 바꿔야 한다.
동 이름뿐 아니다. 2005년 전철 ‘구로공단역’은 ‘구로디지털단지역’으로, ‘가리봉역’은 ‘가산디지털단지역’으로 바뀌었다. 낙후된 옛 공단 이미지를 벗겠다는 역 주변 주민들 여론 때문이었다. 구로구는 한때 아예 구 이름 변경까지 추진했으나 예산 문제로 중단했다.
네이밍 전문사인 ‘네임넷’ 서상희 대표는 “지금은 이름과 느낌이 부가가치와 가격 프리미엄을 창출하는 이미지 시대”라며 “동네 이름을 바꿔 부정적 이미지를 털고 고급스러운 인상을 주려는 노력은 자연스럽다”고 분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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