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정비구역 확대로 분쟁 불보듯 뻔해…추진위 동의 혼선 초래

 

지난호 ‘재정비특별법 탄생비화’를 통해서 언급했듯이 재정비특별법의 제정은 여·야 정치권의 정국주도권 싸움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의 대권도전설과 맞물려 서울시 뉴타운사업을 제지해야할 여당과 이 시장을 도와야했던 한나라당은 각각 유사한 내용의 법안을 제출하게 됐고, 이를 취합해 재정비특별법을 제정함으로써 시작부터 본질적인 내용보다는 사업대상 지역이나 법률제명 등을 이유로 여야가 대립했던 다분히 정치적 형태의 입법이었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재정비특별법은 2006.6.26 시행령을 제정 7.1일부터 시행됐고 같은해 10.19일 은평뉴타운 등 16개 서울시 뉴타운사업지구를 인정의제 하는 등 현재 전국적으로 41개 재정비촉진지구(이하 촉진지구)가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기반시설 확보가 우선돼야

재정비특별법의 목적은 광역적 도시계획을 통해 기반시설을 충분히 확보하는데 있다.
급속한 도시화 이후 개발된 도시의 신시가지는 도로·공원·학교·문화시설 등 도시기반시설을 계획적으로 조성해 교통·주거·교육여건 등 생활환경이 양호한 반면 도시계획이 반영되지 않거나 미비한 구시가지의 경우 상대적으로 생활환경이 열악한 실정이다.

생활환경이 열악한 구시가지의 개발에 대해서는 행정당국이나 대부분 주민들이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하여 재정비특별법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재개발 등 정비사업으로 생활환경 개선을 꾀하고 있으나 이는 소규모 구역단위로 사업이 시행됨으로써 기반시설을 계획적으로 설치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게 현실이다.

재정비특별법의 목적에 나와 있는 광역적 도시계획은 바로 이처럼 소규모 구역단위로 실시되고 있는 또는 실시될 정비사업들과 도시개발·도시계획시설사업들을 한 구역으로 묶음으로써 각각의 사업으로서는 확보할 수 없는 도시 기반시설을 획기적으로 확보하고 아울러 주택공급도 확대해 도시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고자 했다. 촉진지구의 규모를 △주거지형 50만㎡ 이상 △중심지형 20㎡ 이상으로 정한 것은 바로 광역적 도시계획을 마련키 위한 행정당국의 의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촉진지구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도시의 경우 이를 ‘충족시키기 힘들다’는 여론이 일자 건교부는 2007.12.21 재정비특별법을 개정했다. 개정내용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규모 이하의 광역시 또는 시의 경우에는 그 최소면적 기준을 1/2까지 완화하여 적용한다’고 되어 있으며 시행령 제정을 거쳐 2008.6.20 개정법령을 시행할 방침이다.

 

 

재정비촉진사업을 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촉진지구로 지정을 받아야 한다. 이후 재정비촉진계획(이하 촉진계획)을 수립, 관계기관의 심의를 거친후 결정·고시되며 비로써 재정비촉진구역(이하 촉진구역)이 확정된다.
이같은 절차로 인해 기존의 정비구역 또는 정비예정구역 등에서 사업을 추진하던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칭)추진위원회 등이 큰 혼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촉진구역이 확정되면 기존의 정비구역이나 정비예정구역의 확대 및 변경이 있을 수 있으므로 촉진구역의 확정 이전에 받았던 동의서 등이 무효화되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시 신길촉진지구를 비롯해 많은 촉진지구의 해당 관청이 이같은 사실을 고지하지 않아 추진위원회 등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담당 공무원들의 무지 또는 무관심이 추진위원회 등의 반발을 가져 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길촉진지구와 달리 부천시 담당 공무원들은 이를 대비해 ‘정비사업 업무규정’에 ‘촉진구역의 확정 전 동의서를 징구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추진위원회 등에 고지함으로써 혼선을 막을 수 있었다. 이 한가지 사실만 놓고 보더라도 재정비특별법의 이해와 숙지는 담당 공무원들과 촉진사업 관련자들의 필수요건에 다름 아니다.

 

 

촉진지구는 시장·군수·구청장이 주민공람과 지방의회의 의견을 청취한 후 시·도지사에게 신청하고, 시·도지사는 관계행정기관과의 협의와 시·도 도시계획위원회 등의 심의를 거쳐 지정한다.(법 제4조 및 제5조) 촉진지구의 변경도 같은 절차를 거치지만 △지구면적의 10% 미만의 변경 △촉진사업 완료 목표연도의 5년 이내의 변경 △단순한 착오에 의한 면적 등의 정정을 위한 변경 △그 밖에 시·도조례가 정하는 사항 등 ‘경미한 변경’의 경우 주민공람 및 지방의회의 의견청취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시행령 제4조)

