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많이 달라졌다 2006/05/03  19:59:31  중앙일보

 

 

[중앙일보 윤창희] 최신식 운동시설과 사우나, 대형 스크린을 갖춘 골프연습장까지….어느 특급 호텔 피트니스센터 모습이 아니다.

 

바로 인천에 있는 A저축은행이 운영하는 프라이빗 뱅킹(PB) 전용 피트니스센터의 모습이다. 이 회사는 최근 인천시 구월동에 신축 사옥을 지으면서 230평 규모의 5층 전체를 거액 자산 고객을 위한 전용 시설로 꾸몄다.

 

이 은행은 또 PB 고객을 상대로 인천 문학구장의 VIP 전용 관람시설인 스카이박스를 무료 이용하게 하고 있으며, 계열사 골프장을 통해 회원 대우 부킹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저축은행이 달라지고 있다. 우량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신뢰도가 많이 향상되면서 과거식의 금리 경쟁을 자제하고 고급 서비스 경쟁에 나서고 있다. 제1금융권 출신 경력자를 영입하고 시설을 고급스럽게 꾸며 PB센터를 열고 있는 반면 은행권과의 수신 금리 차이는 많이 좁혀지고 있다.

 

◆ 주춤하는 저축은행 수신금리=상호저축은행의 금리가 몇 달째 요지부동이다. 콜금리 인상 여파로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3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전국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월 말부터 평균 5.23%를 유지한 채 더 이상 오르지 않고 있다. 1년 만기 정기적금 평균 금리도 4.79% 선을 한 달 이상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최고 5.7%까지 정기예금 금리를 올렸던 업계 1위 솔로몬저축은행은 현재 5.2%까지 금리를 내렸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HK저축은행도 올 초 5.75%와 5.4%인 금리를 최근 5.4%와 5.2%로 낮췄다.

 

경쟁적으로 내놓던 특판상품도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있으며 새로 여는 지점 몇 곳만이 특판을 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수신 금리를 올린 시중은행과의 금리 차이도 많이 줄었다. 과거에는 최고 1.5%포인트 차이가 났지만 지금은 1%포인트 차이도 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수신액과 여신액의 차이가 적절해 금리 인상 필요성이 별로 없었다"면서도 "최근 저축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무리한 금리 인상을 안 해도 고객이 찾아오는 것도 이유"라고 말했다.

 

◆ PB사업 강화=거액 자산가를 상대로 한 PB사업 강화를 위해 저축은행들은 은행권에서 전문 인력 영입은 물론 시설도 고급스럽게 꾸미고 있다. M저축은행 목동지점은 초호화판 시설에 아예 발마사지사까지 고용, 우량 고객에게 한 시간 이상 마사지를 해주고 있다. 이런 고급 서비스 덕에 이 지점은 고객 자산가를 상당수 끌어들이는 데 성공, 개점 1년 만에 수신 1000억원을 넘어섰다. 목동지점 성공에 자극받아 M저축은행 강남지점에서 무료 네일 케어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지역에서 영업하는 T저축은행은 고급 미술품과 가구로 PB센터를 꾸며놓았고, 강남의 S저축은행은 우수 고객에게 프로골퍼와 라운딩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M저축은행 강혁 팀장은 "VIP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시설과 서비스 강화는 물론 다양한 금융상품 설계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