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1-02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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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 닥터아파트 > 전문가 칼럼

원문출처 : http://www.drapt.com/know/index.htm?page_name=column_view&menu_key=8&uid=27748

어떤 기사에, 10년동안 삼성전자와 강남의 집값 상승률을 비교한 기사가 났었는데, 단연코 삼성전자의 수익률이 높았다는 결론이었다. 물론 그렇다. 수익률로만 보자면 블루칩의 주식이 훨씬 나은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은 실제로는 투자자에게 주식보다 훨씬 나은 생활을 안겨준다. 왜 그럴까?

투자의 3대 요소인, 안전성, 환금성, 수익성에 있어서 부동산은 환금성이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사실 약점이자, 크나큰 장점이 된다. 돈을 묶어놓기 때문이다.

얼마전에 투자자 한분이 전화가 와서 ‘3000만원이 생겼으니 투자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부동산에 있어서 3000만원으로 투자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좀 기다리라고 말씀을 드리고 며칠이 지났다. 그랬더니 또 전화가 와서 계속 사정을 하는거였다. 그런데 그분의 부탁하는 말의 느낌에서 왠지 투자를 빨리 해서 수익을 내고 싶어서가 아니라, 빨리 ‘이 돈을 어떻게 좀 해야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내용을 들어보니, 그 돈을 부동산으로 묶어놓지 않으면 당장 ‘집안일로 다 거덜이 나게 생겼다’는 것이다. 시동생 결혼비용, 시부모 생활비 등으로 표시도 나지 않게 사라지게 생겼다는 것이다.

혹자는 집안일에 쓰지 않고, 자기 혼자 편하게 살려고 돈을 빼돌리는(?) 행위가 괘씸하게 느껴지겠지만, 그분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분은 직장여성인데, 죽어라 일하고, 먹을 거 못먹고, 입고 싶은 거 못 입고, 열심히 돈 모았는데, 집안 어른들 모시는 일에 모조리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허탈한 마음이 들 것도 당연하다. 게다가 집안 일이라는 것이 정말 급박한 일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을 일이라면 자신의 돈이 그렇게 쓰여지는 것은 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만도 하다.

그래서 그분은 빨리 부동산에 돈을 묶어놓고 싶었던 것이다. 돈을 들고 있으면서 집안일을 몰라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고 그렇게 다 돈이 나가고 나면 그야말로 나한테 남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렇지만 부동산으로 묶어놓으면 누가 그걸 가지고 ‘그거 팔아서 뭐 해달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적든 많든 돈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부동산은 단순히 수익률로만 가지고 이야기할 수 없는 일이다. 마치 저금통에 동전을 모으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 남는 동전 모으지 않고 다 쓴다고 해도 생활이 그다지 달라지거나 풍요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남는 동전을 열심히 모으면 어느새 큰 몫돈이 되는 것이다. 사실 합리적으로 따지면 그건 말도 안되는 것이다. 어차피 내돈이었던 것인데 말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마치 돈이 생긴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게 하는 것이 저금통이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사실 수익률로만 따지면 주식보다 못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예금보다 못할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부동산은 확실한 힘이 되어준다. 왜? 있으면 써버리는 동전처럼 될뻔한 돈을 ‘모아뒀다’는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어떤 분은 90년대 중반에 토지를 하나 샀다. 부동산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어서 산 건 아니고, 교수로 있는 남편의 지인이 부동산 쪽에 고급 정보를 줄 만한 사람이어서, 그사람이 일러준 곳의 땅을 샀다. 본인 혼자 샀다면 결정을 하기가 어려웠겠지만 주변의 교수들도 함께 그곳의 땅을 샀기 때문에 안심하는 마음으로 샀다. 아니다다를까, 사자마자 가격이 뛰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국가재난인 IMF가 찾아온 것이다. 부동산 값은 폭락을 하게 되었고, 이자는 치솟았다. 땅값이 떨어진 것을 가지고 한탄하는 것도 여유가 있을 때 이야기다. 한탄할 여유도 없고 그저 땅이 팔리기만 하면 감지덕지할 지경이 되었다. 그만큼 힘들었다. 그런데 땅이 팔리는가? 아파트도 반값에 내놔도 팔릴까 말까 하는 상황에 땅이 팔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땅을 팔아보려고 별의별 노력을 다했지만 결국 땅은 팔리지 않았다. 지칠대로 지친 그분은 결국 세월이 지나면서 포기하게 되고, 땅은 잊혀진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10여년이 지난 지금 그 땅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 땅은 지금 한창 전원주택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용인의 고기리땅이다. 땅값은 무려 40배가 올랐다. 만약 환금성이 있었다면 그 땅이 남아나지 않았을 것은 틀림없다. 팔리지 않았기 때문에 복덩이가 되어서 굴러오게 된 것이다.

이러한 부동산의 특징은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것은 바로 부동산으로 수익을 내게 되면 그걸 ‘수익’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원래 있던 ‘재산’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건 무슨 말인가?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3억짜리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샀다. 그러다 보니 자기 돈은 1억5천만원만 들어갔다. 이 사람의 수중에는 1억5천만원만 있기 때문에 사실 3억짜리 아파트를 들어갈 형편도 되지 않는 것이다. 소망이 있다면 3억짜리 아파트라도 들어갈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아파트가 가격이 엄청 올라가 6억이 되어버렸다. 1억5천만원을 가지고 3억을 번 것이다. 양도세를 계산하지 않는다면 수익률은 무려 200%다. 주식에서도 이런 수익률이 그렇게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 사람은 6억짜리된 아파트를 팔아서 원금 1억5천과 2억원이나 생긴 수익금을 가지고 파티를 벌일 것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이사람은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내주고 그 집에 입주를 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렇게 생각을 한다. 이 집은 원래부터 있던 자신의 재산이라고 생각한다. 원래부터 이정도는 향유할 수 있었던 사람으로 생각한다. 즉 그것을 팔아서 축배를 들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결국 그건 또 돈을 묶어놓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그것이 쌓여서 부자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땅도 마찬가지다. 어렵게 땅을 장만했다고 하자. 그런데 그 땅값이 올랐다. 그러면 그 땅을 팔아서 룰루랄라 쓰면서 살아볼까? 그렇지 않다. 가끔이나마 논과 밭, 그리고 산을 가꾸며 살았던 생활, 그것들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끼던 생활, 그 생활을 유지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땅을 팔았다고 해도 다시 그와 비슷한 땅을 사고 싶어하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의 마음이다.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은 이 말이 잘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부동산을 소유하게 되면 위와 같은 마음을 갖게 된다. 그게 대부분의 사람의 마음이고, 부동산이라는 것이 갖고 있는 특징이다.

몇천만원 또는 몇억이나 되는 돈을 흐지부지 없어질 푼돈처럼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희안하게도 일상생활을 하다보면 몇천만원도, 심지어 몇억도, 어디에 쓴지 모르게 흐지부지 없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흐지부지 없어진다는 것은 보람있게 쓰지 못하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돈을 모아두는 저금통의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의 부동산, 이것을 잘 활용한다면 부동산은 확실히 우리 삶에 생각지도 않았던 기쁨을 주는 존재가 될 것이다. 진짜 돈을 벌기 원한다면, 빨리 돈 벌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부동산이 아니라, 저금통 역할을 하는 부동산의 역할을 잘 활용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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