촉진계획은 시장·군수·구청장이 주민공람과 공청회 등을 거쳐 시·도지사에게 신청하고, 시·도지사는 관계행정기관과의 협의와 시·도 도시계획위원회 등의 심의를 거쳐 결정한다. 이때 시·도지사는 시장·군수·구청장의 촉진지구수립을 지원·자문하기 위하여 도시계획·도시설계·건축 등의 전문가로 총괄계획가(Master Planner)를 위촉하여 운영할 수 있다.(법 제9조 및 제12조)

재정비특별법에서는 촉진구역을 지정하는데 있어서 △구역지정요건 완화 △용적률·층고제한 완화 △소형평형의무비율 △지방세 감면 △과밀부담금 면제 △특별회계의 설치 등의 특례를 부여해 촉진사업의 활성화와 주택공급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법 제9조제4항·제19조·제20조·제22조 내지 제24조)

완화규정을 살펴보면 재개발사업의 경우 도시정비법 시행령에 따라 시·도 조례에서 정하고 있는 호수밀도, 세장형·부정형·과소토지의 비율 및 주택접도율을 20% 범위 안에서 시·도 조례로 정한 범위로 완화하여 구역으로 지정이 가능하다. 또한 △연접한 둘 이상의 동일한 촉진사업방식에 의한 재정비촉진구역이 서로 상이한 요건에 의해 각각 촉진구역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통합하여 하나의 구역으로 지정 가능하며, △도시경관의 보호 및 원활한 촉진사업의 추진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당해 촉진지구 내에서 서로 떨어진 2개 이상의 지역을 주거환경개선사업, 재개발사업 또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시행하는 하나의 구역으로 지정 가능하고 △재개발사업 및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시행하는 촉진구역의 경우 부지 정형화 등을 위해 필요시 구역면적을 추가로 10% 범위 안에서 확장이 가능하다.(시행령 제12조)

재정비특별법은 또 촉진계획의 수립 시 도시정비법·도시개발법·국토계획법 등 관련법에 따른 계획의 수립·변경을 의제 처리할 수 있도록 하여 절차를 간소화함으로써 사업기간 단축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했으며(법 제13조) 촉진지구 안에서의 기반시설의 설치와 촉진사업의 관리 등을 효율적이고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시장·군수·구청장이 공공기관을 총괄사업관리자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법 제14조)

 

 

(출처 : 도시개발신문)

 

 

 

지난달 31일 건교부는 국토계획법 시행령을 개정해 외국인(법인포함)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일정규모 이상의 토지를 거래할 때는 해당관청에 허가를 얻도록 했다.

 

이는 그동안 외자유치를 위해 외국인 등을 토지거래허가제에서 예외 시켰으나 재정비촉진지구와 뉴타운지구 등에서 외국인 투기가 기승을 부려 정부가 뒤늦게 문단속을 나선 것이다.

부동산 개발공법에는 개발예정지에 대해 투기를 막기 위한 장치가 마련 돼 있다. 도시정비법은 제5조를 통해서, 도시개발법은 업무지침을 통해서 각각 건축제한과 지분쪼개기 등을 제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기세력들은 법의 맹점을 이용해 각종 투기를 일삼고 있는 실정이다.

 

 

투기세력들은 도시정비법상 예정구역에서는 미리 받아놓은 건축허가로 구역지정 이후에 다세대 주택을 지어 이익을 챙기고, 근린생활시설에서의 지분쪼개기도 일삼고 있다. 정부의 투기대책이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정부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투기대책을 손질해야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번 국토계획법 시행령을 개정해 외국인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일정규모 이상의 토지거래 시 허가를 받게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 재정비특별법에서의 투기대책은 완벽할까. 전문가들은 너무 지나치다는 평이다. 특히 토지거래허가와 관련해서는 본지가 여러차례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재정비특별법은 국토계획법을 빌어 투기대책을 세웠다. 우선 행위제한(법 제8조)은 국토계획법 제56조를 준용한다. 또한 토지거래계약 허가구역지정(법 제32조)을 위해 역시 국토계획법 제117조를 준용하도록 했다.<표 참조>

 

법 제8조 제1항은 ‘촉진지구의 지정·고시일부터 국토계획법 제56조의 규정에 의한 개발행위의 허가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면서 ‘다만, 특별시장·광역시장·시장 또는 군수가 촉진계획 수립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될 때는 허가할 수 있다’고 예외규정을 두었다. 또한 제2항은 ‘촉진계획이 결정·고시된 날부터 당해 촉진지구 안에서는 촉진계획의 내용에 적합하지 아니한 건축물 또는 공작물을 설치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제2항 역시 ‘촉진사업 시행에 지장이 없을 경우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예외규정을 두었다.

