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 신용카드 써도 되는거야?..감독 `공백`

- 금감원 "허용·불허 여부 고민중..실태조사 실시"
- 된다 vs 안된다 `논란`..핵심은 업종간 영역다툼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금융감독당국이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있다.

CMA를 신용카드 결제계좌로 연결한 `CMA 신용카드` 허용여부에 대해 혼선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CMA란 은행의 보통예금 통장처럼 입출금이 자유롭지만 보통예금보다 거의 열배가 넘는 연 3~4%의 이자를 제공하는 상품을 말한다.

◇ CMA 신용카드, 뭐가 문제인가

금감원 관계자는 1일 "CMA는 일부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어 신용카드 결제계좌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새 상품에 대해 더 검토해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판단을 유보하고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수개월간 이 CMA와 신용카드를 연결짓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해왔다. 하지만 금감원은 최근 `실태조사를 더 해보고 결정하겠다`며 한발 물러난 상태다.

업계와 소비자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CMA 이용자들은 본인이 원하기만 하면 제휴은행 가상계좌를 신용카드 결제계좌로 얼마든지 쓸 수 있다.

문제는 금감원이 설사 금지하겠다고 해도 단속하기가 어렵다는 것. 일단 신용카드사들 입장에선 해당고객 통장이 가상계좌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A카드사 관계자는 "고객이 신용카드를 만들거나 결제계좌를 바꾸면서 통장번호를 불러주면 그 뿐"이라며 "그 통장이 가상계좌인지 보통계좌인지 구별도 안되고 알수도 없다"고 말했다.

가상계좌란 각 증권사와 종금사의 CMA 계좌계설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휴은행 계좌를 새로 만들어주는 것을 말한다.

카드사가 결제계좌 설정때마다 해당고객 통장이 CMA인지 아닌지 점검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B카드사 관계자는 "고객의 통장정보를 임의로 확인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될 수 있다"며 "더군다나 해당 은행에서 확인해 주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CMA 신용카드`를 사용중이라는 김모(31)씨는 "CMA와 신용카드를 연결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는 것도 모른채 줄곧 사용해왔다"며 "금지된다면 꽤 불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 된다 vs 안된다..금융업종간 `영역다툼` 논란

증권사와 종금사들은 CMA의 안정성에 대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C증권사 관계자는 "CMA는 지난 2004년말 도입이래 결제안정성 등에 있어 충분히 검증이 됐다"며 "신용카드 결제계좌로 손색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CMA에 체크카드를 합친 `CMA 체크카드`의 경우 재경부와 금감원이 지난해 11월 이미 문제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고 덧붙였다. ☞「CMA 체크카드 출시 봇물..`기능도 업그레이드`」기사 참고

반면 CMA로 예금고객을 뺏기고 있는 은행들은 CMA 신용카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D은행 관계자는 "CMA 신용카드는 리스크가 크다"며 "체크카드는 그 계좌내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므로 신용카드 결제계좌로 하는 것도 허용이 됐다"며 "하지만 신용카드를 CMA와 연결하는 건 다르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이번 논란이 금융업종간 `영역다툼`이라고 보고있다.

은행 입장에선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있는 CMA 상승세가 위협적이므로 견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반해 증권사와 종금사들은 이제 막 뜨고있는 CMA에 신용카드라는 `날개`를 달아야 하는 입장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향후 정부가 추진중인 자본통합법을 염두에 둔 `전초전` 성격도 있다"며 "CMA 체크카드와 더불어 CMA 신용카드도 물러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CMA 총 잔액은 지난 2004년 도입이후 현재 10조원을 넘어섰고, 계좌수도 160만개를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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