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적은 자본으로 상가에 투자하고 싶은데 주거를 동시에 해결하고 싶다면 일반 주택가의 상권을 노려볼 만하다. 여기에 몇 가지 고려할 점이 있다.

◆ 생활형

생활형은 대형할인점과의 가격 경쟁에서 앞서는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 대개 중․대형 아파트촌이나 고급 빌라의 주민은 시내 백화점 등에서 구매를 즐겨하고 근거리를 마다하고 원거리에 고가의 외식을 주로 할 확률이 크다. 즉, 일반 주택가의 상권이 다세대나 연립주택 등이 밀집되었다면 이곳에 주거하는 주연령층은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이어서 실속형 소비가 강하고 근거리 소비가 대부분이다. 반면, 단독주택 등이 밀집되었다면 이곳에 주거하는 층은 주차난 때문에 차를 몰고, 대형할인점 등으로 나가길 즐겨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시내에 나가 구입하는 고가품보다는 동네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생활관련 필수 업종, 테이크 아웃형 외식업이나 중․저가 교육비에 기초한 학원 등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이러한 업종으로는 전통적으로 소규모의 보습학원, 미술학원, 음악학원, 치킨배달점, 세탁편의점, 침구전문점, 미용실, 아동복전문점, 슈퍼 등이 있다.

또한 주5일 근무제의 영향으로 가족단위의 외식문화가 확산되어가고 있는 추세인데 여기에 초점을 둔 버섯요리전문점, 대게요리점, 감자탕전문점, 닭요리전문점, 해물칼국수전문점, 샤브샤브전문점 등의 업종도 고를 수 있다.

그러나 유의할 점은 대형할인점이 일반 주택가에 속속 입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셔틀버스로 동네의 구매고객을 빼돌려 중․소형 마트를 비롯한 소매업종이 곤경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요즘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의 문화센터 버스(셔틀버스)가 부활될지도 모르는데 버스의 운행 여부를 떠나 주택가 상권으로서는 대형할인점이나 백화점과의 제품경쟁이 아닌 가격경쟁에서 떨어지는 업종은 되도록 자제해야 한다.

◆ 주택가 상권

일반 주택가 상권은 다른 상권보다도 특히 길과 지형이 투자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이다. 주택가 상권은 누구나 가장 쉽게 이용하고 쉽게 접하므로 막연하게 이런 상권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 주택가의 상권 분석을 해보면 상권 특유의 색깔 혹은 특성이 없으며 유동인구는 적고 오로지 주택가 상권 내 가계의 소비지출 동향, 소득수준, 세대수, 주연령층 정도만 상권분석의 열쇠가 된다.

때문에 어떤 지역의 어느 상권보다도 헤아리기 어렵다. 주택가 상권은 정류장과 교차로를 중심으로 발달한다. 은행이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주택가 상권 내의 입지조건에 따라서 권리금과 임대료의 차이가 어느 곳보다 뚜렷하다. 그러므로 수익률을 정확하게 계산하여 투자해야만 실패할 확률이 적다.

또한 같은 동네 상권이라도 위쪽보다는 아래쪽에 투자한다면 더 승산이 있다. 예를 들면 서울의 봉천동이나 독산동의 언덕 위 주택가의 상권을 분석해보면 언덕 아래 상가주택의 권리금과 임대료가 언덕 위쪽보다 비싸다. 즉, 구매력의 흐름은 돈의 흐름이라는 유기체로, 지형으로 판단한다면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고 볼 수 있다.

◆ 재래시장 부근의 상가주택

재래시장이라면 상권이 침체될 수도 있는데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정부의 정책이 속속 나오는 추세여서 안심할 만하다. 재래시장은 출입구가 많아 어느 쪽이 추출입구인지 판단하기 어려운데 사람의 흐름이 가장 활발한 곳에 노점상이 몰린다. 그곳이 바로 주출입구이기 때문에 노점상이 많이 몰려 있는 자리에 점포를 구입하면 개점초부터 호황을 누리고 실패할 확률이 적다.

재래시장은 낮 시간대에는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난 주부층이 많이 움직이는 곳이어서 업종은 여성을 상대로 한 화장품 할인점, 어린이용품 등이 좋다. 또 퇴근 시간대에는 샐러리맨들의 회포를 푸는 외식업종으로 저렴하고 푸짐한 메뉴를 들 수 있다. 1인당 객단가가 1만원을 넘지 않아야 하고, 시장을 들러 연계쇼핑을 하는 수요를 노린 테이크아웃 업종이나 실리형 구매성향을 노린 단순쇼핑으로 중․저가 아이템이 적당하다. 또한 교육관련 사업이나 문화관련 서비스업은 재래시장이 리모델링되거나 생활 패턴이 상당히 바뀐 이후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 

※이승주 디자인 franet 이사가 매주 '아파트를 버리고 상가에 투자하라‘를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