 
 

법 제32조 ‘토지거래계약에 관한 허가구역 지정’의 규정을 살펴보면 제1항에는 ‘촉진지구로 지정·고시된 때는 국토계획법 제117조의 규정에 의해 토지거래계약에 관한 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것으로 본다’고 돼 있으며 제2항에는 ‘건교부장관은 촉진지구가 예상되는 지역이 토지의 투기적인 거래가 성행하거나 지가가 급격히 상승하는 지역 또는 그러한 우려가 있는 지역인 경우 국토계획법 제117조의 규정에 의해 허가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또한 제3항에는 ‘제1항과 제2항의 규정에 의해 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경우 국토계획법 제118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대통령령이 정하는 면적(20㎡) 이상의 토지거래에 대하여 동조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돼 있다. 해석해 보면 촉진지구가 지정되면 별도의 절차가 없어도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되고, 촉진지구 지정이 예상되는 지역에 대해서 건교부장관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할 수 있으며 이때 해당 지역에서 20㎡ 이상의 토지거래 시에는 해당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정비법상 예정구역에 대한 투기대책이 없다는 점과 비교하면 촉진지구가 예상만 되어도 규제를 할 수 있는 강력한 투기대책이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데 있다.
법 제정 당시 각종 규제에만 집착한 나머지 존치지역 등 촉진지구 내 개발대상자가 아님에도 재산권행사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우를 범한 것이다. 또한 국토계획법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존속기간을 5년 이내로 규정한 것과 달리 재정비특별법에서는 이 존속기간을 준용하지 않았다. 즉, 촉진지구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할 수 있는 시기는 사업완료일이 되는 것이다.

본지는 2007.9.12일자 1면 ‘도촉법, 토지거래허가 맹점 드러나’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이와 같은 문제점을 자세히 다뤘다.
본지는 이 기사에서 북아현촉진지구(시범지구) 내 존치지역인 우방아파트의 실상을 공개하며 주민들이 재산권행사를 하지 못하는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촉진사업은 50만㎡ 이상(주거지형)의 큰 틀에서 촉진계획을 세워 재개발 등 여러 구역을 나누게 돼 개발이 불필요한 존치지역이나 촉진구역에 포함되지 않는 지역의 발생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들 지역이라도 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부담금이나 토지거래허가 등 개발을 위한 반대급부를 피할 수 없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본지는 재정비특별법이 토지거래허가구역 존속기간을 정확히 명시하지 않아 재산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문제제기를 했었다.

법 제32조 제1항의 ‘촉진지구가 지정·고시되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것으로 본다’는 규정에 의해 촉진지구가 지정되면 항상 토지거래허가구역이므로 현재의 재정비특별법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재지정이나 취소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여 사실상 촉진지구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의 해제는 촉진사업의 완료일로 보아야 한다.

 

 

이같은 지적이 계속되자 건교부는 20 07.12.17 보도자료를 통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존속기간을 명확히 하기 위해 법을 개정할 계획이다”고 밝혀 스스로 문제점을 인정했다.
재정비특별법은 또 ‘토지 등 분할거래’에서 건축물의 분양받을 권리는 촉진지구의 지정·고시일을 기준으로 산정한다고 명시했다. 이 규정은 지분쪼개기에 대한 규제규정이지만 재정비특별법 제정 이전 서울시 등 도시정비조례가 제정·시행되고 있었던 곳에서는 법령 충돌이 일어날 수 도 있다.

법 제33조는 ‘재정비촉진사업별로 당해 사업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관계 법률에 따라 주택 등 건축물을 공급하는 경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토지 또는 주택 등 건축물의 분양받을 권리는 촉진지구의 지정·고시일을 기준으로 산정한다’고 명시했다. 각 호는 다음과 같다.

 

 

△재정비촉진지구의 지정·고시일 이후에 1필지의 토지가 수개의 필지로 분할되는 경우 △재정비촉진지구의 지정·고시일 이후에 단독 또는 다가구주택이 다세대주택으로 전환되는 경우△재정비촉진지구의 지정·고시일 이후에 주택 등 건축물이 분할되거나 공유자의 수가 증가되는 경우 △재정비촉진지구의 지정·고시일 이후에 하나의 대지범위 안에 속하는 동일인 소유의 토지와 주택 등 건축물을 토지와 주택 등 건축물로 각각 분리하여 소유하는 경우.

바꿔 말해 위의 각 호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촉진지구 지정·고시일 기준으로 분양권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 제33조는 도시정비법으로 시행되는 각 사업에서는 법령상 상호 충돌의 위험성이 있어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2008.1.15자 2면 참조>

이미 서울시 등 주요도시에서는 2003~ 2004년 사이에 지분쪼개기를 인정하지 않는 도정조례를 제정·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6.7.1 시행된 재정비특별법이 지분쪼개기에 대한 금지규정을 따로 정하고 있고. 법 제3조 제1항 ‘이 법은 촉진지구 안에서는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도시정비법과의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관련 조문의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출처 : 도시개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